상주 상무 12기 전역한국프로축구연맹

10년의 동행, 유종의 미 거둔 상주… 이젠 안녕

[골닷컴, 상주] 박병규 기자 =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꺼야’ 누구에게나 이별은 언제나 아쉽지만 서로가 웃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상주는 지난 17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대구FC와의 25라운드 맞대결에서 안태현과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날은 상주에서 치르는 마지막 홈 경기였기에 구성원 모두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했다. 상주시와 10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한 상무는 내년 시즌부터 김천 상무의 이름으로 K리그2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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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로 유관중 입장이 가능하였기에 경기장 주변은 상주의 마지막을 함께 하려는 팬들로 북적였다.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지만 마지막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경기장 곳곳을 카메라에 담는 팬들도 보였다.    

상주상무 마지막박병규

구단은 경기를 앞두고 전광판을 통해 지난 10년의 세월을 추억했다. 비록 코로나19로 많은 팬이 함께하지 못하였지만 온라인으로 보낸 수많은 응원의 메시지가 비쳤다. 특히 ‘8월 게토레이 G MOMENT AWARD’를 수상하게 된 문선민을 향한 꼬마 팬의 영상 응원 메시지는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8살의 성민준 군은 지난 5월 문선민이 50m 드리블 골을 기록할 당시 랜선으로 감동의 메시지를 보낸 주인공이었다. 당시 문선민은 교체 선수로 몸을 풀면서 전광판에 비친 랜선 응원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문선민 응원 전광판상주상무문선민 게토레이 수상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들의 각오도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마지막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고자 몸을 던지는 투혼을 펼쳤다. 상주 선수들은 육탄 방어는 물론, 더 많은 활동량과 압박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그 결과 전반 19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고 15분 뒤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김태완 감독은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었기에 선수들의 각오가 경기장에서 나타났던 것 같다. 반드시 홈 팬들 앞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며 투혼을 펼친 선수들을 칭찬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은 경기장을 돌며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오는 11월 22일 전역을 앞둔 12기 김민혁, 김선우, 김진혁, 박세진, 배재우, 송승민, 황병근 병장이 팬들의 열띤 박수 속에 전역 기념식을 치렀다. 이들은 상주에서 전역하는 마지막 기수였기에 더욱 특별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선수들은 “아직도 전역이 실감 나지 않는다”며 시원 섭섭해하였다. 580일의 시간이 어떻게 흐른 것 같았는지 묻자 맏형 송승민은 “저희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남성분들은 잘 알 것이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이 가장 느리게 가는 것 같다. 제대까지 35일이 남았는데 35년 같다”고 하여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잊지 못할 추억들도 많았다. 김선우는 “훈련병 시절 처음으로 불침번을 서 보았는데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후 상무에 배치되고 나서도 훈련과 축구를 병행하며 불침번을 서보기도 하였지만 “군인이자 프로 선수라면 큰 문제없다. 지금도 상무에서의 시간이 참 감사한 시간이다. 누군가 밖에서 편하게 쉴 때 지금도 누군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며 씩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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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속팀 대구와 맞대결을 펼친 김진혁은 “경기 전 친정팀 선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미필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했다. 이어 “김우석의 입대를 적극 추천한다”며 여유로운 미소도 보였다. 7명의 선수들은 전역 후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코로나19로 리그 전체 일정이 줄어들었기에 자연스레 동계 훈련부터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다행이라는 의견이다. 송승민은 “시즌 중 합류를 하면 적응을 해야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함께 하기에 부담이 줄어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좋은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를 뛸 수 있었던 것에 기뻤다. 그리고 상주의 역대 최고 성적에 일조할 수 있어서 뜻깊다”며 자긍심을 보였다. 

한편, 상주 상무의 소속으로 구단 마지막 득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안태현은 선임들의 기자회견 후 입장하여 웃음을 주었다. 그는 “저는 전역까지 8개월 남았는데 부럽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고 반복했다. 

그래도 상주에서의 마지막 득점은 본인에게도 뜻깊은 골이다. 안태현은 “기억에 정말 많이 남을 것 같다. K리그1에서 뛰면서 골을 넣고 싶었는데 1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서 골을 넣고 싶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고 했다. 

K리그2 부천FC1995에서 입대한 그는 “K리그1 초반에는 힘들었다. 템포나 선수들의 능력에서 차이가 났다. 다행히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빠르게 적응했다”고 했다. 이어 “상무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모여 있어서 많이 배우고 있으며 멘탈적인 부분 관리도 많이 배우고 있다”며 뜻 깊은 경험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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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상주시민운동장에도 노을이 드리우며 작별의 시간을 알렸다. 상무와 함께했던 일부 스태프들은 경기장에 남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10년의 세월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지만 수많은 추억을 뒤로한 채 상무는 김천으로 향한다. 

상무의 김천 시대는 현재 진행형 중이지만 안고 가야 할 숙제도 많다. 새롭게 창단되기에 경험을 보유한 직원들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상주와 함께했던 직원들의 고용승계는 미지수다. 김천시 관계자는 고용승계가 아닌 1차, 2차 공개채용을 통해 직원들을 선발할 것이라 밝혔다. 현재 1차 지원에선 전국에서 75명이 지원하여 4명이 합격했다. 2차 공개채용은 추후 예정된다. 불확실했던 연령별 지역 유소년 축구의 승계는 다행히 김천으로 방향을 잡았다. 시민 공모를 받았던 팀명, 엠블럼, 팀 색깔, 슬로건 등은 선정위원회를 통해 추후 발표할 예정이며 공식 발대식은 1월에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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