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제주] 박병규 기자 = 성남FC 김남일 감독의 축구 철학은 틀을 깨는 유연함, 즉 창의력이다. K리그1 막내 감독다운 젊은 사고다.
김남일 감독은 현역 시절 카리스마의 대명사였다. 플레이 스타일도 거칠었고 소신 있는 사이다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코치였던 그는 팀 내 기강에 관해 ‘빠따(배트)라도 들고 싶었다’는 농담을 던졌지만 의도와 달리 영향이 커졌다. 성남 감독 부임 후 “빠따가 아니라 버터 같은 감독이 되겠다”며 김남일다운 화법으로 대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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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된 그는 현역 시절 성격과 정반대가 되었다. 그는 사이다 같은 발언보다 ‘신중한’ 발언을 택하게 되고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히 신경 쓰고 있다. 지난 성남 감독 취임식 때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는데 평소와 달리 긴장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다.
성남은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전지 훈련 중이다. 애초 경상남도 거제에서 국내 전지 훈련을 진행 중이었지만 강한 바람과 좋지 않은 잔디 상태 때문에 급히 장소를 변경했다
이제 막 프로 감독에 올라선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남일 감독은 “선수 시절 감독님을 바라보는 시선과 코치 때 바라보는 시선과는 또 다르다. 선수 때는 선수로서 해야 하는 일, 코치 때는 감독님을 보좌하는 것에만 신경 썼는데 감독이 되니 무게감부터 다르다”고 했다. 그는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나 혼자가 아닌 수많은 사람들을 함께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을 유독 느끼고 있다”며 감독이 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부드러운 감독’을 선언했다. 이는 외부 시선이 아니라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의 방향이기도 하다. 김남일 감독은 “성남에 부임하면서 팀 분위기 전환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경직된 분위기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경기장에서 창의적인 모습이 나타난다”고 했다.
김남일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들이 제가 한마디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조언이 지적이 될 수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미지와 달리 그는 팀 내에서 부드러운 ‘엄마’ 역할이다. 강하고 잔소리 많은 ‘아빠’ 역할은 정경호 수석코치다. 그는 “정경호 코치에게 악역을 맡겼다. 누군가 강하면 누군가는 다독여주어야 선수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엄마 역할은 저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
훈련에서도 젊은 감독다운 창의력과 신선함이 나타난다. 김남일 감독은 광주FC 박진섭 감독과 함께 K리그1 12개 구단 중 막내 감독이다. 성남은 1차 전지 훈련에서 전술 훈련에 초점을 맞추었다.
박병규대부분의 구단이 1차 전지 훈련에서 체력을 먼저 끌어올리지만 김남일 감독은 틀을 깼다. 그는 “새로운 팀이 되었으니 전술의 먼저 입히고 적응시키고 싶었다. 이전 성남의 틀과 색이 있었기에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전술을 팀에 이식시키고 2차 전지 훈련부터 체력과 실전 감각을 올리며 디테일을 잡으려 한다”며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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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되기 전까지의 숱한 경험도 녹여 낼 생각이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다양한 지도자들과 함께하였고 그분들의 장점을 하나씩 팀에 녹이려 한다. 언젠가 제가 감독이 되면 적용해봐야지 하는 것들을 시도해 보는 중이다”며 설명했다.
예를 들어 팀 분위기 면에서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을 많이 본받았다. 김남일 감독은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중 선수들과 격 없이 편하게 지내고 형님 같은 리더십은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부드러운 감독이 되는 것에 크게 작용했다”고 했다.
[2편에 계속]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닷컴 박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