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명수 기자 = 최근 아마존이 공개한 토트넘 다큐멘터리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라커룸 내부 공개이다. 경기를 앞두고 기도하는 무리뉴 감독, 팀 연설에 나선 케인, 열심히 박수 치며 독려하는 손흥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존은 경기장 라커룸, 이동 통로, 훈련장 곳곳에 고정식 카메라를 설치하고 1년 가까이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에서 라커룸은 카메라가 출입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지도자들은 ‘전력 노출’ 등의 이유를 들며 촬영을 꺼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K리그도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구단들은 라커룸 내부를 공개하며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K리그1에서 포항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항은 자체 채널 ‘포항항 TV’를 통한 뉴미디어 홍보가 돋보인다. 최근 상주에서 전역한 강상우를 국군체육부대에서 태워 송라클럽하우스로 데려오는 장면을 라이브로 방송해 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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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도 팬들에게 공개한다. 이 자리를 통해 경기 후 김기동 감독과 주장단의 연설을 들을 수 있다. 포항 관계자는 “김기동 감독님께서 라커룸 촬영을 흔쾌히 허락하셨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하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주장 김광석 선수를 비롯해 최영준, 심동운 등 고참 선수들에게 사전에 언지를 주고, 나머지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선수들도 거리낌 없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K리그2에서 수원FC와 제주가 라커룸을 공개한 팀들이다. 수원은 ‘비프로일레븐’의 전력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어떻게 하프타임에 작전지시를 내리는지 자세히 보여줬다. 전력분석관이 전반 42분경, 미리 라커룸으로 내려가 분석 자료를 세팅하고, 김도균 감독이 연설을 통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불어 넣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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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선수단은 남기일 감독과 ‘최고참’ 정조국이 선수들을 격려하는 연설을 마친 뒤 퇴근한다. 라커룸 캠을 통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제주는 3연승을 달리며 승점 34점으로 K리그2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제주 관계자는 “분위기 좋을 때 카메라를 슬쩍 라커룸에 넣어봤다. 감독님도 그렇고 전혀 꺼리지 않는다. 전력이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장면이기 때문에 오히려 좋아하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은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시즌 전 미리 선수단 지원팀과 협의를 통해 구단의 일거수일투족을 담기로 했다. 국내에서 화제를 모은 ‘죽어도 선덜랜드’를 모티브로 삼았다. 인천 관계자는 “미리 사전에 협의 된 내용이기 때문에 선수단도 카메라를 꺼리지 않는다. 감독님 역시 미디어 친화적이시기에 사전에 설명만 된다면 촬영에 적극 협조하신다”고 덧붙였다.
라커룸은 선수단의 모든 것이 담긴 공간이다.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인 라커룸 공개는 구단을 향한 관심뿐만 아니라 선수단에 동기부여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미디어에 쉽게 공개되지 않는 공간을 과감히 공개한 각 구단 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