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코펜하겐 골키퍼 카를-요한 요한손의 선방쇼에 고전했으나 주전 공격수 앙토니 마르시알의 화려한 드리블 돌파에 힘입어 페널티 킥 골로 1-0으로 승리했다.
맨유가 쾰른에 위치한 라인에네르기슈타디온에서 열린 코펜하겐과의 2019/20 시즌 UEFA 유로파 리그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고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준결승에 진출한 맨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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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접전 그 자체였으나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맨유가 대승을 거두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무려 26회의 슈팅을 쏟아냈다. 유효 슈팅도 14회에 달했다. 심지어 골대를 강타한 슈팅이 3회였다. 지독히도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코펜하겐 골키퍼 카를-요한 욘손의 선방쇼가 빛을 발했다. 그는 무려 13회의 슈팅을 선방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는 2016/17 시즌 이래로 유럽 대항전(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을 통틀어 한 경기 최다 선방에 해당한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 선방도 7회에 달했다.
특히 그는 후반 22분경, 맨유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손끝으로 쳐냈다. 이어서 후반 38분경엔 마르시알의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도 선방했다. 연장 전반 1분과 3분엔 마르시알의 슈팅을 연달아 다리로 막아냈다. 연장 전반 8분경엔 맨유 베테랑 공격형 미드필더 후안 마타의 슈팅을 다시 다리로 선방했다. 연장 전반 추가 시간엔 브루누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몸을 날려서 손으로 쳐낸 욘손이다.
이어진 맨유의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욘손의 선방 중 백미가 나왔다. 브루누가 올린 코너킥을 상대 수비가 걷어낸 걸 마타가 잡아서 슈팅을 가져간 게 수비 가담을 들어온 코펜하겐 신예 공격수 미켈 카우프만 다리에 맞고 굴절됐다. 하지만 그는 역동작이 걸렸음에도 반대 방향으로 다리를 쭉 뻗어 선방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는 사실상 골 하나를 막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실제 이 경기에서 맨유의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의 약자로 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은 무려 3.6골에 달했다. 즉 기대 득점 대비 2.6골을 욘손 골키퍼가 막아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야신의 재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렇듯 이 경기에서의 욘손은 정상적인 필드 플레이로는 골을 넣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인상이 들 정도였다. 그런 그를 무너뜨린 건 브루누의 페널티 킥 골이었다. 그리고 그 페널티 킥을 얻어낸 선수가 다름 아닌 맨유 최전방 공격수 마르시알이었다.
연장 전반 3분경, 마타의 패스를 받은 마르시알은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페널티 박스 안에 들어가서 슈팅을 가져갔으나 각도를 좁히고 나온 욘손 골키퍼의 다리에 막혔다. 하지만 이어진 공격 찬스에서 다시 마타의 패스를 받은 마르시알은 코펜하겐 중앙 수비수 안드레아스 비옐란드로부터 파울을 이끌어냈다.
안 그래도 이 경기에서 마르시알의 드리블은 예술 그 자체였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드리블을 성공시켰다. 특히 그는 후반 종료 직전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선수 3명을 제치고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갔으나 마지막 슈팅 과정에서 코펜하겐 수비수 빅토르 넬손의 태클에 저지됐다. 연장 전반 8분경엔 수비 3명을 제치고 들어가선 센스 있는 힐패스로 마타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마치 상산의 조자룡처럼 코펜하겐의 밀집수비를 헤집고 다닌 마르시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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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드리블에 휘둘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파울 아니면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당연히 그는 파울을 얻어낸 횟수도 4회로 가장 많았다. 이 과정에서 페널티 킥을 얻어내게 된 것이다.
비단 드리블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4회의 슈팅을 시도해 3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며 정교한 슈팅력을 자랑했다. 욘손 골키퍼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한 골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게다가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3회를 기록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패스 성공률도 100%를 자랑한 마르시알이었다.
Squawka Football이에 'BT 스포츠'에 출연한 맨유 선배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는 마르시알에 대해 "월드클래스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가장 뛰어났다. 빠르면서도 부드러웠다. 마치 본인 집 정원을 뛰노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 역시 그에게 평점 9점을 부여하면서 이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결국 맨유는 마르시알의 화려한 드리블에 힘입어 힘든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다. 오랜 기간 기대치 대비 다소 아쉬운 면을 보였으나 이번 시즌 들어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지도 하에서 확고한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자리잡으면서 공식 대회 46경기 23골 11도움(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도움)과 함께 맨유 공격의 중추로 떠오르고 있는 마르시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