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우나이 에메리 신임 감독 체제에서 후반전 적극적인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로 패할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면서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아스널이 지난 주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허더스필드와의 2018/1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6라운드에서 또다시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터져나온 수비형 미드필더 루카스 토레이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며 EPL 14경기 포함 공식 대회 21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 아스널은 EPL만 놓고 보면 전반전은 최약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아스널은 16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전반전 성적만 놓고 보면 12무 4패로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은 상태에서 후반전에 돌입한 적이 없다. 하지만 후반전 45분 결과만 놓고 보면 첫 2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후반전 0-1)와 첼시(후반전 0-1)에게 패한 이후 12승 2무 무패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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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이 후반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데엔 에메리 감독의 용병술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에메리는 발빠른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를 통해 후반전에 위기를 타개해나가고 있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후반전이 시작하기 전에 무려 14번의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는 EPL 20개팀들 중 단연 최다에 해당한다(2위는 풀럼으로 11번의 교체가 있었고, 그 다음으로 브라이턴과 웨스트 햄이 각각 7번의 교체를 단행했다).
먼저 교체 선수들의 활약상이 쏠쏠하다. 아스널은 교체 선수들이 총 8골 7도움을 합작하고 있고, 특히 라카제트의 경우 웨스트 햄전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교체 출전해 두 차례나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냈다.
전술 변화의 기민성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였다. 이 경기에서 아스널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으나 토트넘의 안정적인 수비와 손흥민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빠른 역습에 휘둘리면서 전반전을 1-2로 지고 있는 채 마무리해야 했다.
https://www.buildlineup.com/이에 에메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명의 측면 미드필더 알렉스 이워비와 헨리크 미키타리안을 빼고 공격수 알렉산드레 라카제트와 공격형 미드필더 아론 램지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3-4-1-2으로 전환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램지는 토트넘 두 명의 센터백 얀 베르통언과 후안 포이트 사이를 헤집으면서 토트넘 수비진을 흔들었고, 결국 램지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4-2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역시 램지와 라카제트의 지원 속에서 후반전에 1골 1도움을 추가했다.
이번 허더스필드 타운과의 경기 역시 비슷했다. 전반 아스널은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을 투톱에 배치한 3-1-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으나 미드필드 라인에서의 창의성 부족과 허더스필드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후방 빌드업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한 채 0-0 스코어로 전반전을 마무리해야 했다. 실제 아스널은 전반전 슈팅 5회에 그치며 공격에서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https://www.buildlineup.com/이에 에메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 라카제트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슈테판 리히슈타이너를 빼고 두 명의 측면 미드필더 이워비와 미키타리얀을 교체 출전시키며 4-3-3으로 전환했다. 둘이 사이드라인에서 교체 출전을 준비하자 에메리 감독이 둘에게 다가가 열정적으로 지시하는 장면이 중계카메라에 포착됐다.

물론 미키타리얀과 이워비는 기대만큼의 활약상을 펼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미키타리얀과 이워비가 나서면서 아스널의 공격은 조금씩 창의성을 띄기 시작했고, 미드필더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토레이라가 자연스럽게 공격으로 가세하기 시작했고, 막판 오바메양의 크로스를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하며 천금같은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EPL 리뷰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 줄여서 MOTD)'에 패널로 출연한 아스널의 전설적인 수비수 마틴 키언 역시 "아스널이 허더스필드의 농구식 맨투맨 압박 수비에 막혀서 전반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평소 오바메양과 라카제트는 좋은 호흡을 보여주지만 창의성이 부족했다. 에메리 역시 이 문제를 인지하고 미키타리얀과 이워비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창의성을 더해주었고 공격 옵션도 늘어났다.
이렇듯 아스널은 후반전 에메리 감독의 적극적인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를 통해 전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패할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이는 성적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스널은 전반전 9득점에 그치고 있으나 후반전 무려 26득점을 몰아넣으며 3배 가까이 더 많은 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실점은 전반전에 13실점을 허용하고 있는데 반해 후반 단 7실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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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은 위대했던 전임 감독 아르센 벵거 체제에서 패스 플레이에 기반한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면서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축구판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약점도 있었다. 플랜B가 부실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교체 선수 투입 시점도 늦다는 지적이 따랐다. 'MOTD'에 패널로 출연한 키언과 또 다른 아스널 전설 이안 라이트 역시 한입을 모아서 에메리를 천재라고 칭찬하면서 "과거 아스널은 65분이나 70분 경에나 처음으로 교체가 이루어졌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스널이 더 안정적으로 단순히 패하지 않는 걸 넘어서 꾸준하게 승수를 쌓기 위해선 전반전을 리드를 잡은 상태에서 마칠 필요성이 있다. 전반전에 불안정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면서 단 한 경기도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건 아직 확실한 플랜A가 자리잡지 못했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장기레이스를 진행하는 동안 언제까지고 후반 뒤집기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지막으로 북런던 더비가 끝나고 에메리에 대한 토레이라의 코멘트를 남기도록 하겠다. "에메리 감독은 '침착하라. 여전히 경기할 45분이 더 남아있다. 계속 공격하다보면 후반전에 더 많은 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대로 됐고, 중요한 순간 득점들이 터져나왔다. 후반전 우리는 몇몇 변화를 주었다. 벤치에서 들어온 선수들이 잘해주었다. 우리는 감독의 지시에 귀를 기울였고, 많은 것들을 개선시켜나갔다. 그래서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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