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미 유로 2020 본선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 지은 이탈리아가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도 3-0으로 승리하면서 자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공식 대회 10연승을 달성했다.
이탈리아가 빌리노 폴리에 구장에서 열린 보스니아와의 유로 2020 J조 예선 9라운드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는 유로 예선 전승 행진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이미 이탈리아는 지난 10월 12일에 있었던 그리스와의 7라운드에서 일찌감치 유로 2020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하기에 이탈리아는 리히텐슈타인과의 8라운드(10월 15일)에 이어 이번 보스니아 원정에서도 소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만 19세 신예 미드필더 산드로 토날리가 A매치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교체 출전으로는 지난 리히텐슈타인전에 데뷔전을 가졌다). 암을 두 차례나 이겨낸 인간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인 베테랑 수비수 프란체스코 아체르비는 감격적인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이탈리아 대표팀 3번째 골키퍼 피에루이지 골리니와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공격형 미드필더 가에타노 카스트로빌리도 교체 출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가질 수 있었다.
경기 내용 자체는 백중세에 가까웠다. 점유율은 이탈리아가 55대45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슈팅 숫자(17대12)는 물론 코너킥 숫자(7대5)에서도 보스니아가 앞섰다. 보스니아 입장에선 이탈리아전에 승리하고 핀란드가 리히텐슈타인에게 승리하지 못한다면 최종전 결과에 따라 본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기에 공세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경기였다(결과적으로는 핀란드가 리히텐슈타인을 3-0으로 꺾으면서 보스니아는 이탈리아전 결과와 상관 없이 본선 직행이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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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탈리아는 결정력에서 보스니아에게 크게 앞섰다. 3골 모두 예술적인 골이었다. 반면 보스니아의 위협적인 슈팅들은 하나같이 이탈리아 수호신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혔다.
먼저 이탈리아는 20분경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알레산드로 플로렌치가 길게 반대편 측면으로 크로스를 넘겨준 걸 측면 공격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가 잡아서 돌파를 감행하다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으로 연결했고, 중앙 미드필더 니콜로 바렐라가 패스를 내준 걸 아체르비가 잡아서 접는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수비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게 넣은 골이었다.
이어서 이탈리아는 37분경, 최전방 공격수 안드레아 벨로티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패스를 내준 걸 측면 공격수 로렌초 인시녜가 받아선 상대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는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인시녜의 천재성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후반 7분경 바렐라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찔러준 걸 벨로티가 패스 방향을 그대로 살린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벨로티의 과감성과 결정력이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
이탈리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 상대로 1무 1패에 그치면서 본선 진출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무려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이탈리아였다. 이에 이탈리아는 로베르토 만치니를 감독으로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만치니 감독 체제에서 이탈리아는 초반 적응기를 거쳐야 했다. 실제 첫 10경기에서 2승 5무 3패의 성적에 그치면서 이탈리아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비관적인 평가까지 줄을 이을 정도였다.
하지만 만치니는 기존 마르코 베라티에 더해 조르지뉴와 바렐라를 중심으로 중원을 개편하는 데 성공했고, 많은 신예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실제 만치니 체제에서 대표팀에 새로 호출된 선수가 무려 25명에 달하고, 이 중 19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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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단단한 중원을 중심으로 신예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팀 체질 개선에 성공한 이탈리아는 2018년 11월 20일, 미국과의 평가전 1-0 승리를 시작으로 유로 2020 예선에서 9전 전승을 달리면서 공식 대회 10연승 파죽지세를 이어나갔다. 이와 함께 1930년대 월드컵 2연패(1934년과 1938년)를 견인했던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위대했던 감독 비토리오 포초가 1938년부터 1939년 사이에 달성했던 역대 공식 대회 최다 연승(9연승)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 이탈리아이다.
물론 이탈리아에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여전히 치로 임모빌레와 벨로티가 책임지고 있는 최전방 원톱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고, 좌우 측면 수비도 믿을 만한 자원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베라티와 조르지뉴, 바렐라에 더해 스테파노 센시와 토날리, 브라이언 크리스탄테, 로렌초 펠레그리니, 롤란도 만드라고라가 버티는 중원은 질과 양에서 모두 정상급에 해당하고, 이탈리아 수비의 핵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장기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중심으로 아체르비와 알레시오 로마뇰리, 아르만도 이초가 단단한 수비벽을 형성하고 있다. 페데리코 키에사와 베르나르데스키, 리카르도 오르솔리니 같은 젊은 측면 공격수들과 니콜로 차니올로와 카스트로빌리 같은 신예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더 성장해준다면 이탈리아는 다시금 영광의 시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