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좌우 측면 수비수(풀백)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활약 덕에 3-1로 승리했다.
리버풀과 맨시티의 맞대결은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우승 판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매치업으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리버풀이 안필드 홈에서 맨시티를 3-1로 꺾으며 승점 차를 9점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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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리버풀은 많은 선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먼저 리버풀이 자랑하는 '마누라(사디오 마네-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 공격 트리오는 피르미누의 조율 속에서 마네와 살라가 사이좋게 팀의 2번째 골과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맨시티의 강점으로 평가받았던 중원 싸움에서도 리버풀이 도리어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는 이른 시간(전반 6분) 기선을 제압하는 귀중한 선제골은 물론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고, 주장 조던 헨더슨은 측면으로 자주 빠지면서 양질의 크로스를 전방에 공급했으며(이 과정에서 리버풀의 마지막 골인 마네의 헤딩골을 어시스트),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은 97.1%의 높은 패스 성공률에 더해 뛰어난 전진성으로 맨시티의 강력한 압박을 풀어나갔다.
그럼에도 리버풀이 가장 앞섰던 지점은 바로 측면 싸움에 있었다. 이에는 리버풀이 자랑하는 좌우 풀백 로버트슨과 아놀드의 역할이 지대했다. 실제 점유율 자체는 맨시티가 리버풀에 55대45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리버풀은 아놀드와 로버트슨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 흐름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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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들의 볼 터치 횟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놀드는 89회로 리버풀 선수들 중 최다였고, 로버트슨이 60회로 미드필더 삼인방(파비뉴-헨더슨-바이날둠)과 마누라 공격 트리오보다 더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다(바이날둠 50회, 마네49회, 파비뉴 45회, 피르미누 38회, 살라 37회, 헨더슨 28회). 게다가 둘은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2회로 마네와 함께 리버풀 선수들 중 공동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점은 바로 로버트슨과 아놀드가 길게길게 크로스를 주고 받으면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맨시티의 자랑인 중앙 미드필더 라인은 머리 위로 넘어다니는 크로스를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통상적으로 풀백들이 크로스를 주고 받으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건 드문 일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좌우 풀백들의 크로스가 워낙 정교하다 보니 자주 발생하는 장면이다. 아놀드는 총 5회의 크로스를 로버트슨에게 정확하게 배달했고, 로버트슨 역시 2회를 연결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리버풀의 2번째 골이 터져나왔다. 전반 13분경 아놀드가 크로스로 길게 반대편 측면으로 넘겨주었고, 이를 받은 로버트슨이 크로스를 올린 걸 살라가 헤딩 슈팅으로 2번째 골을 성공시킨 것. 마네의 3번째 골(후반 5분) 역시 아놀드의 전진 패스가 기점으로 작용했다(아놀드의 전진 패스를 받은 헨더슨이 측면 돌파하다 올려준 크로스를 마네가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이 경기에서 로버트슨은 도움을 추가하면서 2018/19 시즌 EPL 개막을 기준으로 이번 경기까지 세트피스를 제외한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12도움을 올렸다. 이는 EPL 전체 1위에 해당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세트피스 상황까지 합치더라도 로버트슨과 아놀드는 2018/19 시즌 개막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EPL에서 15도움을 사이 좋게 기록하면서 본머스 측면 미드필더 라이언 프레이저(16도움)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도움을 올리고 있다. 특히 2019년 들어 둘의 도움 수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둘은 2019년 12도움을 사이좋게 기록하면서 EPL 전체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풀백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도움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는 두 선수이다.
리버풀 코치 펩 레인데르스는 과거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있어 꿈과도 같은 팀 플레이에 의한 골(Our dream team goal)은 아놀드의 크로스에 이은 로버트슨의 골이다. 그들은 정확한 상황에 속도를 높이는 법을 알고 있다"라며 풀백들이 합작하는 골이 본인에게 있어서 가장 로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맨시티전에서 비록 로버트슨과 아놀드가 직접적으로 골을 합작한 건 아니지만 둘의 장거리 크로스로 살라의 결승골을 이끌어내면서 레인데르스 코치의 꿈을 일정 부분 실현시켜주었다. 둘의 크로스는 리버풀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공격 루트 중 하나이다.
# 2018/19 시즌 이래로 EPL 최다 도움 TOP 5
1위 라이언 프레이저(본머스): 16도움
2위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리버풀): 15도움
2위 앤드류 로버트슨(리버풀): 15도움
2위 에당 아자르(첼시): 15도움
5위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 13도움
Getty/Go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