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echan 1st halfAFC

황희찬이 중앙으로 가니 황의조가 살아났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믿을 만한 골잡이가 있더라도 그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하면 득점할 수 없다. 답답했던 필리핀전에서 황의조(26)에게 날개를 달아준 건 황희찬(22)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1차전 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했다.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은 긍정적인 결과지만, 이날 경기 내용은 시종일관 답답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후 40분 황의조의 슛이 나올 때까지 단 한 차례도 상대 골문을 향한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Uijo 1st half

[그림] 황의조의 전반전 볼터치. 왼쪽에 황희찬, 오른쪽에 이재성이 고정되자 황의조는 움직임의 폭이 좁아지며 전방에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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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승부를 결정한 건 역시 황의조였다. 이에 앞서 두 차례 문전에서 특유의 돌아서는 동작과 함께 때리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필리핀을 위협한 그는 결국 74분 비슷한 형태의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Uijo 2nd half

[그림] 황의조의 후반전 볼터치. 황의찬이 중앙으로 옮겨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상대 수비수 한두 명을 달고 뛰었고, 이청용이 중원에서 패스 공급을 책임지자 황의조는 움직임의 폭이 넓어지며 페널티 지역 안에서도 골대와 더 가까운 위치에서 공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황의조가 문전에서 득점을 하는 데는 두 가지 결정적인 변화가 큰 몫을 했다. 벤투 감독은 전반전 내내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지자 주로 왼쪽 측면에서 움직인 황희찬을 중앙에 배치했고, 64분 구자철 대신 이청용을 투입했다. 이청용이 74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낮고 빠른 패스를 투입했고, 이를 황희찬이 원터치 컷백으로 연결하자 황의조가 특유의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Heechan 1st halfAFC

[그림] 황희찬의 전반전 볼터치.

Heechan 2nd half

[그림] 황희찬의 후반전 볼터치. 후반부터 중앙에 배치된 황희찬은 상대의 위험 지역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현재 황의조의 날카로운 움직임과 득점력이라면, 그가 문전으로 침투했을 때 패스를 연결해주는 게 한국에 주어진 가장 효과적인 득점 루트라고 볼 수 있다. AFC가 공개한 경기 자료에 따르면 황의조가 필리핀을 상대로 동료의 패스를 받은 횟수는 총 27회다. 그는 이 중 5회를 황희찬에게 받았다. 황희찬은 필리핀전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 중 황의조에게 가장 많은 패스를 연결한 선수였다.

# 필리핀전 대표팀 선수별 황의조에게 연결한 패스 횟수

황희찬 5회
김진수 5회
정우영 4회
김민재 2회
김영권 2회
기성용 2회
황인범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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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희찬이 황의조에게 연결한 패스는 모두 상대 문전에 위협을 가할 만한 위치에서 나왔다. 황의조는 공격 진영 어느 지역에서 공을 잡아도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보유한 골잡이다. 이날 황의조가 황희찬에게 받은 패스 5회 중 2회는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위치에서, 나머지 3회는 페널티 지역 안 골대 정면으로 연결됐다.

Heechan to Uijo

[그림] 황희찬이 필리핀전에서 황의조에게 연결한 패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연결된 패스 3회는 모두 황희찬이 중앙으로 포지션을 옮긴 후반에 나왔다.

게다가 황의조가 황희찬에게 골대 정면에서 받은 패스 3회는 모두 후반에 나왔다. 중앙으로 위치를 옮긴 황희찬이 돌파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를 달고 뛰자 황의조가 득점할 기회가 늘어난 셈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자료=아시아축구연맹(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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