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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팬들과 함께 본 엘클라시코, 그 세가지 포인트 [GOAL LIVE]

(1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관중석에서 현지 팬들과 함께 관전한 엘클라시코. 사진=이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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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스페인 마드리드] 이성모 기자 = 동시에 32개의 중계카메라가 동원되고 전세계에서 6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드는 지구촌 최대의 축구 이벤트 '엘클라시코'.

스페인 답지 않게 비와 바람이 동반되는 악천후 속에서 레알 마드리드 홈 관중들과 함께 본 레알 마드리드 대 바르셀로나 두 팀의 맞대결 현장은 수년 전 호날두 대 메시 두 슈퍼스타의 맞대결이 벌어지던 때에 비하면 조금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는 부분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부분도 있었다.

관중석에서 현지 팬들의 생생한 반응을 함께하며 관전한 엘클라시코, 그 세가지 포인트를 꼽아본다.

1. 눈에 띄는 메시의 부진과 어수선한 바르셀로나

물론, '엘클라시코'는 리오넬 메시 한 선수에만 달린 것이 아니며 이 경기가 끝난 후 모든 비난의 화살이 메시에게 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러나 동시에, 리오넬 메시가 이날 보여준 활약은 단지 그가 한 경기 부진했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본 메시의 플레이는 지금까지 현장에서 본 그의 플레이들과 비교하면 충격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가장 최근 그의 경기를 현장에서 봤던 것이 웸블리에서 그가 토트넘을 상대로 천재적인 축구 센스를 선보이며 상대팀을 압도했던 경기였는데(리네커 등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들이 극찬했던 그 경기), 그 때와 비교하면 더더욱 이날 메시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로 부진했다.

이날 메시의 부진은 단지 그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이날 전체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특히 바르셀로나가 0-1로 끌려가는 상황 속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단, 무기력하고 어수선한 플레이는 메시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메시와 함께 공격을 이끌어야할 그리즈만도 쉬운 슈팅 찬스를 놓치고 중요한 찬스에서 패스 미스를 범하는 등의 모습을 자주 보였고 전술적으로 바르셀로나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장면도 수차례 연출됐다.

2. '영원한 것은 없다' 호날두 VS 메시의 시대가 끝나간다

위의 포인트의 연장선상에서 분명히 현재의 엘클라시코는 수년 전까지 '호날두 VS 메시'라는 세기의 라이벌이 엘클라시코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던 시기에 비하면 확실히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것은 현 세대의 축구팬들이 10년 이상 목격했던 두 선수 간의 최고의 라이벌 전이 이제는 정말로 끝나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날두가 없고 아자르도 부상으로 빠진 레알 마드리드는 신예들의 활약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공격의 핵심이 누구인지, 혹은 '차세대 호날두'가 누구인지를 확실히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부진하거나, 더 먼 미래에는 팀을 떠나거나 은퇴한 후에는 그의 빈 자리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이것은 반대급부로 현재의 축구팬들이 '호날두 VS 메시'를 10년 이상 목격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그런 시대가 영원히 이어질 수 없으며 다시 재현되기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일 수도 있다.

3. '명불허전'이었던 응원 열기, 스페인의 '일부'인 엘클라시코

호날두, 혹은 그를 대체할 수 있느 스타의 부재 그리고 메시의 부진 속에 진행된 엘클라시코에서 주인공이 된 두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의 신예들인 비니시우스와 마리아노였다. 두 선수의 골이 터지는 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말 그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앞서 강조했듯 호날두 대 메시의 맞대결이 다시 재현되기 힘든 세기의 대결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날 엘클라시코 현장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던 한 가지 '명불허전'이었던 점은 날씨와 관계없이, 경기의 흐름이나 결과와 관계없이 엄청난 열정을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를 서포트하는 팬들의 모습과 이 경기를 둘러싼 라리가, 각 클럽, 그리고 취재진들의 대단한 관심, 그리고 노력이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번에 관중석에서 스페인 팬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엘클라시코'는 단지 두 팀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스페인이라는 나라, 또는 그 사람들 전체에 있어 삶의 '일부'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이 경기를 VIP 석에서 관전하며 호스피탈리티를 즐기는 서포터들도 굉장히 많았는데, 이들은 단순히 그들이 부유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1년에 2번 뿐인 엘클라시코를 최대한 즐기고 싶어서 그렇게 한다는 느낌을 주는 팬들이 많았다. 또, 새로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교의 장'으로 엘클라시코를 여기고 있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4. 어떤 변수에도, 엘클라시코는 '엘클라시코'다

앞서 소개한 세가지 포인트는 각각 엘클라시코를 다르게 만드는 변수들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클라시코가 세계 최고의 축구 대전인 '클라시코'로 여겨지는 이유다. 엘클라시코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전세계의 축구팬들로부터 이렇게 여겨지고 있고 또 그만큼 높은 기대를 받고 있으며 두 클럽 뿐 아니라 라리가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엘클라시코를 더욱 더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엘클라시코는 앞으로도 늘 특별한 '엘클라시코' 그 자체일 것이다. 언젠가 호날두 대 메시의 시대가 완전히 끝나는 시기가 오더라도, 이 무대에서는 그들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스타가 등장해 스페인 축구의 정수롤 보여주며 전세계 팬들에게 진짜 축구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또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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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 골닷컴 이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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