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토트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핵심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으나 선수 개인의 활약만 놓고 본다면 둘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토트넘이 핫스퍼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맨유와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30라운드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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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시즌이 중단된 이후 3개월 만에 재개됐다. 이 사이에 토트넘은 간판 공격수 케인이, 맨유는 핵심 미드필더 포그바가 부상에서 돌아왔다. 두 선수 모두 거의 6개월 만의 복귀였다(포그바는 2019년 12월 26일에, 케인은 2020년 1월 1일에 부상을 당했다). 자연스럽게 이 둘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케인 외에는 정통파 최전방 공격수가 전무하다시피 한 토트넘은 실전 감각이 부족한 케인을 선발 출전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반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영입하면서 허리 라인에 선수층 여유가 있는 맨유는 포그바를 무리시키지 않고 교체 명단에 포함했다.
결과는 1-1 무승부였으나 선수 개인만 놓고 보면 다소 차이가 있었다. 먼저 선발 출전한 케인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듯 경합 승률은 26.3%라는 처참한 수치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 역시 공격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하더라도 60% 밖에 되지 않았다. 당연히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성공률은 57.9%에 불과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케인은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단 한 번의 볼터치도 가져가지 못한 채 겉돌았다. 심지어 공격 진영에서의 볼터치 역시 10회에 미치지 못했다.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나 드리블 돌파는 전무했고, 슈팅도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프리킥으로 상대 벽(공교롭게도 케인이 맞춘 인물은 바로 포그바였다)을 맞춘 게 유일했다. 정상적인 공격 상황에서는 공격다운 공격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채 무기력했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단어가 없을 정도였다.
케인의 부진 속에서도 토트넘은 좌우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과 스티븐 베르흐베인의 효과적인 역습 덕에 전반 내내 점유율에서 36대64로 열세를 보였음에도 정작 슈팅 숫자에선 6대4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은 26분경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세르지 오리에의 패스를 받은 베르흐베인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면서 1-0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Squawka Football다급해진 맨유는 후반 공세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골이 나오지 않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후반 17분경, 측면 미드필더 다니엘 제임스와 수비형 미드필더 프레드를 빼고 신예 공격수 메이슨 그린우드와 포그바를 교체 출전시켰다.
포그바 교체 투입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했다. 포그바는 교체 출전하자마자 공격 진영에서 과감한 태클로 소유권을 뺏어온 이후 위협적인 크로스를 연결했으나 상대 수비에게 아쉽게 차단됐다. 이어서 다시 1분 뒤, 포그바의 패스를 받은 브루누가 돌아서면서 스루 패스를 찔러준 걸 마르시알이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는 수비 맞고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활발한 움직임으로 주도권을 맨유 쪽으로 끌고 온 포그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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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포그바의 움직임에서 맨유의 천금같은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35분경, 포그바는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와의 일대일 장면에서 드리블 돌파를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제껴진 다이어는 뒤에서 빠르게 견제에 나섰고, 이에 포그바가 밀려넘어지자 조너선 모스 주심은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포그바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브루누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포그바는 후반 40분경에도 브루누의 패스가 수비 맞고 뜬 걸 가슴 트래핑에 이은 환상적인 롱패스로 맨유 측면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에게 찬스를 제공했으나 래쉬포드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 태클에 저지되면서 아쉽게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포그바의 센스와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이 경기에서 포그바는 30분 정도를 소화하면서 볼터치 27회를 가져갔다. 게다가 볼 경합 승률은 66.7%로 준수한 수치였고, 패스 성공률은 무려 95%(18회 시도해 1회 실패)에 달했다. 롱패스는 3회를 시도해 모두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배달했고, 18회의 패스 중 무려 17회가 전진 패스였다. 드리블 돌파도 2회를 성공시킨 포그바였다.
비록 1-1 무승부로 양 팀 모두 승점 3점을 추가하는 데엔 실패했으나 맨유는 이 경기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브루누와 포그바의 공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그바 교체 투입과 동시에 경기의 양상 자체가 달라졌다.
이에 솔샤르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포그바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의 복귀가 기쁘고, 출전 시간을 줄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 포그바가 득점에 크게 관여했다. 태클과 기술 등 미드필더가 해야 할 모든 일을 해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그는 최근 9~10달 정도 부상 악몽에 시달렸다. 지금은 거의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상태다. 그가 경기에 굶주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늘 포그바는 브루누와 함께 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반면 토트넘은 팀의 유일한 정통파 공격수인 케인이 부진하다면 현 시점 구단에게 있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목표(챔피언스 리그와 FA컵에선 이미 탈락한 상태다)라고 할 수 있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 꿈이 무산될 위험이 다분하다. 현재 토트넘은 11승 9무 10패 승점 42점으로 8위에 위치하면서 4위 첼시(승점 48점)보다 1경기를 더 치르고 승점 6점 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남은 8경기에서 뒤집기를 하려면 전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케인의 골이 따라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