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인천국제공항] 서호정 기자 = 지난 2년 간 경남FC에서 맹활약한 쿠니모토는 2020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이적했다. 2018년 경남에 합류한 쿠니모토는 97년생의 어린 나이에도 원숙한 플레이와 뛰어난 테크닉을 발휘했다. 네게바와 함께 플레이메이킹을 이끌며 2018년 경남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있어 말컹, 최영준, 박지수 못지않은 공헌도를 보였다.
2019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 준 쿠니모토는 경남이 극심한 부진으로 결국 강등되는 와중에도 독보적인 기량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아시아쿼터로 분류된 선수지만 기량은 유럽과 남미의 외국인 선수들 못지않다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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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강등 속에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은 쿠니모토는 전북행을 택했다. 그는 "전북이라는 강한 팀에서 내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에 이적을 결심했다"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8일 전북 선수단과 함께 전지훈련지인 스페인으로 출국한 쿠니모토에게 이번 이적은 의미가 특별하다. 10대 시절 특급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거듭된 사생활 문제로 일본 내에서는 어떤 팀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기회를 찾아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3년 만에 K리그 최강 팀으로부터 큰 이적료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아직 통역을 구하지 못한 탓에 쿠니모토와의 출국 인터뷰는 팀 동료인 수비수 김민혁이 도와줬다. 사간 도스에서 5년 간 뛰다 지난해 전북으로 온 김민혁은 “J리그 시절부터 이미 쿠니모토와 알고 지냈다. 당시 쿠니모토가 사간 도스와 가장 가까운 팀인 아비스파 후쿠오카 소속이었다. 이범영 선수가 그 팀에 함께 뛰고 있어서 알게 됐다. 일본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지닌 걸로 유명한 선수였다”고 말했다.
쿠니모토는 여러 선택지 중 전북을 택한 이유로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2018년 리그 준우승의 아쉬움을 2019년에 풀고자 했지만 경남은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그 결과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과 K리그에서의 강등이었다.
"작년에는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2019년을 돌아본 쿠니모토는 “이제 전북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이 계속 올라가 우승하는데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타이틀 획득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K리그에서 부활한 특급 유망주를 향한 일본의 관심도 크다. 지난해부터 쿠니모토는 올 여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뽑을 수 있는 후보군으로 언급됐다. 전북으로의 이적이 올림픽 출전 등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고 싶은 바람이 더해진 것이냐는 질문에 쿠니모토는 "올림픽은 꿈의 무대 중 하나지만 지금은 그걸 의식하기보다 소속팀에서 잘 하는 게 우선이다. 전북에서 잘 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그런 꿈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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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전지훈련에서도 자신의 통역을 당분간 도울 김민혁은 2019년 전북에서 가장 골 세리머니를 많은 한 선수다. 동료들이 골을 터트릴 때마다 자기 일처럼 멀리서부터 질주해 와 함께 기뻐하는 모습 때문이다. 쿠니모토는 그 이야기를 듣고 "알고 있다. 경기를 보는데 매우 열심히 달려가서 좋아하더라. 내가 전북에서 첫 골을 넣을 때도 와서 기뻐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빨리 경기를 나서게 될 지 알 수 없다. 경기를 나서면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리겠다. 1년 동안 잘 부탁드린다"라는 말로 전북 팬들에 대한 인사를 마친 쿠니모토는 2020시즌 첫 공식전을 공교롭게 J리그 팀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로 출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