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세리에A 최강 유벤투스가 2019/2020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그리고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은 유벤투스와 결별했다.
유벤투스는 8일 새벽(한국시각)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올랭피크 리옹과의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밀리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실패로 2019/2020시즌 유벤투스의 한 시즌 일정도 마침표를 찍었다.
16강 탈락 후폭풍은 사리 감독 경질로 이어졌다. 유벤투스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리그 9연패 기여에 감사하다'며 사리 감독과의 결별을 알렸다.
사리 감독 체제 2019/2020시즌 유벤투스는 세 번의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에 실패했다. 리그 9연패는 달성했지만, 사리 없어도 유벤투스는 이미 리그 8연패를 달성한 세리에A 절대 강자였다.
그렇다면 유벤투스가 사리를 내치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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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리에A
리그 9연패.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2011/2012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유벤투스는 유럽 주요 리그 클럽 중 유일하게 9시즌 연속 세리에A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모든 리그가 그랬지만, 올 시즌 세리에A 또한 코로나 19 확산으로 리그 일정이 연기됐다. 갑작스레 일정이 밀리면서 우승 경쟁에서도 변화가 뒤따랐지만, 최종 승자는 유벤투스였다.
우승은 했지만 압도적인 느낌은 없었다. 2위 인터 밀란과의 승점 차는 1점이었다. 후반기 막판 부진을 고려해도, 경쟁자들의 자멸이 없었다면 리그 9연패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리그 내에서는 절대 강자로 불렸지만, 유벤투스 선수진이 다른 팀보다 탄탄해서 그랬지 사리 감독의 전략이 뛰어난 건 아니었다. 공격은 답답했고 수비는 헐거웠다. 지난 시즌만 해도 리그에서 30골만 내줬던 유벤투스는 사리 감독 부임 첫 시즌(리그)에는 43골을 실점했다. 9연패 기간 최다 실점이다.
Getty# 컵대회 탈락
사리 감독 체제 유벤투스는 총 세 번의 컵대회에 출전했지만 모두 우승에 실패했다. 그리고 이 중 두 번은 이탈리아 국내 컵대회였다.
첫 번째는 코카콜라 슈퍼컵이었다. 라치오와 단판 승부를 펼쳤고, 1-3으로 패했다. 흔히 말하는 잘 싸우고도 패한 경기가 아니었다. 라치오가 잘 잠그다가 단 번에 역습으로 유벤투스 골망을 흔든 게 아니었다. 라치오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유벤투스는 고전했다. 슈팅 기회야 유벤투스가 더 많았다. 그러나 박스 내 유효 슈팅은 라치오가 9개를 유벤투스가 5개를 기록했다. 패스 횟수야 유벤투스가 많았어도 키패스는 두 팀 모두 4개씩 기록했다.
두 번째는 코파 이탈리아다. 지난 시즌 8강에서 아탈란타에 패했던 유벤투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코파 이탈리아 일정이 밀렸고, 밀란과의 준결승 2연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 진출했다. 나폴리전에서 유벤투스는 승부차기 끝에 상대에 덜미를 잡혔다.
앞선 두 번의 컵대회에서 떨어진 유벤투스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나마 여유 있던 올랭피크 리옹을 상대했다. 이번에도 떨어졌다. 1차전에서 0-1로 패했고, 2차전에서는 2-1로 승리했찌만 원정 다득점에서 밀리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9연패를 달성한 팀이 리그1 7위 팀에 덜미를 잡힌 셈이다.
장기전인 리그에서는 스쿼드가 탄탄한 유벤투스가 유리했지만,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무색무취한 모습만 보여주며 오히려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심지어 사리 감독은 '우리는 8경기 중 6경기를 이겼고, 한 경기를 비겼으며, 단 한 경기만 패했다. 그리고 유벤투스는 이 대회에서 저주를 받은 것 같다'는 다소 애매한 기자회견으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돌아온 결과는 경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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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리볼???
유벤투스가 알레그리와 헤어진 이유는 화끈한 공격력을 기대하기 위해서다. 알레그리 축구는 일명 실리축구다. 무게 중심이 아래로 쏠린 탓에 답답한 경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다만 수비진 만큼은 확실했다. 세리에A 기준 지난 시즌 유벤투스는 38경기에서 30실점을 허용했다. 그 전 시즌 실점은 24골이 전부였다. 알레그리 감독 부임 후 유벤투스는 짠물 축구를 앞세워 난공불락 수비진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30실점이 알레그리 유벤투스 체제 최다 실점 기록이었다. 2015/2016시즌에는 38경기에서 단 20골만 허용했다.
올 시즌은 달랐다. 사리 감독 부임 후 첫 시즌 유벤투스는 38경기에서 43실점을 허용했다. 키엘리니와 데미랄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는 있었지만, 유벤투스가 리그에서 40골 이상을 허용한 건 2010/2011시즌 이후 9시즌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참고로 해당 시즌 유벤투스 순위는 7위였다. 다시 말해 9연패 중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8시즌 동안 30골 이상을 내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수비진 균열도 문제지만, 공격진도 답답했다. 첼시 시절부터 의문부호였던 사리볼은 유벤투스에서도 효과가 없었다. 좁은 공간을 활용한 전방 압박이 주무기인 사리 감독 공격 전술은 유벤투스와 어울리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진 구성이었다. 알레그리 감독 시절부터 고질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됐고, 공격진 또한 날카로움이 사라진 상태였다. 압박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중원에서부터 볼 배급이 제대로 이뤄줘야 하지만, 리그에서도 컵대회에서도 사리 체제 유벤투스는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공을 운반하고 직접 공간을 확보하는 디발라가 있는 경기라면 모를까 디발라 없는 유벤투스는 답답함의 대명사와 다름 없었다.
칸셀루 이적 그리고 산드루의 부진 등 측면 수비진 균열에도 별다른 대책이 없던 것도 문제였다. 돌아온 결과는 리그 우승 하나가 전부였다. 모두가 알겠지만 유벤투스에 세리에A 우승은 메인 목표가 아니다. 세리에A 우승은 당연지사고, 컵대회에서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유벤투스 진짜 목표다.
juventus.com세리에A 9연패를 달성한 팀이 프랑스 리그1 7위팀에 밀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떨어진 건 유벤투스로서는 굴욕적인 성적이다. 그리고 돌아온 결과는 사리와의 결별이었다.
나폴리 출신 사리는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으면서 배신자가 됐다. 유벤투스는 위약금까지 물며 사리를 데려왔지만, 한 시즌을 낭비했다. 부폰과 키엘리니 그리고 호날두 같은 노장 선수에게는 시간이 금이다. 그러나 사리 체제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한 시즌을 낭비하고 말았다.
# 사리 감독 부임 이후 유벤투스 성적
수페르 코파 준우승 (VS 라치오 1-3 패)
코파 이탈리아 준우승 (VS 나폴리, 승부차기 패)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라 (VS 리옹, 1승 1패, 원정 다득점 탈락)
세리에A 26승 5무 7패(승점 83점, 76득점, 43실점/ 43실점은 2011/2012시즌 리그 연속 우승 이후 최다 실점)
사진 = Getty Images
그래픽 = 골닷컴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