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자랑하는 멀티 플레이어 요슈아 키미히가 샬케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만점 활약을 펼치면서 다양한 포지션에서 모두 월드 클래스급 기량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해냈다.
바이에른이 알리안츠 아레나 홈에서 열린 샬케와의 2020/21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8-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린 바이에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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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승에 있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당연히 바이에른 신형 양날개 세르지 그나브리와 르로이 사네였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위대했던 선배 프랑크 리베리(7번)과 아르옌 로벤(10번)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그나브리(7번)와 사네(10번)은 독일 대표팀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던 걸 소속팀에서도 재연하면서 8-0 대승을 견인했다. 그나브리는 개막전서부터 해트트릭을 장식했고, 사네는 그나브리의 2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골까지 신고하면서 1골 2도움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바이에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경기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 선수는 다름 아닌 키미히였다. 키미히 역시 그나브리와 마찬가지로 개막전을 앞두고 등번호를 변경했다(사네는 바이에른으로 이번 여름에 이적해오면서 10번을 받은 것이기에 변경한 건 아니다). 그나브리가 22번에서 7번으로 번호를 바꾸었고, 키미히는 32번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티아고 알칸타라의 뒤를 이어 6번을 물려받았다.
참고로 독일은 선수 포지션을 거론할 때 '6번형 선수', '10번형 선수', '8번형 선수', '9번형 선수'처럼 번호로 지칭하는 습성이 있다. 여기서 6번은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번호이다.
키미히는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지만 그 동안 바이에른에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더 많은 출전 경기를 기록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심지어 팀 사정에 따라 중앙 수비수 역할도 수행한 바 있다. 실제 키미히는 바이에른에서 공식 대회 223경기에 출전하면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106경기를 소화했다. 그 외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59경기, 중앙 미드필더로는 28경기, 중앙 수비수로는 22경기, 그리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4경기에 출전한 키미히였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라선 키미히였다. 그런 그가 등번호를 6번으로 변경한 건 수비형 미드필더로 인식되고 싶다는 의지를 직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샬케와의 개막전에서 키미히는 미드필더로도 월드 클래스급 선수라는 점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바이에른 중앙 수비수 니클라스 쥘레(106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0회의 볼터치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7%로 선발 출전 선수들 중 2번째로 높았다(참고로 가장 패스 성공률이 높은 선수는 바이에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로 100%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출전 선수들 중 사네(5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4회를 기록하면서 2도움을 올렸다. 비단 2도움을 넘어 바이에른의 모든 골이 그의 발을 거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먼저 그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정교한 롱패스로 그나브리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서 그는 전반 18분경, 그나브리의 땅볼 크로스를 토마스 뮐러에게 내주면서 동료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의 추가골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뮐러의 백패스를 고레츠카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다시 그는 29분경 환상적인 스루 패스로 페널티 킥을 유도해냈다(키미히의 패스를 받은 바이에른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돌아서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당하면서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전반전 3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키미히이다.
후반전에서도 키미히의 활약상은 이어졌다. 바이에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나브리와 사네, 양날개의 빠른 스피드를 살린 역습으로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 과정에서 키미히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건 아니지만 역습의 시작점 자체가 키미히의 가로채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다시 그는 후반 14분경, 센스 있는 로빙 패스로 5번째 골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키미히의 패스를 받은 사네가 볼을 몰고 들어가다가 패스를 내준 걸 그나브리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후반 24분경 바이에른의 6번째 골은 파바르의 스로인에서 시작됐다. 그나브리의 패스를 받은 키미히가 백패스를 내주었고, 쥘레의 전진 패스를 뮐러가 반대편으로 전환 패스를 넘겨주었고, 교체 출전한 코랑텡 톨리소의 전진 패스를 받은 레반도프스키가 샬케 수비수 오잔 카박과의 경합에서 이겨낸 후 올린 라보나 킥을 뮐러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어서 그는 후반 31분경, 위험 지역에서 상대 선수 두 명을 이겨내고선 환상적인 장거리 스루 패스로 사네의 바이에른 데뷔골을 어시스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8번째 골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키미히의 전진 패스를 톨리소가 받는 과정에서 상대 태클에 걸려넘어졌으나 심판은 어드밴티지를 선언했고, 레반도프스키가 측면으로 내준 패스를 교체 출전한 신예 측면 공격수 자말 무시알라가 받아서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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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키미히는 2도움에 더해 추가적으로 3골에 기점 역할을 담당했고, 8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말 그대로 키미히가 지배한 경기라고 봐도 무방했다. 적어도 이 경기만큼은 리버풀로 떠난 티아고의 빈 자리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키미히는 분명 수비형 미드필더에서도 월드 클래스이다. 아니 특정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존재 자체가 월드 클래스이다. 그가 있기에 바이에른은 어떤 포지션이건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대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