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kan Sukur박성재 디자이너

터키 축구 영웅에서 우버 택시 기사까지 쉬퀴르 [축구계슈가맨을찾아서#14]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조용히 사라진 선수들. 혹은 큰 기대를 받고도 이를 채우지 못한 채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춘 선수들까지. 그래서 준비했다. 한때 잘 나갔지만, 지금은 소식은 접하기 힘든 선수들. 축구계 슈가맨들을 재조명하겠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무려 18년이나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온 국민이 축제에 물들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아시아 팀 사상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그래서 우리는 2002 한일 월드컵을 '4강 신화'라고 부른다.

대표팀의 돌풍이 매서웠지만, 히딩크호 만큼이나 돌풍의 팀이 바로 터키 대표팀이다. 당시 터키 대표팀은 월드컵 3위로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우리에게 2002 월드컵이 '4강 신화'이듯, 터키 대표팀에도 한일 월드컵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터키 대표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 중 한 명은 바로 하칸 쉬퀴르다. 191cm에 달하는 장신의 키를 자랑하는 쉬퀴르는 대표팀과의 3, 4위전에서 11초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월드컵 최단 시간 득점자 주인공이 됐다.

이 선수 터키에서도 레전드다. 한때 정치인으로 변신하며 제2의 삶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 선수, 가장 최근 소식에 따르면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우버 택시를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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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퀴르는 누구?
터키 축구 영웅으로 불린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이른 시간 내 득점포를 가동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 터키 대표팀 공격수로 나와 112경기에서 51골을 가동했다. 후술하겠지만, 갈라타사라이 소속으로 8차례나 리그 정상을 차지하며, 터키 리그 최다 우승 기록 공동 선두를 기록 중이다. 터키 리그 통산 249골을 기록하며, 역대 득점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 선정 이유?
슈가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이 선수 한때 정말 잘 나갔다. 앞서 말했듯 자국 축구 영웅으로 불렸다. 높은 인지도를 무기로 은퇴 이후에는 정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13년 국회의원직을 내려 놓은 데 이어, 2016년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비방성 글을 SNS에 올린 데 이어, 설상가상 쿠데타 조직 가담 혐의에 연루됐다. 

가장 최근 인터뷰를 통해, 쉬퀴르는 미국에서 우버 택시를 몰고 있다고 밝혔다. 자국 축구 영웅이자 동시에 정치인으로도 변신했던 쉬퀴르였기에 조금은 충격적인 근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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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커리어 및 최근 근황
191cm 장신의 키를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가 돋보였다. 결정력도 준수했다. 사카리아스포르에서 유소년팀을 거쳐 1987년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1987년부터 터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주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은 건 1992년이었고, 2007년을 끝으로 투르크 군단과 작별했다.

쉬퀴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팀이 바로 갈라타사라이다. 터키 리그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갈라타사라이 소속으로 쉬퀴르는 8차례나 리그 챔피언을 달성했다. 그리고 1996/1997시즌부터 1998/1999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터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자국 최고 공격수로 우뚝 섰다.

갈라타사라이에서의 활약상을 인정받아 2000년에는 인터 밀란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이적 첫 시즌만 해도 기회는 있었다. 2001/2002시즌에는 전반기 내내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당시 인테르는 호나우두(후반기 복귀)와 레코바, 벤톨라 그리고 로비 킨까지 공격수들이 유난히도 많은 팀이었다. 참고로 아드리아누도 있었다.

결국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인테르는 쉬퀴르를 파르마로 보냈다.  파르마에서는 기회를 많이 받았다. 19라운드부터 33라운드 피오렌티나전까지 모두 출전했다. 그래서 2002 월드컵에도 제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쉬퀴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회가 바로 2002 한일 월드컵이다. 사실 기록은 좋지 않았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쉬퀴르는 브라질과의 조별 예선을 시작으로 3, 4위전인 대한민국 대표팀과의 맞대결까지. 7경기 모두 선발 출전이었다.

득점포를 가동한 경기는 대표팀과의 3, 4위전이다. 6월 29일 저녁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과의 3, 4위전에서 쉬퀴르는 경기 시작 11초 만에 선제 득점을 가동한 데 이어,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터키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월드컵 이후에는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로버스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기회가 없었다. 다시 한번 재기에 성공한 건 갈라타사라이 복귀 이후다. 2008시즌 현역 은퇴를 선언할 때까지, 갈라타사라이 일원으로 146경기에서 55골을 가동했다.

현역 은퇴 이후 정계 진출에 성공했다. 2011년에는 정의개발당(AKP) 소속으로 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2013년에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그리고 AKP 당내 부패 등을 비판하면서 의원직을 내려놨다.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관계가 급격하게 냉랭해졌고, 201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설상가상 2016년에는 SNS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을 '도둑'으로 비유하면서 대통령 비판 혐의로 기소됐다. 심지어 쿠데타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이미 그 전에, 미국으로 이주했던 쉬퀴르는 카페 운영을 통해 생계를 이어갔지만, 이마저도 2018년 12월 문을 닫아야 했다. 쉬퀴르에 따르면 에르도안 지지자들이 미국까지 찾아와 자신을 괴롭혔다고 한다. 선수로서 얻은 수입은 이미 터키 내에서는 재산이 압류된 상태였다. 결국 생계유지를 위해 그는 미국에서 우버 택시를 운전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쉬퀴르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새롭게 만들어, 축구 관련 채널을 개설했다. (유튜브 채널 주소)

# 축구계슈가맨을찾아서 다음 주자는 누구?
한국의 앙리로 불린 선수다. 피지컬이 상당하다. 빠른 발을 무기로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돋보인 선수였다. 포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주가 상승했다. 다문화가정 출신 선수로서, 남다른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태국에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추춘제로 변경되면서 현재는 국내에 체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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