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마스터’ 믹스, “대체 믹스 커피가 뭐죠?” [이웃집 K리거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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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국에서 온 73명.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국적과 숫자입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K리그와 한국 생활은 어떨까요? 골닷컴이 <이웃집 K리거>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브라질,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스페인, 키프로스, 몬테네그로, 영국, 프랑스, 세르비아,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미국, 일본, 베트남, 호주, 우즈벡, 루마니아, 콜롬비아, 에스토니아,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중국. 24개국에서 온 73명.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국적과 숫자입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K리그와 한국 생활은 어떨까요? 골닷컴이 <이웃집 K리거>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즌2의 세번째 손님은 울산의 패스마스터, 믹스 디스커루드 선수입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맨체스터 시티와 미국 국가대표 출신. 이 타이틀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됐던 믹스는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온 지 1년 만에 모두의 인정을 받는 선수가 됐다. 탁월한 패스 감각과 경기 조율 능력으로 울산이 한 단계 높은 팀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탰다. 

믹스가 울산을 비롯한 K리그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것은 기량 때문만은 아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지만, 경기가 종료되면 밝은 모습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MLS의 뉴욕시티에서 뛰던 시절에도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유니폼 판매 통계 10위(2015년)에 오르기도 했다. 유명 모자 브랜드인 ‘뉴에라’와 손잡고 자신의 시그니쳐 모자 ‘Mix Lids’까지 출시할 정도였다. 울산 선암호수공원에서 만난 믹스는 왜 인기가 많은 것 같냐는 질문에 팬들과의 솔직한 소통이 비결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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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서이지 않을까요? 제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하니까. 제가 워낙 사람을 좋아하니까 팬들이랑 소통도 잘하는 것 같고요. 팬이 없으면 축구도 없잖아요. 팬들이 정말 소중하답니다.”

90년생인 믹스는 울산, 그리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잘 즐기고 있다. 특히 항구도시인 울산은 바다를 좋아하는 믹스에겐 첫번째 조건이 채워진 곳이었다. 애리조나 출신인 믹스는 인근의 항구도시인 샌디에이고를 자주 놀러 갔고,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뉴욕에서도 살았던 그지만 24시간 내내 바쁜 도시보다는 여유가 느껴지는 도시가 더 좋았다. 한국에서도 여행을 즐긴다는 그는 울산 외에 부산도 좋아한다고 얘기했다. 

“부산도 가깝더라고요. 좋은 도시인 것 같아요. 저는 한국의 마이애미라고 부르죠. 바다와 큰 빌딩들의 조합이 마이애미랑 비슷해요. 거기다 부산에는 노르웨이식 카페가 있거든요. 최근에 노르웨이에서 친구가 왔는데 거기에 가서 노르웨이 음식을 먹었죠. 노르웨이를 사랑하는 한국인 사장님인데 종종 가서 매출을 올려드리죠.”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는 양국의 문화와 사고를 모두 지녔다. 선수 생활도 노르웨이에서 시작했고, 유럽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성인 국가대표는 어머니의 나라인 미국을 택했다. 2014년에는 미국 국가대표로 브라질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그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특별했던 순간이다. 

“대표팀 명단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어요.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월드컵에 참가한다는 사실은 제게 ‘꿈은 ★ 이루어진다’ 그 자체였어요. 특히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열렸던 대회라서 더 그랬죠. 월드컵은 tv로만 봤으니까요. 근데 갑자기 월드컵에서 뛰게 된 거예요! 정말 멋진 일이었어요. 미국 전체가 하나 되는 것, 펍이나 바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 그리고 많은 팬들이 브라질까지 응원하러 온 것.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월드컵 전에는 LA에서 한국을 상대로 친선전을 치른 적도 있다. 당시 강민수, 이근호처럼 현재 팀 동료들을 상대로 뛰었다. 경기 후에는 박종우와 유니폼을 교환했다. 그는 런던올림픽 당시의 세리머니 때문에 박종우를 알게 됐고, 그와 유니폼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K리그로 올 때도 박종우의 이름을 언급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시티풋볼그룹이 운영하는 뉴욕시티로 이적하며 MLS에서도 활약했다. 당시 뉴욕시티에는 다비드 비야, 안드레아 피를로, 프랭크 램파드 등 유럽 최고의 선수들이 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연이 깊었던 선수는 피를로다. 골프를 즐기는 취미가 같아 잘 지냈다고 한다. 

“모두 슈퍼스타잖아요. 엄청난 커리어를 자랑했죠. 다들 너무 좋은 선수들이었고, 타고난 선수들이었죠. 그래서 그들과 함께 훈련한다는 건 멋진 일이었죠. 피를로랑 저는 골프를 좋아해서 함께 골프를 치곤 했죠. 피를로가 이 영상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제가 조금 더 잘 쳐요. 이 영상을 본다면 미안해요, 피를로! 그래도 축구는 저보다 잘하니까요!”

믹스가 한국에 오면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믹스 커피다. 팀 동료인 김인성은 아예 믹스를 ‘믹스커피’라고 부른다. 믹스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전혀 들어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는 음료라고 했다. MC인 이정현 아나운서의 상세한 설명에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대체 믹스커피가 뭐예요? 김인성 선수가 항상 저를 믹스커피라고 불러요. 왜인지 진짜 모르겠어요. 그냥 뭐랑 섞인 커피인가요?”

그의 본명은 미켈 모르겐스타르 폴쇤 디스커루드다. 믹스는 그 긴 이름을 짧게 정리하는 애칭. 유래가 궁금했는데,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팀에 동명이인이 있었어요. 구분을 할 필요가 있었죠. 제가 어렸을 때 부엌을 엄청 뛰어다녔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거품기(믹스마스터)의 이름을 따서 저를 믹스라고 부르셨죠. 여하튼 그 동명이인 선수보다 제가 어려서 ‘믹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요. 그 이후로 선생님, 할아버지와 할머니, 친구들 모두 저를 믹스라고 불렀죠. 8~9살부터 ‘믹스’가 됐어요.”

믹스에게 가족은 특별하다. 어머니는 애칭을 선물했고, 할머니는 그의 훈련을 도왔다. 어린 시절 골키퍼로 믹스의 훈련 파트너가 되어 준 할머니의 이야기를 하자 믹스는 “그런 거까지 알아요?”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가 제 첫 번째 코치라고 할 수 있죠. 저녁을 먹고 나면 밖에 나가서 축구를 하고 싶었어요. 그 때 할머니가 60~62살 정도 이셨는데 할머니가 항상 골키퍼를 하셨고, 저는 항상 슈팅을 했죠. 짜증이 날 때도 있었어요. 할머니가 더 적극적으로 공을 막아내고 다이빙도 하시길 바랐거든요. 아스팔트 바닥이었는데 말이죠! 저한테 좋은 추억이고, 할머니도 좋아하시는 추억이에요. 지금은 80대 노인이신데 아직도 리프팅을 30~40번 하세요. 저보다 잘하시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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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한우, 그리고 쌈장이다. 한우는 팀 동료 박주호가 소개해 준 식당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먹는다고 한다. 수원의 타가트가 그렇듯이 믹스도 매 끼니마다 쌈장을 같이 먹는다. 믹스의 취향을 들은 구단의 요리사 분이 쌈장을 한가득 준 덕에 기는 집 냉장고에 넣고 수시로 먹고 있다고 했다. 

이제 믹스는 그의 ‘최애’음식점으로 이동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한우와 쌈장은 물론이고, 그가 그렇게 궁금해하는 믹스커피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믹스의 인터뷰 2탄은 다음주 금요일(5월 31일) 유튜브/네이버TV 채널 'GOAL TV'의 영상과 함께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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