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전반 7분과 후반 7분, 정확하게 45분 간격으로 연속해서 두 골이 터졌다. 최종 스코어는 2-0 완승. 월드컵 본선 첫 경기 3연속 승리였다.
10년 전 오늘, 그러니까 2010년 6월 12일 밤(한국시각)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 예선 1차전' 그리스와의 맞대결에서 대표팀은 2-0으로 승리했다.
기성용과 이정수의 약속된 세트 플레이 그리고 '캡틴' 박지성의 '풍차 세레머니' 경기 중 슬라이딩 과정에서 패인 잔디를 손수 메우며 '잔디남'으로 불렸던 그리스 주장 카추라니스의 매너 플레이까지.
당시 허정무호의 월드컵 조별 예선 최종 성적표는 1승 1무 1패였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한 대표팀은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정확히 딱 10년 전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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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원정 첫 승은 아니었다. 이미 4년 전 독일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토고전 2-1 승리로 월드컵 원정 첫 승을 신고했다. 대신 남아공 월드컵은 대표팀의 첫 원정 16강 달성이 이루어진 대회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경기가 바로 그리스와의 첫 경기였다.
전반 7분 선제 득점이 터졌다. 주인공은 수비수 이정수였다. 왼쪽 측면에서 이영표가 돌파하던 상황에서, 그리스 수비수 세이타리디스가 파울을 범했고, 프리킥 기회가 왔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대표팀은 기성용이 올려준 프리킥을 쇄도하던 이정수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그리스 골망을 흔들었다. 약속된 세트피스 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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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대표팀은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그리스를 흔들었다.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놓치는 듯싶었지만, 후반 7분 캡틴 박지성의 추가 득점으로 2-0으로 달아났다. 수비수 빈트라의 미숙한 볼 처리를 틈타 박지성이 가로챘고 절묘한 쇄도에 이은 마무리로 그리스 골망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
환상적인 득점에 이은 일명 '풍차 세레머니'까지 대한민국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장면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 경기 맹활약으로 박지성은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그리스전 골로 박지성은 2002 한일 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월드컵 세 대회 연속 득점포를 가동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득점은 대표팀 선수 중 박지성만이 유일무이하다. 참고로 월드컵 세 대회 연속 득점에 성공한 선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박지성을 포함해 월드컵 역사상 최다 득점 2위(15골)의 호나우두(1998~2006) 또한 세 대회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사진 = FIFA 공식 홈페이지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