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해공항] 박병규 기자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베트남의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은 자신을 한없이 낮추었다. 그의 친근한 ‘파파 리더십’이 부산에서도 느껴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이하 U-23)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4일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새벽부터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공항에 장사진을 이루었다. 베트남 대표팀은 오전 6시 10분쯤 비행기에 내렸다. 그러나 출국심사 및 짐을 대거 찾고 모두가 함께 이동하면서 시간은 예정보다 지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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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김해공항을 찾은 수많은 베트남인 및 한국인들은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의 얼굴을 보려 애타게 기다렸다. 오전 7시경 베트남 대표팀 트레이닝 복을 입은 무리가 나오자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기다렸던 박항서 감독은 아니었지만 이영진 수석코치, 김한윤 코치, 최주영 트레이너 등 스태프들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영진 수석코치는 “한국에서 아침 일찍부터 이렇게 반갑게 환영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최주영 트레이너는 “대표팀에서 힘들었던 것은 크게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그들에게 의료 분야를 힘써서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굉장히 보람되고 고마웠다”고 했다.
박병규뒤이어 베트남 선수들이 나왔다. 그들은 미리 마련된 꽃다발을 전해 받았고 일부 베트남 팬들은 선수들에게 다가가 사인과 사진을 요청했다. 이는 박항서 감독이 요구했던 동선이다. 본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 직접 뛰며 성적을 내준 선수들과 묵묵히 뒤에서 뒷받침해 준 스태프들의 공이 더 컸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박항서 감독이 등장하였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베트남 국기를 들고 있는 베트남 팬들이었다. 그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포토타임을 가지기도 했다. 그는 팬서비스 이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가 계속 이어졌고 베트남 연련별 팀에서 성과를 낸 비결을 묻자 “베트남 정신이다. 선수들에게 베트남 정신이 있으며 이것이 하나의 팀으로 완성된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이어 성공 사례를 통한 ‘국내 및 대표팀 감독설 희망’과 연관된 네티즌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하자 박항서 감독은 “대한민국에 유능하고 젊은 지도자가 많다. 내 나이로는 이제 감독이 끝났다. 조국이지만 대한민국 감독 자리는 탐하지도 않으며 욕심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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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안게임 결승전 퇴장 장면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말을 아끼면서도 “대한민국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베트남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고국의 수많은 환영인파에 관해서는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 인기다.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며 겸손해했다.
박항서 감독은 과거 부상선수를 위해 흔쾌히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해주었고 선수들과 일일이 스킨십하며 격 없이 유대관계를 다지고 있다. 그는 인생의 황혼기에 절정의 인기를 맞이했지만 한결같은 겸손함과 다가가는 ‘파파 리더십’이 양국에서 더욱 큰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사진 = 골닷컴 박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