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더 많은 경기에 나서야 하는 선수."
슈왈처가 말하는 이동국, 설기현과 함께 뛴 기억.
"한국 대표팀과의 맞대결, 가장 위협적이었던 선수는 박지성."
"아시아 전체의 축구 수준이 향상, 호주도 고전하는 것은 마찬가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 골닷컴 이성모 기자] 마크 슈왈처(Mark Schwarzer)는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결코 낯설지 않은 레전드 골키퍼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약 20년 간 활약했고(미들스브로, 풀럼, 첼시, 레스터 등) 호주 국가대표팀에서도 20년 간(1993~2013년) 활약하며 109경기에 출전했다. 109경기 출전은 현재도 호주 국가대표팀의 최다출전 기록이다. 그는 또 현역시절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동료로 뛴 기억도 갖고 있다.
현역생활을 마감한 후 방송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슈왈처와 만나 그의 최근 활동에 대해, 또 손흥민 등 한국 축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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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 만나서 반갑다. 우선, 은퇴 후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슈왈처 : 반갑다. 은퇴한 후에는 호주의 방송국, 또 영국의 BBC 등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해설을 하고 있다.
골닷컴 : 방송 일이 본인이 가장 원해서 하고 있는 일인가? 본인과 비슷한 경력을 가진 선수들 중에는 팀의 감독이나 코치로 일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슈왈처 : 그렇다. 방송 일을 아주 즐겁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현재는코치나 감독의 일을 할 생각은 없다. 다른 것보다도 그렇게 할 경우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려워지는데, 나는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 실제로 슈왈처의 이메일 주소 역시 그의 두 자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이는 유럽의 방송 및 미디어 관계자들 중 다수가 자신의 이름으로 이메일 주소를 만드는 것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골닷컴 : 잠시 후 토트넘 대 리버풀의 경기가 있을 예정이다. 아무래도 한국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손흥민이다. 축구 선수 출신 해설가로서 손흥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슈왈처 :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한다. 파워풀하고, 기술도 뛰어난 아주 흥미로운 선수다. 특히 토트넘에 온 후로 이전보다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첫 시즌에는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걸 잘 이겨내고 지난 시즌에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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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 이번 시즌의 손흥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왜 그가 더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지에 대해 우려하는 팬들도 있는데.
슈왈처 : 나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나는 손흥민이 더 많은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 시즌에 그가 얼마나 좋은 활약을 보여줬는지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손흥민과 같은 선수들에겐 더 많은 경기에서 꾸준히 뛰는 것이 중요하다. 출전시간이 불규칙일 경우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골닷컴 : 손흥민 외에도 본인은 현역시절 한국 선수들과 함께 뛴 적이 있다. 혹시 당시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가?
슈왈처 : 물론이다. 미들스브로 시절에는 이동국과 함께 뛰었고 풀럼 시절에도 잠깐이었지만 설기현과 함께 뛴 적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선수였다.
이동국의 경우에는 이곳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잉글랜드 북부 지역(미들스브로)은 더더욱 외국에서 온 선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곳이다. 남부에 비해 날씨도 더 춥고, 문화도 다르다.
나는 그가 이곳에 적응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는대로, 프리미어리그는 선수들에게 많은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리그가 아니다.
설기현과는 6개월 정도 짧게 뛰었던 것 같다. 나는 당시 설기현이 현재 손흥민이 보여주는 것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속도, 기술이 뛰어났고, 힘이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였다.
다만 내가 풀럼으로 이적한지 오래 지나지 않아 그가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오랜 시간 함께 뛰지는 못했다.
골닷컴 : 호주, 한국의 아시아 월드컵 지역예선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고 싶다. 현재 호주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해야만 하고,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이다. 다만 두 팀 모두 대단히 고전을 했다는 것은 공통적인데.
슈왈처 :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해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시아 국가들 전체의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호주의 경우는 호주 대표팀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 10년 전에는 호주 대표팀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나를 포함해 8명이 있었다. 현재는 2명 뿐이다.
골닷컴 : 최근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본 적이 있는가?
슈왈처 : 솔직히 말해서 내가 직접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뛸 때만큼 자주 그들의 경기를 보지는 못했다.(웃음)
골닷컴 : 그렇다면, 본인이 과거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뛰었을 때 가장 기억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또 가장 위협적이었던 상대 선수는?
슈왈처 : 가장 위협적이었던 선수는 물론 박지성이다. 그는 팀 전체에 아주 큰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였다. 그는 활동량이 엄청나고 또 동시에 민첩한,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그런 선수였다.
팀으로서 말하자면, 한국과 상대할 때는 언제나 조심스럽게 경기에 임했던 것이 생각난다. 한국은 늘 조직력이 뛰어나고, 수비를 뚫어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팀이었다.
골닷컴 : 오늘 대화 중에 손흥민과 박지성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박지성 이후 손흥민이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인데. 두 선수를 각각 상대해보고 또 지켜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두 선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의 골로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골(19골)과 동률을 이뤘다.
슈왈처 : 나는 한국의 팬들이 손흥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고 또 그에게 환호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토트넘은 최근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손흥민에게 남은 한가지 과제는 앞으로 꾸준히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그 부분만 해결이 된다면, 나는 손흥민이 충분히 과거 박지성이 맨유에서 보여줬던 것과 같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