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감독이 ‘머신’이라 부른 황희찬, “골 위주로 생각 바꿨다” [GOAL LIVE]

[골닷컴, 파주NFC] 서호정 기자 =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와 유럽클럽대항전인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서고 있는 황희찬은 벌써 7골 10도움의 놀라운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리그보다 수준이 더 높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리버풀을 상대로 한 맹활약은 그런 상승세의 하이라이트였다.

8일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황희찬은 올 시즌 좋은 활약의 비결로 “시즌 전부터 운동을 많이 하며 준비했다”고 말하면서도 “경기력보다 득점에 더 비중을 두고 뛴다”라며 과거와 다른 접근법이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 동안 골보다 경기력 위주로 생각했다. 청소년 시절부터 형들과 같이 하다 보니 어린 나는 경기력에서 발전하면 나중에 다 잘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크다 보니 공격수로 결정력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두 가지를 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고,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올 시즌 둘 다 좋은 모습 보여서 기쁘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하루 전 손흥민은 황희찬이 상황에 맞게 힘을 조절하는 법을 터득한 것이 좋은 활약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기 운영 능력과 템포 조절, 박스 안에서 힘을 집중하는 모습이 실제로 황희찬이 올 시즌 보여주는 모습이다. 

황희찬은 “흥민이 형이 어렸을 때부터 그 말을 많이 해줬다.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면서 운동했다. 요즘에 형의 그 말이 맞아 가다 보니까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싶다”고 일정 부분 인정했다. 

챔피언스리그 리버풀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안필드 원정에서 명승부(3-4 패배)를 이끌었던 황희찬은 경기 후 자신에게 다가와 말을 건넨 위르겐 클롭 감독과의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클롭 감독이 영어로 머신(Machine), 머신이라고 하며 웃길래 고맙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보여준 훌륭한 경기력이 정밀하고 강력했다는 칭찬으로 통했다. 

팀 훈련 중 눈을 다쳐 최근 보호용 고글을 쓰고 경기에 나섰던 황희찬은 7일 있었던 대표팀 훈련을 마지막으로 벗게 됐다는 것도 알렸다. 

“처음 진단 때 1~2달 쓰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오늘 검사를 한 결과 더 이상 안 써도 된다고 했다. 이제는 그냥 하려고 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다비즈 선수 같다고 하고, 여기서는 테니스의 정현 선수 같다고 한다.”

최전방 공격수로 맹활약 중이지만 최근 황희찬은 대표팀 내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점하고 있는 황의조와 손흥민에 밀려 2선과 측면을 봤다. 조지아와의 9월 친선전에서는 스리백에서 오른쪽 윙백을 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황희찬을 최전방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에 대해 본인은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은 중앙인데, 사실 포지션에 대한 내 바람은 소속팀에 가서 얘기하는 게 맞다. 대표팀은 뛰고 싶은 곳에서 뛸 수 없다. 측면도 좋아하는 포지션이다. 어느 자리든 시간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겠다”라며 개인의 욕심을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는 “골로 보여드리고 싶고, 그게 팀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내 옆에 더 좋은 상황의 선수가 있으면 팀이 골을 만드는 장면을 돕고 싶다. 대표팀에서는 골 욕심보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장면을 함께 만들면서 이기는 일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청소년 시절 대표팀 경기에서 북한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는 황희찬은 스리랑카전(10일) 후 닷새 뒤 있을 북한과의 경기에 대해 “그때 북한은 강하고 거칠었다. 감독님 얘기처럼 일단은 스리랑카전에 더 집중해야 한다. 거기서 좋은 경기 보여주고 싶다”라며 준비 자세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