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야? 박물관이야?” 라리가 마드리드 본사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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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골닷컴] 이하영 기자 = 라리가 클럽의 역사와 레전드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스페인 마드리드의 라리가 본사, 분명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사무실이지만  개성이 넘치고 볼거리가 가득한 이곳은 ‘라리가 박물관’이라고 칭해도 손색없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위치한 라리가 본사는 시내 중심에서 차로 약 20분가량 떨어진 한적한 마을 가운데에 위치해있다. 멀리서 봐도 ‘LaLiga’ 건물은 눈에 확 띄었다. 이는 라리가의 공식 로고가 주는 시각적 효과 때문에 멀리서 봐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라리가는 일곱가지 색으로 만든 공식 로고를 통해 ‘축구를 봤을 때 떨리고 설레는 마음, 그로인한 심장박동’을 표현했다. 라리가 경기를 보는 축구팬들의 격한 심장 박동과 울림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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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본사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프런트 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라리가 마드리드 본사는 스페인 축구 관련 인사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방문객을 맞이하고 안내하기 위한 프런트 직원이 따로 있었다. 

이에 더해,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먼저, 프런트 직원 바로 뒤에 있는 큰 스크린에서는 라리가 경기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고, 위쪽에는 스페인 프로축구 42개 클럽의 엠블럼(문장)이 붙어있었다. 프런트 앞에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앉는 의자를 배치해놓았다. 의자 옆 스크린에서는 라리가 선수들이 한 명씩 등장하는 영상이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프런트를 지나 본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선 카드가 필요하다. 방문객에게는 ‘VISITA(방문자)’ 카드가 부여된다. 카드를 찍고 내부로 들어서자 2018/19시즌 라리가 트로피와 라리가 슬로건이 보였다. 실제 트로피는 아니고 같은 크기와 같은 디자인으로 제작한 것이다. 라리가 슬로건은 “It’s not football, It’s LaLiga(이것은 축구가 아니다, 라리가다)”이다. 라리가는 축구 그 이상의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라리가 본사는 스페인 프로 축구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라리가 직원들이 상주하는 사무실이다. 그러나 그 모습은 보통의 회사와는 조금 달랐다. 라리가 본사는 생기와 활력이 넘치고 사원들의 개성과 자유를 보장하는 ‘신세대 회사’ 같았다. 


# ‘Leyendas(레전드들)’, ‘Estadios(경기장들)’, ‘Campeones(챔피언들)’ 층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라리가 본사 건물 각 층에는 부서별로 사무실이 나뉘어져 있는데, ‘마케팅부’, ‘커뮤니케이션부’와 같은 부서 이름으로 층을 나누는 게 아니라 ‘Leyendas’, ‘Estadios’, ‘Campeones’와 같이 축구에서 특히나 의미 있는 단어로 표시를 해두었다. 사무실 입구에는 각각 “‘Leyendas(레전드들)’, ‘Estadios(경기장들)’, ‘Campeones(챔피언들)’층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사무실 내부로 들어서자 사원들 의자에 씌어져 있는 라리가 클럽 유니폼이 눈에 띄었다. 본인이 원하는 클럽 유니폼 상의를 의자에 입혀 놓아 멀리서도 누구의 자리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규칙과 규율이 중요시되는 회사 내에서 사원들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간단하지만 창의적인 방법이었다. 


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본사 곳곳에는 잔디를 이용한 인테리어도 눈에 띄었다. 또한,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벽면TV가 설치되어 있었다. 화면에서는 라리가 경기가 재생되고 있었다. 업무 중에도 고개만 들면 라리가 경기를 볼 수 있고, 우연히 문제점 또는 개선할 점을 발견하면 바로 라리가 직원들과 토론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다.

또한, 라리가 본사는 사원들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은 공간도 쓸모 있게 만들었다. 특히, 여러 국가의 축구 연맹과 라리가에 속한 클럽들 그리고 각 부서와의 회의가 잦은 업무 특성에 맞게 회의실이 다양하고 용도에 맞게 설계되었다. 본사에 있는 회의실은 직원 누구나 본인이 소지한 카드를 이용해 예약한 후 사용할 수 있다.

먼저, 라리가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대회의실은 주로 클럽 회장과 주장 등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 대회의실은 라리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심장박동 로고의 7가지 색깔로 천장을 꾸몄고, 한쪽 벽면에는 1, 2부 리그 클럽 깃발 전부를 세워두었다. 


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또한, 화상 회의를 위한 회의실도 있는데, 회의 공간에는 큰 모니터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언제든 화상 회의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전화 회의를 할 수 있는 1인실도 마련되어 있는데, 안에는 전화기도 비치되어 있어 회사 내에서도 편하게 전화 회의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회의실이 각 층마다 2~3개씩 있었는데, 회의실 위치는 사무실 가운데에 있었다. 언제든 회의가 가능한 구조였다.


# 라리가 본사 = 라리가 박물관?

라리가 본사는 라리가의 90년 역사(1929년 출범)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박물관 같았다. 업무를 보는 공간 외에 벽면과 복도 등에 라리가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먼저, ‘Reyendas(레전드들)’층에는 라리가의 각 클럽 설립년도와 클럽 레전드의 이름을 새겨놓은 공간이 있었다. 대표적인 클럽의 예를 살펴보면, FC바르셀로나(1899) - 요한 크루이프, 레알 마드리드(1902) - 디 스테파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903) - 루이스 아라고네스, 발렌시아(1919) - 켐페스의 이름과 등번호가 벽면에 새겨져 있었다. 

다음으로, ‘Estadios(경기장들)’층에는 각 클럽의 경기장의 공식 명칭과 사진으로 한쪽 복도 벽면이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경기장이 아니다. 희노애락이 담긴 건축물이다”라는 글이 함께 적혀있었다. 각 클럽의 팬들이 경기장에 모이고 한마음으로 팀을 응원하며 함께 슬퍼하기도 하고 함께 웃기도 했던 여러 감정이 뒤섞인 하나의 공간이라는 의미였다.

마지막으로 ‘Campeones(챔피언들)’층에는 라리가 역대 우승팀의 엠블럼(문장)이 사무실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역대 챔피언들”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아틀레틱 빌바오,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레알 베티스, 레알 소시에다드, 발렌시아의 엠블럼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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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본사는 ‘벽’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사무실 복도 벽면에는 넓고 커다란 세계 지도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 지도는 철저히 라리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본사를 중심을 각국에 분포되어 있는 라리가 회사(office)들과 라리가 주재원(global network)이 있는 곳을 표시해두었다. 

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중국, 인도, 미국 등 라리가 오피스가 있는 곳은 빨간색으로, 한국, 세네갈, 러시아 등 각국의 라리가 주재원이 있는 곳은 파란색으로 표시해두었다. 전 세계에 걸쳐 라리가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라리가의 발전 모토인 ‘국제화’에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였다.

라리가 본사 내부. 사진 = 이하영 기자

그리고, 라리가 본사 내부 곳곳에는 축구와 인생에 관한 의미 있는 글귀가 벽면에 적혀있었다. 다음은 라리가 본사를 돌아다니며 마주한 글들이다.

“Yo naci gritando el gol” - “나는 골(목표)을 외치며 태어났다”
“Nos convertimos en leyendas a cada paso” -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레전드가 되어 간다”
“Alli donde ahi un balon, hay un estadio” - “공만 있다면, 어디든 경기장이 된다”
“La historia de los campeones se escribe en cada latido” - “챔피언의 역사는 심장 박동으로 써내려간다”
“Nunca dejes de latir” - “심장의 두근거림을 멈추게 하지마라”
“El triunfo consiste en caer nueve veces y levantarse diez” - “아홉 번 넘어져도 열 번 일어나면 그게 곧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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