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가 샬케와의 레비어 더비에서 4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치면서 4-0 대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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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2달간 중단됐던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가 재개됐다. 시작부터 독일 최대의 더비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도르트문트와 샬케의 레비어 더비가 펼쳐졌다.
결과부터 먼저 얘기하도록 하겠다. 도르트문트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 홈에서 4-0 기분 좋은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1경기를 더 치르긴 했으나 16승 6무 4패 승점 54점으로 1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55점)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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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만 하더라도 쉽지 않은 더비가 예상됐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도르트문트는 샬케 상대로 이 경기 이전까지 최근 8경기에서 1승 5무 2패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지그날 이두나 파크 홈에선 3무 1패였고, 최근 2번의 맞대결에선 4-4 무승부에 이어 2-4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샬케에게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혔던 도르트문트였다. 만약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31라운드에서 샬케에게 승리했다면 바이에른을 제치고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에게 승점 2점 차로 준우승에 그쳤다).
둘째, 도르트문트는 이 경기를 앞두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결장했다. 에이스이자 주장 마르코 로이스를 필두로 두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악셀 비첼과 엠레 찬에 더해 중앙 수비수 단-악셀 자가두와 왼쪽 측면 수비수 니코 슐츠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심지어 도르트문트가 자랑하는 신성 제이든 산초 역시 근육 통증을 호소해 선발에서 제외됐고, 대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만 17세 신예 공격형 미드필더 지오반니 레이나마저 몸을 푸는 과정에서 경미한 부상을 당해 교체 명단으로 내려갔다.
도르트문트는 이번에도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13라운드부터 줄곧 이 포메이션만을 고집하고 있는 도르트문트이다). 원톱 엘링 홀란드 아래에 브란트가 토르강 아자르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고,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마흐무드 다후드와 토마스 델라이니가 나섰다. 하파엘 게레이루와 아슈라프 하키미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마츠 훔멜스를 중심으로 마누엘 아칸지와 우카시 피슈첵 스리백을 형성했다.
Kicker브란트는 이 경기 이전까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데스리가 9경기에 출전해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부진을 보이고 있었다. 도리어 중앙 미드필더에서 9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올리면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브란트였다. 참고로 측면 미드필더로는 6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 중에 있었다. 그러하기에 많은 도르트문트 팬들은 브란트 전진 배치에 다소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맹활약을 펼치면서 에이스 로이스와 경미한 부상으로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산초의 공백을 그만의 방식으로 완벽하게 대체해 주었다. 그는 측면을 주로 공략하는 산초와는 달리 프리롤처럼 폭넓게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다방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도리어 원래 위치(왼쪽에 배치된 공격형 미드필더)와는 달리 아자르(오른쪽에 배치된 공격형 미드필더)와 자주 스위칭을 하면서 오른쪽 측면은 물론 후방까지도 커버한 브란트이다. 패스 역시 중앙 수비수인 훔멜스와 골키퍼 로만 뷔어키를 제외하면 선발 출전한 모든 선수들에게 제공해주면서 다양하게 공격 루트를 만들어나갔다(하단 패싱 네트워크 & 무브먼트 참조).
Squawka Football이 과정에서 그는 4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29분경, 피슈첵의 패스를 센스있는 힐패스로 연결해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브란트의 패스를 받은 아자르가 크로스를 올린 걸 홀란드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어서 그는 전반 종료 직전 스루 패스로 게레이루의 추가 골을 어시스트했다. 다시 후반 3분 만에 역습 과정에서 홀란드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와 일대일 장면에서 이타적으로 패스를 내주면서 아자르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반 17분경 측면으로 열어주는 패스로 마지막 골의 발판을 마련했다(브란트의 패스를 받은 게레이루가 홀란드와 이대일 패스에 이은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골을 넣었다).
이 경기에서 브란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찬스 메이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드리블 돌파도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3회를 성공시켰다(더 놀라운 점은 드리블 성공률이 100%였다). 크로스 역시 5회로 최다였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급한 패스는 7회에 달했다. 그가 한 경기에서 공격포인트 2개를 직접적으로 기록한 건 도르트문트 이적 이후 분데스리가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2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출전 선수들 가장 많은 태클을 시도(5회)해 최다 태클을 성공(4회)시키면서 수비적으로도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었다. 심지어 볼 경합에서도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9회를 시도해 15회를 성공시키면서 78.9%라는 경이적인 볼경합 승률(통상적으로 경합 승률은 65%만 되도 높은 편에 속한다)을 자랑했다. 그가 단순히 공격만 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더해 그는 볼터치에선 82회로 출전 선수들 중 3번째로 많았고, 활동량은 11km에 전력 질주 횟수 역시 23회로 상당히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통상적으로 전력 질주는 20회가 넘으면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물론 이 경기에서 게레이루도 멀티골을 넣었고, 홀란드는 1골 1도움으로 그가 왜 괴물 공격수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으며, 아자르 역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경기 전반적인 영향력과 그 동안 다소 부진했던 포지션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로이스와 산초의 공백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브란트가 레비어 더비의 최대 수훈갑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