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헤르타 베를린이 브루노 라바디아 신임 감독 체제에서 이전 리버풀에서 스로인 전문 코치를 담당했던 토마스 그뢰네마크까지 영입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헤르타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팀이었다. 구단의 새로운 투자자로 등장한 테너 투자 신탁 대표 라스 빈트호르스트의 거대 자본을 앞세워 슈투트가르트에서 뛰고 있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 산티아고 아스카시바르를 시작으로 올랭피크 리옹 핵심 미드필더 뤼카 투사르, AC 밀란 소속 폴란드 대표팀 공격수 크시슈토프 피옹텍, RB 라이프치히 신예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를 동시에 영입하면서 8천만 유로(한화 약 1,055억)의 이적료를 지출한 것.
이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 전체 리그를 통틀어 최다 이적료 지출에 해당했다. 게다가 분데스리가 역대 겨울 이적료 최다 이적료 지출이기도 했다. 참고로 헤르타 이전 분데스리가 겨울 이적시장 역사상 최다 이적료를 지출했던 건 2015년 1월 볼프스부르크로 당시 그들이 지출한 이적료는 3,500만 유로(한화 약 462억)로 헤르타의 절반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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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액의 투자에도 헤르타는 뚜렷한 성적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임시 감독 직을 수행하고 있었던 위르겐 클린스만이 미하엘 프리츠 단장과의 마찰 끝에 협의 없이 무단으로 자진 사임을 감행하는 등 어수선한 시기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시즌까지 볼프스부르크 감독 직을 수행했던 라바디아가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4월 9일부로 새로 헤르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와 함께 발빠르게 구단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헤르타이다.
이 과정에서 헤르타는 그뢰네마크라는 덴마크 국적의 스로인 전문 코치라는 독특한 직책의 코치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그뢰네마크는 51.33m의 스로인을 성공시키면서 해당 부문 세계 기록 보유자이다. 그는 이미 덴마크 구단 비보리와 미드틸란드, 그리고 실케보리를 거쳐 2018년 9월부터는 리버풀에서 스로인 전문 코치를 수행하는 중이었다.
축구에서 스로인이 처음 등장한 건 188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동안 스로인은 다소 전술적인 효용성 면에서 과소평가 되어온 게 사실이다.
그뢰네마크 역시 "축구판 전체를 놓고 보면 스로인 수준이 상당히 떨어지는 편에 속한다. 우리는 스로인과 관련한 훈련을 지나치게 적게 하고 있고, 스로인의 필요성 역시 완전히 과소평가받고 있는 경향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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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구단 스토크 시티는 40미터 이상 롱스로인이 가능했던 '인간 투석기'라는 별명을 가진 미드필더 로리 델랍의 스로인을 활용해 하나의 공격 전술로 활용한 바 있다. 스로인은 오프사이드 반칙이 적용되지 않는 데다가 (멀리 던지는 게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서) 발보다는 손이 더 정교하게 컨트롤이 가능하기에 잘만 활용한다면 상당히 유용한 공격 옵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당시 스토크와 붙는 팀들은 스로인을 주지 않으려고 코너킥을 내주는 기이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다만 스토크가 상당히 특히 케이스일 뿐 대부분은 수비 과정에서 볼을 걷어낼 때 코너킥을 내줄 바에야 스로인을 내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양팔로 골문 앞까지 정확하게 스로인으로 볼을 배달하는 것이 극히 소수의 선수들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
그럼에도 스로인을 전술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그뢰네마크를 스로인 전문 코치로 데려왔을 당시 "토마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곧바로 만나고 싶었다. 직접 대화를 나눈 뒤에 그를 영입해야 겠다고 100% 확신했다. 전문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우리에겐 체력과 의료, 영양 분야 전문가들이 있다. 이제 스로인 전문가가 추가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는 벌써 팀에 변화를 가져왔고, 선수들도 이를 좋아하고 있다. 본인의 전문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늘 도움이 된다"라며 효용성을 피력한 바 있다.
라바디아 감독 역시 "평균적으로 30%의 골이 세트피스와 같은 정지된 상황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비한 훈련이 필요하다. 일주일도 모자르다. 이에 우리는 개개별로 선수들을 뽑아 매일 혹은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 스로인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테니스 선수들도 하루에 400에서 500개의 서브 훈련을 한다"라고 밝혔다.
이미 리버풀은 그뢰네마크의 효과를 톡톡히 본 전례가 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왼쪽 측면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은 "리버풀 선수단 전원이 스로인에 대한 테스트를 받았는데 내가 가장 떨어지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뢰네마크 코치가 온 이후 난 11m를 더 멀리 던질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최고 30m까지 던질 수 있다"라며 그뢰네마크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주장했다. 그뢰네마크의 지도를 오랜 기간 받은 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왼쪽 측면 수비수 안드레아스 포울센 역시 40m까지 스로인을 던질 수 있다(그는 미드틸란드 시절 그뢰네마크의 애제자엿다).
게다가 그는 단순히 던지기 기술만을 가르쳐주는 게 아닌 볼을 받는 선수들의 위치 선정 및 움직임까지 가다듬는다. 이를 통해 스로인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이 역시 리버풀의 사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리버풀은 2017/18 시즌 스로인 상황에서 45.4%의 소유권을 기록하면서 해당 부분에 있어 EPL 구단들 중 18위라는 하위권의 성적에 그쳤다. 하지만 그뢰네마크 코치가 합류한 2018/19 시즌엔 68.5%까지 소유권을 끌어올리면서 EPL을 넘어 유럽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2위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1위가 바로 그뢰네마크가 오랜 기간 지도했던 미드틸란드라는 데에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스로인 소유권이 높은 팀이 그렇지 않은 팀보다 승률이 66.4% 더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헤르타가 새로운 스로인 코치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지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