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필리포 인자기와 젠나로 가투소 그리고 안토니오 콘테와 체사레 프란델리의 공통점은?
인자기와 가투소는 이탈리아의 독일 월드컵 우승 주역이자, 밀란 전성기를 함께 한 선수들이다. 콘테와 프란델리의 경우 이탈리아 대표팀 출신 사령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네 명의 이탈리아 출신 사령탑들을 하나로 묶기란 쉽지 않다.
GOAL정답을 공개하자면, 네 명의 사령탑 모두 올 시즌 피를로 체제 유벤투스에 패배를 안긴 감독들이다. 그리고 피를로와 동료였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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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델리 그리고 콘테, 이탈리아 그리고 유벤투스 은사에 일격 당한 피를로 유벤투스
올 시즌 유벤투스에 첫 패배를 안겼던 피오렌티나의 프란델리 감독은 유로 2012에서 피를로와 호흡을 맞췄다. 당시 피를로는 노장임에도 '축구 도사'라는 애칭으로 이탈리아의 유로 준우승을 도왔다. 돌고 돌아 피를로와 프란델리가 감독으로서 첫 맞대결을 펼쳤던 지난해 12월 세리에A 14라운드 홈 경기에서 유벤투스는 0-3으로 대패했다.
두 번째 패배를 안긴 팀은 인터 밀란이다. 인테르 사령탑 콘테는 오늘날 유벤투스를 만든 장본인이다. 선수로서도 레전드였고, 감독 변신 이후에는 유벤투스 연속 우승에 초석을 다졌다. 그리고 그 주춧돌 중 하나가 바로 피를로였다.
밀란과의 계약이 만료된 노장 피를로를 데려온 유벤투스의 콘테는 피를로와 비달 그리고 마르키시오로 이어지는 MVP 트리오를 앞세워 이탈리아를 주름잡았다. 공교롭게도 감독 변신 이후 피를로와의 맞대결에서는 2-0으로 승리하며 옛 제자에게 리그 두 번째 패배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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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란 전성기 시절 동료였던 가투소 그리고 인자기에 한 방 맞은 피를로
세 번째는 가투소다. 영혼의 단짝이다. 밀란 크리스마스 트리 전술의 핵심이자, 바늘과 실 같은 존재였다. 피를로가 후방 플레이메이커, 일명 레지스타의 교과서로 불리게 된 이유도 활동량 좋은 전투적은 동료 가투소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두 감독은 지난 2월 리그 22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경질 위기 가투소는 동료 피를로의 유벤투스에 1-0으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네 번째는 인자기다. 축구 좀 좋아하는 적어도, 지금까지 글의 독자라면 피를로와 인자기의 관계에 대해서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가투소와 마찬가지로 2000년대 중반까지 밀란을 이끌었던 주역 중 하나였고, 인자기의 경우 2006/200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리버풀전에서 멀티골을 가동하며 밀란에 7번째 빅이어를 선물했다. 인자기의 선제 득점을 어시스트했던 이가 바로 피를로다.
돌고 돌아, 감독으로서 두 번째 맞대결을 펼쳤던 피를로와 인자기. 전반기 맞대결에서는 1-1로 비겼지만, 후반기 유벤투스 홈 경기에서는 베네벤토가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참고로 이날 베네벤토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창단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 인자기는 친정팀 유벤투스를 상대로 지난 시즌까지 4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던 중 전반기 맞대결에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처음으로 승점을 획득했고, 후반기 원정에서는 1-0으로 승리하며 첫 승을 거뒀다.
# 경질은 시간문제?
2011/2012시즌 이후 세리에A는 다른 팀들이 막 뛰어다니다가, 유벤투스가 우승하는 구도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까지 유벤투스는 세리에A 9연패를 달성했고 올 시즌 5대 리그 클럽 중 유일무이한 대기록 리그 10연패 도전장을 내민 상태였다.
지금까지만 보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11라운드를 앞둔 올 시즌 유벤투스와 선두 인테르의 승점 차는 10점이다. 쉽게 뒤집기 어려운 수치다. 맞대결이 남았지만, 무색무취한 유벤투스와 대조적으로 인테르는 콘테 체제에서 단단함을 무기로 11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정조준 중이다.
이미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도 유벤투스는 졸전 끝에 포르투에 밀려 탈락한 바 있다. 피를로도 문제지만 초짜 감독 피를로에게 기회를 준 건 보드진이다. 성급한 결론이 자칫 10년 가까이 이어진 유벤투스의 농사를 망치고 있다. 선수로서 피를로는 레전드지만, 감독으로서 피를로는 다른 의미로 레전드가 되고 있다.
사진 =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