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rpool AC Milan Champions League final 2005Getty

캐러거의 회상 "이스탄불 기적? 밀란이 더 강했지만, 이것이 축구"

[골닷컴] 박문수 기자 = "AC 밀란은 우리를 상대로 114분 동안 믿기 힘든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정확히 15년 전, 그러니까 한국시각 기준으로 5월 26일 새벽. 리버풀 팬들은 천당을 그리고 밀란 팬들은 지옥을 오간 순간이었다. 일명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경기. 축구 팬이라면 당연히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경기다.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던 리버풀. 그러나 후반 9분부터 15분까지 6분이라는 짧은 시간 3골을 몰아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도 좋았다. 승부차기까지 갔고, 결국 리버풀이 밀란을 제치고 통산 5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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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두 팀은 2년 뒤 재대결을 펼쳤다. 아테네에서 열린 2006/2007시즌 대회 결승전에서는 밀란이 2-1로 승리하며 복수에 성공했지만, 축구 팬들 기억 속에서는 '이스탄불의 기적'이 더욱 뇌리를 스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리버풀 후방을 책임졌던 수비수이자 레전드 캐러거가 회상하는 '이스탄불의 기적'은 어떤 경기였을까? 본 매체 '글로벌 에디션'에 따르면 캐러거는 '기적'이라는 단어와 함께 상대팀 밀란을 호평했다. 물론 승자였기에 가능한 얘기겠지만.

'리버풀 에코'를 인용한 보도에서 캐러거는 "경기가 열리기 전, 우리는 밀란이 우리 팀보다 훨씬 더 좋은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면서 "이것이 우리 팀이 승리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보다 더 좋은 팀이 하프 타임 당시 3-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면 '괜찮아. 우리는 해낼 거야. 그리고 경기에 다시금 나설 거야'라고 말하기란 어려울 것이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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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는 "밀란의 경기력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들은 114분이라는 시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경기력 중 하나를 보여줬다. 그 팀원 중 절반은 1년 뒤 열릴 월드컵에서 우승한 선수들이었다. 그 당시 세브첸코는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카카의 경우 호나우지뉴와 함께 몇 년 동안 정점을 찍었던 선수였다. 6분이라는 시간과는 별개로, 밀란은 특별한 경기력을 보여준 특별한 팀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밀란은 소위 말하는 유럽 최고였다. 결승전 라인업만 봐도, 리버풀의 승리는 기적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러나 방심이 문제였다. 1년 전 최고 전력을 구축하고도 밀란은 '리아조르참사' 희생양이 됐다. 4-1로 이기고도, 원정에서 0-4로 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리버풀전도 마찬가지다. 3-0으로 앞서고 있었다. 캐러거 말대로 114분 동안 경기를 지배했다. 운도 없었다. 느슨해졌다. 최고 선수진을 보유하고도, 무관에 그친 게 2004/2005시즌 밀란이다.

캐러거 또한 "이게 축구다. 그리고 우리의 스포츠를 가장 위대한 순간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기형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기적으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 이는 기적이다"라며 기적이라는 단어로 리버풀의 극적인 역전승을 표현했다.

또한 "이스탄불은 특별하다. 우리가 이겼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이보다 리버풀 팬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쳤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경기다. 사람들에게도 어떠한 의미를 준 경기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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