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홍정운Kleague

‘캡틴 대구’ 홍정운, “복귀전 때 팬들이 내 이름 외쳐줬으면”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부상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게 2020년의 목표입니다.”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 온 대구FC의 센터백 홍정운은 차분하게 새 시즌을 맞는 각오를 밝혔다. 홍정운은 지난해 6월 경기 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고 2019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헤어밴드를 하지 않으면 훈련에 방해를 받을 정도로 긴 머리카락은 재활 기간 동안 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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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근 감독대행은 그런 홍정운을 보며 “예전에 수원에서 함께 뛰었던 아르헨티나 수비수 무사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울산과 수원에서 뛴 무사는 긴 머리카락으로 유명했다. “실제로 정운이가 올 시즌 앞두고 칼을 갈고 있다. 주목해 달라”는 부탁도 하는 이병근 감독대행이었다. 

기나긴 재활을 마친 홍정운은 동계훈련을 누구보다 성실히 소화했다. 2016년 프로 무대에 진입한 그는 2018년부터 대구의 확고부동한 주전 수비수가 됐다. 뛰어난 위치 선정과 수비 리딩으로 스리백의 중심이 되며 2018년 35경기를 소화했고 5득점이나 올릴 정도로 높은 점프를 이용한 공격력도 눈길을 모았다. 

2019년에도 시즌 초반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대구 수비를 잘 이끌었다. 특히 세징야와 함께 2018년 FA컵 우승을 다짐하며 공약한 노란색 탈색 머리로 전방과 후방에서 각각 활약하며 노랑머리 수비수, 초사이어인 등의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홍정운은 6개월의 시간을 날렸다. 대구도 시즌 초중반의 기세가 꺾였다. 정태욱이 분전했지만, 홍정운 부상 전까지 17경기 12실점이던 대구는 이후 21경기 25실점으로 실점율이 상승했다. 무엇보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그라운드 위에서 냉정한 사령관 역할을 하던 홍정운의 난 자리는 확실히 보였다. 

홍정운 개인에게도 그 6개월은 힘든 시간이었다. 그는 “다치고 나니 어쩔 수 없이 팬들에게 잊혀지는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후반기에 몇 차례 ‘대팍’을 방문했을 때는 더 아쉬움이 컸다. 대구는 지난해 전용구장으로의 이전 후 완벽한 축구 도시로 자리 잡았다. 홈 경기 절반 가까이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그런 성원을 그라운드에서 누리지 못한다는 게 홍정운에게는 큰 좌절감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관심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많이 아쉽고 억울했다. 늘 많은 관중과 함께 하니까 홈에서는 지는 경기가 거의 없었다. 이기는 경기를 하고 늘 관심을 받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솔직히 팬들의 관심을 좋아한다. 아내가 맨날 ‘관심종자’냐고 놀린다.”

“팀 동료들이 골을 넣으면 늘 주변에서 사진이 찍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비수는 사진에 얼굴이 잘 안 잡힌다. 사진 기자 분들이 골대 뒤에서 공격수를 잡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이 골을 넣으면 빨리 달려가서 골 세리머니에 가세해서 사진이라도 한 장 더 나오려고 한다.”

팬들의 관심은 홍정운이 프로 무대에 와서 매년 성장하는 자양분이었다. 2018년 결혼 뒤에는 부모님 외에도 아내와 처가 식구들의 격려가 더해졌다. 홍정운은 “장모님이 내가 나오는 기사나 유튜브 영상을 하나도 안 놓치고 다 챙겨보신다. 그런 기대에 늘 부응하고 싶은 게 결혼 이후의 책임감이다”라고 말했다. 

2020년에 홍정운은 지난해 후반기에 날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 다시 뛴다. 올해는 대구의 새로운 주장이라는 역할까지 붙었다. 그는 “나이 상으로는 팀의 중간 정도인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책임감이 클수록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타입이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라며 주장직에 대해 언급할 때는 한없이 신중해졌다. 훈련 전후로 팀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것도 주장의 역할이다. 홍정운은 “책이랑 가깝지 않았는데, 요즘은 책 좀 읽어야 되겠다고 다짐했다. 동료들에게 좋은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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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기른 머리를 개막을 앞두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예정이다. 그는 “주장을 잘 하려면 경기를 잘 해야 하니까 2018년 FA컵 우승 공약처럼 다시 탈색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남해 전지훈련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가 짧은 휴가를 보낸 그는 마루앙 펠라이니처럼 머리를 뽀글뽀글 볶은 베이비펌을 하고 나타나 동료들의 주목을 받았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인 대구의 새 주장 홍정운은 자신의 복귀전에 꿈꾸는 장면 하나를 그렸다. 그는 “크게 내 이름을 외쳐줬으면 좋겠다. 경기 전 출전 선수들 소개할 때 입장터널에 있는데 그때 내 소개 때 관중들이 홍정운을 외쳐주면 정말 큰 힘이 될 거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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