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108골. 해리 케인(25)이 개인 통산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기록한 득점이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 6년 차에 접어든 그는 유독 시즌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케인은 지난 11일(한국시각) 뉴캐슬과의 2018-19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에서 토트넘은 2-1로 승리했으나 끝내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그는 프로 데뷔 후 프리미어 리그 8월 경기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뉴캐슬전 만큼은 팀이 승리했으니 케인의 무득점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 토트넘, 5년간 8월 승률 고작 35.7%
그러나 케인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풀타임 선수로 뛰기 시작한 2014-15 시즌을 시작으로 최근 5년간 토트넘의 매년 8월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토트넘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프리미어 리그에서 8월에 총 14경기를 치렀다. 이 14경기에서 토트넘의 성적은 경기당 평균 승점 1.5점이다. 또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부임 후 토트넘의 8월 프리미어 리그 경기 승률은 단 35.7%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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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토트넘이 2014년 여름을 시작으로 8월을 제외하고 9월부터 시즌이 끝날 무렵인 5, 6월까지 매 시즌 거둔 리그 성적은 경기당 평균 승점 2.05점, 승률 59.7%. 그만큼 토트넘은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은 후 초중반부터 상승세를 타는 '슬로우 스타터'다. 토트넘이 매 시즌 초반 고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는 주포 케인이 데뷔 후 단 한 번도 8월 리그 경기에서 득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어느덧 3년 연속으로 프리미어 리그 4위권에 진입하며 이제는 우승을 갈망하는 구단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매 시즌 2~3경기가 열리는 8월부터 페이스를 올리는 게 중요해졌다.
케인이 데뷔 후 몇 년간 시즌 초반 고전할 때까지만 해도 그의 '8월 징크스'를 단순한 우연으로 보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토트넘에서 8년 차, 시즌 초반부터 1군 선수로 활약한지 5년째를 맞은 베테랑이 됐다. 케인은 개인 통산 8월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14경기에 출전해 슈팅만 44회나 기록했다. 개인 통산 슈팅 567회를 기록해 108골을 넣은 그에게 슈팅 44회 0골은 초라한 수준이다.
# 표면적 기록에는 큰 차이 없는 케인의 8월 vs. 9월~5, 6월케인은 개인 통산 프리미어 리그에서 90분당 평균 슈팅 4.37회를 기록 중이다. 그가 최근 5년간 8월에 출전한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 기록한 90분당 평균 슈팅 횟수는 4.4회. 즉, 케인은 오히려 시즌 초중반부터 막판보다는 8월에 근소하게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90분당 평균 중거리 슛 횟수도 8월에는 1.7회, 9월~5, 6월에는 1.5회로 공격 패턴의 난이도에도 큰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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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케인이 90분당 평균 상대 골문을 빗나가는 슈팅(off target shots) 횟수도 8월에는 1.4회, 그 이후 기간에는 1.3회로 그의 슈팅 정확도 또한 일정한 편이다. 그렇다고 케인이 8월에만 더 불운했던 것도 아니다. 그가 5년간 8월에 출전한 14경기에서 90분당 평균 상대 골대를 맞춘 횟수는 0.2회에 불과하다. 케인은 9월~5, 6월에도 골대를 맞춘 슈팅 횟수가 90분당 평균 0.1회로 비슷하다.
# 세부 자료로 드러나는 케인의 8월 부진 원인은 상대 수비와의 공간 싸움
그러나 케인의 8월 부진은 유효슈팅 횟수를 비교해 보면 원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축구 통계매체 중 대다수는 슈팅 정확도(shot accuracy)를 책정할 때 선수, 혹은 팀이 시도한 모든 슈팅이 아닌 상대 수비수가 차단하지 못한 유효 슈팅(shots on target)과 빗나가는 슈팅을 합산한 수치를 기준으로 한다. 즉, 이 두 가지 유형의 슈팅 중 유효 슈팅이 차지하는 비율이 슈팅 정확도다.
유효 슈팅과 빗나가는 슈팅만을 기준으로 한 케인의 슈팅 정확도는 8월과 이외 기간 기록을 비교해도 이렇다 할 차이가 없다. 그러나 그는 8월에 기록한 90분당 평균 총 슈팅 4.4회 중 무려 2회가 상대 수비수에 걸려 차단(blocked shots)되며 골문을 위협조차 하지 못했다. 케인이 8월에 시도한 슈팅 중 절반은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가 8월 프리미어 리그에서 90분당 시도한 슈팅 4.4회 중 단 2.2개만이 골문을 향했고, 여기서도 빗나간 슈팅(1.4회)과 골대를 맞춘 슈팅(0.2회)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상대 골키퍼를 위협한 슛은 경기당 1회도 채 안 된다.
반면 케인은 최근 다섯 시즌간 8월 부진을 겪은 후 맞은 9월~5, 6월에는 90분당 평균 유효 슈팅이 2회로 현저히 더 높은 편이다. 게다가 같은 기간 그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되는 횟수는8월과 비교해 딱 절반인 90분당 평균 1회다. 대개 슈팅이 차단되는 이유는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와의 공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무리한 득점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답은 문전에서 밀착 수비를 펼치는 상대 선수를 떨쳐내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애초에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빈 공간을 침투하는 지능적인 움직임이 될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케인이 무려 5년째 매 시즌 개막 후 약 한 달간 슈팅이 차단되는 횟수가 평소와 비교해 두 배나 높다는 건 그만큼 그가 시즌 초반에는 움직임이 비교적 둔하다는 뜻이다. 그는 무득점에 그친 지난 주말 뉴캐슬과의 2018-19 프리미어 리그 시즌 개막전에서 시도한 슈팅 두 개 중 하나는 아예 골문을 벗어났고, 나머지 하나는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되며 '블록 슛'으로 기록됐다.

[그림] 케인의 개인 통산 8월 프리미어 리그 슈팅 위치를 보여주는 차트. 파란색은 유효 슈팅, 빨간색은 빗나간 슈팅, 초록색은 골대를 맞춘 슈팅, 그리고 검은색은 수비수에게 차단된 슈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