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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래쉬포드,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한 이유는?

영국 현지 언론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토트넘 간판 공격수 케인 영입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케인을 영입하기 위해선 최소한 2억 파운드(한화 약 3,060억)의 이적료를 지출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인 타격을 고려해 케인보다는 더 경제적인 영입으로 선회한다는 것. 심지어 영국 언론들은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조차 래쉬포드를 케인만큼 좋은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기에 케인을 영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첨언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영국 타블로이드 '더 선'에서 2019/20 시즌 단순 기록 비교로 마커스 래쉬포드가 해리 케인보다 더 좋은 공격수라고 주장했다. '더 선'에서 제시한 래쉬포드와 케인의 기록 비교는 아래와 같다.

래쉬포드 vs 케인 2019/20 시즌 기록 비교The Sun

위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래쉬포드가 124.4분당 1골로 131.2분당 1골의 케인보다 비교 우위에 있고, 도움까지 포함한 공격 포인트에선 98.5분당 1개로 117.4분당 1개의 케인에 앞서고 있다. 결승골 역시 래쉬포드가 7골로 케인 5골에 앞서고 있고, 출전 시 승률에서도 래쉬포드가 48%로 케인 44%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이는 지나치게 단순화한 비교에 불과하다. 먼저 래쉬포드 소속팀 맨유는 유로파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데 반해 토트넘은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즉 유럽 대항전만 놓고 보면 토트넘이 맨유보다 더 수준 높으면서도 치열한 대회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둘의 포지션을 감안하면 사실상 둘은 단순 비교 자체를 할 수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래쉬포드는 이번 시즌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경기가 단 9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케인은 최전방 공격수를 줄곧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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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케인의 비교 대상은 래쉬포드가 아닌 이번 시즌 맨유에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도맡아한 앙토니 마르시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도리어 역할상으로만 놓고 보면 래쉬포드의 비교대상은 맨유 영입에 연결되고 있는 또 다른 선수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신성 제이든 산초이다. 실제 잉글랜드 대표팀 스리톱은 케인과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이 주전으로 고정되어 있는 가운데 래쉬포드와 산초가 경쟁 구도를 그리면서 로테이션으로 출전하고 있는 중이다(물론 맨유엔 스털링이 없기에 산초를 영입하더라도 둘이 좌우에 서면서 공존할 수 있다).

더 큰 맹점은 바로 래쉬포드가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아예 수행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는 데에 있다. 문제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을 시 측면 공격수로 나섰을 때보다 공격 효율이 떨어졌기에 결국은 마르시알이 부진할 때조차도 울며 겨자먹기로 마르시알을 최전방 공격수로 쓰면서까지 래쉬포드를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는 데에 있다.

이에 대해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맨유를 지도했던 주제 무리뉴는 2019/20 시즌 웨스트 햄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 경기(0-2 맨유 패)가 끝나고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에 패널로 출연해 "래쉬포드는 절대 9번(최전방 원톱 공격수)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이다. 상대편이 공간을 내주면 위협적인 선수이기에 측면이 더 어울린다"라고 주장했다. 맨유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로이 킨 역시 "난 래쉬포드가 측면에서 뛰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9번 자리를 선호하고 있고, 구단과 감독 역시 그를 9번으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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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록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래쉬포드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22경기에 출전해 1,661분을 소화했다. 반면 최전방 공격수로는 9경기에 출전해 702분을 소화한 게 전부였다. 게다가 측면 공격수로 15골 4도움으로 뛰어난 공격 생산성을 자랑한 데 반해 최전방 공격수로는 4골 1도움에 그쳤다. 당연히 측면 공격수로 110.7분당 1골과 87.4분당 1개의 공격 포인트로 뛰어난 득점 생산성을 자랑한 데 반해 최전방 공격수로는 175.5분당 1골과 140.4분당 1개의 공격 포인트라는 다소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승률에서 차이가 컸다. 래쉬포드는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22경기에서 12승 5무 5패로 승률 55%를 기록했다. 경기당 승점 역시 1.9점에 달했다. 반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9경기에선 3승 4무 2패로 승률 33%에 경기당 승점 1.4점이 전부였다. 이래저래 래쉬포드가 최전방보다는 측면 공격수로 나섰을 때 지표상 눈에 띄게 개인 기록과 팀 성적이 모두 상승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래쉬포드 포지션별 2019/20 시즌 기록 비교

게다가 래쉬포드가 최전방으로 출전했던 기록을 케인의 기록과 비교하면 모든 측면에서 케인이 래쉬포드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선수 비교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라는 조건으로만 국한지어놓고 본다면 케인이 여전히 래쉬포드보다 더 나은 선수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케인 영입은 성사가 된다면 전력 보강 측면에선 분명 플러스가 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케인이 최전방 공격수로, 래쉬포드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고 있는 만큼 둘이 맨유에서도 합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단지 케인의 걸림돌은 그에게 걸려있는 천문학적인 몸값과 최근 부상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리스크에 불과하다.

단순 기록 비교로 래쉬포드가 더 좋은 개인 성적을 올렸으니 케인은 불필요하다는 식으로 결론을 짓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기록 비교의 기본은 되도록 최대한 동일한 조건이라는 전제에 있다. 이는 단지 누가 더 좋은 선수인가를 묻는 질문이 아니다. 맨유가 케인을 영입하려고 했다는 건 최전방 공격수라는 포지션으로 국한지어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이다. 금액적인 부분에서 가능만 하다면 케인이 오는 걸 누구보다도 반길 사람이 다름 아닌 래쉬포드이다.

래쉬포드 vs 케인, 최전방 공격수 출전 시 2019/20 시즌 기록 비교박성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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