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앞선 칼럼에서는 한국 프로축구단이 갖춰야 하는 바람직한 18세 이하 유소년 팀 구조에 대해서 제안을 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서유럽의 구단에서 수십년간 체계를 갖춘 19세부터 23세까지의 A팀 산하(A팀은 Adult 팀 혹은 Professional 팀을 일컫는다) 리저브 팀의 구성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다.
유망한 선수의 발굴과 18세 이후의 선수들의 경기력 개발에 있어, 한국의 프로축구와 서유럽의 프로축구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리저브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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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18세 이후의 선수들이 프로 직행하긴 하지만,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고교와 프로의 수준 차이는 아주 크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리그가 U리그, R리그, N리그, K3리그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리그 중 U리그 정도가 그나마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많은 K리그 스카우터들이 선수 선발을 위해 경기를 본다. 하지만 서유럽의 리저브 시스템에 비해선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이번에 소개하려는 스페인, 독일 등의 리그는 아주 체계적인 리저브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8세 리그와 프로 리그는 경기의 구성, 템포, 전술, 피지컬 등 모든 분야에서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으로 가서 전공을 학습하고, 사회로 진출한다. 이처럼 스페인, 독일 등의 프로축구에서는 18세 이후에 19세-23세로 이어지는 (각 구단 혹은 리그에 따라 연령 구분은 달라진다) 리저브 팀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직장 생활하기 전에 대학 교육을 받는 것처럼 프로축구 선수가 되기 직전에 18세 때보다 더 강도 높고, 프로에 가까운 경기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게 된다. 이러한 구성이 독일, 스페인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논의되어 리그 구조에 담기게 되었다.
Getty Images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모든 분데스리가(1부 리그) 클럽의 23세 팀(K리그의 2군팀에 해당)이 3부 리그(전국)와 4부 리그(권역) 혹은 5부 리그(지역)에 속해 승강이 가능한 리그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18세 이후부터는 19세 및 23세 팀 계약을 하게 되는데, 구단의 정책에 따라서 1군에 등록되어 언제든지 콜업이 가능하도록 규정화 되어 있다. 이렇게 A팀, 23세, 19세 팀이 훈련 성과나 잠재력 등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올리거나 내리는 등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직업 프로축구선수가 될 수 있도록 아주 유연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프로축구선수라는 직업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가듯 프로선수들과 훈련하고, 분데스리가 경기의 벤치에도 앉아보면서 분위기 적응도 하고, 경기 막판 5~10분이라도 뛰며 경험을 쌓는 등이 필요하다. 독일, 스페인 등의 주요 리그는 이런 육성 체계를 갖춤으로써 자국 선수들과 홈 그로운(Home grown) 선수들을 발굴하고, 성적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오고, 향후 이적료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라리가 발렌시아의 이강인도 이런 체계에서 만들어진 홈 그로운 선수이다.
Goal Korea반면에 K리그는 어떨까? 리저브 리그 격인 R리그는 그들만의 리그이다. 경기장엔 관계자 뿐이다. 물론 선수를 팀에 잡아 둘 수 있는 수단이다. 하지만 많은 고교 졸업 선수들이 R리그보단 유럽의 변방리그라도 진출하고 싶어한다. 18세 선수가 프로에 직행하더라도 대부분 2군으로 간다. 1군과 종종 훈련은 같이 하지만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되진 않는다. 운이 따르는 선수는 1군으로 올라가 잠재력이 터지면 꾸준히 뛰는 프로 선수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계약 종료와 함께 방출된다. 가끔은 U리그 선수들의 테스트 현장이 되는 등 순기능도 하지만, 그 운영과 경기력의 강도, 1군과의 협력관계를 통한 선수 개발의 수준이 너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섰던 대표팀을 예로 들어보자. 과연 그 선수들 중 지금도 K리그 1, 2에서 출전 시간을 제대로 부여 받아 경기 경험을 쌓고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될까?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및 해외 진출이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K리그 구단들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하는 이적료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실제 프로경기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해외 구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는 일반 학생에게 대학 과정과 같은 체계적인 리저브 시스템을 선수들에게 마련해 줘야 한다. 현재 2부 이상의 성인축구 디비전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하고, K리그 구단이 실업축구의 예산을 지원받아 산하 리저브 리그를 K3리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찾아서 체계적인 프로축구선수 육성 체계를 시급하게 구조화 해야 한다. K3 혹은 U리그 팀을 잘 활용하여, 리저브 팀을 대체할 수도 있다.
한편,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프로 구단은 벨기에 등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하위에 속하지만 경기력이 뛰어난 리그의 구단을 인수하거나 파트너십 등의 방법으로 18~23세 사이의 선수들을 보낸다. 이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며 경험과 기량을 쌓고, 1~2 시즌 이후 복귀 또는 이적하며 구단의 관리를 받는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는 18세 직후 선수들과 기존 성인 선수들의 기량 차가 크기 때문에, 유스 팀에서 바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지역에서 선수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연령별 국가대표팀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18~23세의 재능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므로 이 같은 방법으로 육성 체계를 구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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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마케팅 대행사 스포티즌에서 소유하고 있는 투비즈(AFC Tubize)가 얼마전까지 벨기에 2부 리그에 있었다. 이런 플랫폼을 활용하여 개점 휴업 중인 18~23세의 프로 구단 소속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면, 최소한 현재의 구조적인 문제는 일부라도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결론은 K리그 유소년 육성이 좀더 체계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맹이 직접 나서서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대한축구협회 및 이해 관계자들에게 요구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게 압축 성장을 하지 않으면, 선진 축구를 따라잡기 힘들다. 유소년 시스템의 변화 없이는 4년에 한번씩 세계의 벽은 높았다는 문구를 볼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부에서 재무학을 전공, 리버풀 축구산업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6년부터 7년 간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발전기획팀, 기술교육국에서 근무하였다. 부산아이파크 홍보마케팅 실장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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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etty Images / 대한축구협회 / 한국프로축구연맹 / 골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