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mbia Startinghttp://lineupbuilder.com/new.php

'케이로스 색채 입힌' 콜롬비아, 누가 나와도 실점은 없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콜롬비아가 파라과이와의 2019 코파 아메리카 B조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대거 로테이션을 돌리고도 1-0으로 승리하며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명불허전이다. 케이로스 감독에게 어울리는 표현이다. 콜롬비아가 케이로스의 팀답게 짠물 수비를 자랑하면서 2019 코파 아메리카 조별 리그 3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더 놀라운 점은 이번 파라과이와의 조별 리그 최종전에선 카타르와의 2차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했을 때 후안 콰드라도 한 명을 제외한 10명의 선수들을 전원 교체했다는 데에 있다. 심지어 콰드라도조차도 이전 2경기와 다르게 위치를 변경했다(이전 2경기에선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으나 파라과이전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즉 포백과 3명의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골키퍼까지 다 바꾸고도 무실점으로 승리한 콜롬비아이다.

Colombia Startinghttp://lineupbuilder.com/new.php
사진 설명: 왼쪽 카타르전 선발 라인업 & 오른쪽 파라과이전 선발 라인업

당연히 콜롬비아 선수들 중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건 콰드라도가 유일하다. 심지어 3경기에 모두 출전한 선수도 콰드라도와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그리고 주장 라다멜 팔카오 3명 밖에 없다. 콰드라도는 3경기 모두 중간에 교체됐다. 즉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전무하다. 베스트 일레븐 선수들의 체력을 최대한 안배하면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콜롬비아이다.

콜롬비아가 코파 아메리카 조별 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둔 건 2001년 코파 아메리카 이후 처음이다. 2001년 코파 아메리카는 자국에서 열린 대회로 당시 콜롬비아는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래저래 기분 좋은 조별 리그 3전 전승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콜롬비아는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습성이 있다. 콜롬비아의 황금기였던 1990년대엔 불세출의 천재 플레이메이커 카를로스 발데라마와 야수같은 운동 능력을 자랑하던 공격수 파우스티노 아스피리야, 다재다능한 공격형 미드필더 프레디 링콘을 중심으로 화끈한 축구를 구사했다. 심지어 골키퍼 레네 이기타마저도 드리블과 공격을 즐겨해 '광인(El Loco)'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였다.

발데라마 은퇴 이후 암흑기를 걷던 콜롬비아는 2010년대 중반, 플레이메이커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간판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 측면 스페셜리스트 콰드라도를 중심으로 선배들의 공격 축구 전통을 계승하면서 다시금 세계 축구계의 중심부로 떠올랐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 것.

하지만 콜롬비아는 수비 불안 문제로 번번히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특히 1994년 미국 월드컵 예선에서 콜롬비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전 전승(2-1 승, 5-0 승)을 거두면서 축구 황제 펠레로부터 우승후보 1순위라는 평가를 들었으나 정작 월드컵 본선에서 루마니아와 미국에게 패하면서 1승 2패 A조 최하위로 조별 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콜롬비아는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 호세 페케르만 체제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에 진출했고, 2015 코파 아메리카 8강에 이어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온(100주년)에서 준결승에 오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에게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쉽게 16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에 콜롬비아 축구협회는 강수를 던졌다. 월드컵 이후 아르투로 레예스 임시 감독(그는 원래 20세 이하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 4번의 평가전을 소화한 콜롬비아는 심사숙고 끝에 2019년 2월, 수비 축구의 대명사인 케이로스와 감독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공격은 팔카오와 하메스, 두반 사파타, 콰드라도 같은 뛰어난 개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에게 의존할 수 있는 만큼 콜롬비아의 고질적인 약점인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케이로스 감독 부임 후 한 달 만에 치러진 아시아 평가전에서 콜롬비아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으나 한국 원정에서 1-2로 패하면서 다소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콜롬비아는 평가전 2경기와 코파 아메리카 조별 리그 3경기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면서 케이로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케이로스 부임 후 콜롬비아는 6승 1패에 6경기 무실점에다가 무려 482분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물론 콜롬비아답지 않은 느낌이 드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 라인이 간격을 좁게 가져가면서 상대에게 슈팅을 때릴 공간을 내주지 않는 콜롬비아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격에서는 지나치게 역습과 세트피스에 의존하는 경향성이 있다.

그럼에도 어떤 선수가 나오더라도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는 건 분명 토너먼트에서 이점으로 작용한다. 적어도 안정성에 있어서 만큼은 이번 코파 아메리카 참가국 중 가장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6 코파 아메리카 때처럼 코스티라카에게 2-3으로 패하거나 준결승전에서 칠레에게 무기력하게 0-2로 패할 일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콜롬비아는 파라과이전에 10명의 선발 선수를 교체하면서 2001년 코파 아메리카 이후 18년 만에 23인 선수단 중 22명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참고로 2001년 코파 아메리카는 자국에서 열린 대회로 결승까지 진출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엔 조별 리그 3경기에서 22명의 선수를 활용한 콜롬비아이다. 케이로스가 버티고 있는 이상 콜롬비아는 어떤 선수가 나오더라도 수비에서만큼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케이로스의 힘이다.


# 케이로스 콜롬비아 부임 후 성적

2019년 3월 22일 vs 일본: 1-0 승(평가전 원정)
2019년 3월 26일 vs 한국: 1-2 패(평가전 원정)
2019년 6월 03일 vs 파나마: 3-0 승(평가전 홈)
2019년 6월 09일 vs 페루: 3-0 승(평가전 원정)
2019년 6월 15일 vs 아르헨: 2-0 승(코파 아메리카)
2019년 6월 19일 vs 카타르: 1-0 승(코파 아메리카)
2019년 6월 23일 vs 파라과이: 1-0 승(코파 아메리카)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