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강습회대한축구협회

[최호영의 축구행정] 축구 지도자 자격증 논란과 제언

[골닷컴] 최근 대한체육회가 모든 국가대표 지도자는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이상의 자격증을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축구를 비롯한 프로 종목은 2023년 1월부터 규정을 적용한다고 시점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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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대한체육회는 모든 종목의 국가대표 지도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증하는 2급 이상의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취득 의무화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모든 종목이라 함은 국제연맹이나 대륙 연맹, 또는 국내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체계적인 지도자 자격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종목까지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축구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지도자 자격증 (국내 기준으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자격증) 외에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이 있어야 체육회 주관의 국제대회(동/하계 올림픽, 동/하계 아시안게임 등)에서 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 단 월드컵은 FIFA 주관이라 관계없다.

기본적으로 축구는 20여년 전부터 시작한 각 대륙별 지도자 라이선스 체계가 온전한 형태를 갖추어 현재는 대륙 내 각국 회원 축구협회 간 등급별로 자격증 사용이 가능하다. AFC의 경우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다양한 연령별, 기능별 자격증 종류가 있으며, 최소 1주부터 길게는 몇 개월에 걸친 과정을 통해 전문적인 축구지도자가 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에도, AFC 회원국 내에서는 동일하게 지도자 자격을 가지고 팀을 지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한축구협회 자격증을 취득해도 호주축구협회나 일본축구협회에 등록된 팀을 지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도자  강습회대한축구협회

필자는 대한축구협회 근무 당시, 파주NFC에서 지도자 자격증 코스 운영 및 지도자 교육 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 문제에 직면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대한체육회와 비슷한 갈등이 있었는데, 가장 아쉬웠던 점은 단 한 번도 이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내법 상 대한축구협회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라는 사실 때문에 일방적으로 규정을 따라야 하는 경향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가맹단체이기도 하지만, FIFA와 AFC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축구 단체이며,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아니더라도, FIFA와 AFC가 주최하는 국제대회에는 참가할 수 있다.

FIFA 지도자 자격증은 기능 및 기술 등 이른바 전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대한체육회의 전문스포츠지도사(축구) 자격증과는 비교할 수 없다. 단지 일부 교양 과목 및 기술과 기능 외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스포츠지도사 과정이 더 심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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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한체육회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은 아쉬움이 남는다. 공청회를 진행하며 면밀한 검토를 했다는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와 협의를 통해 기존 축구 지도자 자격증 과정에 추가로 대한체육회 자격증의 일부분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과정을 제공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특히 AFC 지도자 자격증 과정에는 축구의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비중이 높다. 그럼 대한체육회 자격증 내용 중 기술을 제외한 일부 과정을 추가하여 운영해, AFC 지도자 자격증 및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물론 세부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의를 통해 축구 지도자들이 혜택을 받는 방향과 자격증의 공신력이 유지되는 결론 도출이 중요하다.

*필자는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부에서 재무학을 전공, 리버풀 축구산업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6년부터 7년 간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발전기획팀, 기술교육국에서 근무하였다. 부산아이파크 홍보마케팅 실장도 역임한 바 있다.

#본 외부 필진 칼럼은 골닷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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