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베이징 궈안에서 뛰고 있는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의 유럽 도전이 축구계와 팬들의 큰 관심이었다. 결과적으로 베이징에 잔류하게 되었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이적 추진 과정과 성사되지 못한 이유 등에 다뤄보려고 한다.
김민재는 아시아 최고의 젊은 수비수 중에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병역 의무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유로워져, 유럽 도전에 좋은 조건을 확보해둔 상황이었다.
연세대학교와 내셔널리그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성인축구를 경험한 뒤, 전북현대의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아 프로선수가 되었다. 이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활약했고, 지난해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당시 이적료 60억원 수준의 대형 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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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김민재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기사가 쏟아졌고, 이후 라치오, PSV 등 다른 유럽의 명문 구단들과 연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올여름 김민재의 유럽 도전은 안타깝지만 좌절되었고,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럽 구단이 유럽 경험이 전무한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데 200억원 가까운 이적료를 지불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구단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이적료 가용 범위 자체가 크게 줄었다. 베이징에서 제시한 1500만 달러(약 180억원)의 이적료를 지급할 수 있는 구단은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이상 구단 밖에 없다. 김민재가 아시아 최고 센터백이긴 하지만, 위험 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 구단이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분데스리가로 따지면 유럽대항전에 나갈 정도 규모의 구단이 50~70억원, 그 외 구단은 10억원 대가 아시아 선수에게 투자할 수 있는 규모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도 10억원 대 이적료로 홀슈타인 킬로 이적한 사례가 있다. 그 또한 전북에서의 연봉을 일부 포기한 것이라고 하니, 유럽이 아시아 축구를 생각하는 가치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둘째, 베이징과의 현재 계약이 2021년 12월 31일까지로 되어있고, 추가로 구단 요청으로 1년 추가 총 2시즌이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은 김민재의 이적료를 높게 책정했다.
셋째, 올 봄에 이슈가 되었던 모 유튜브 방송에서의 발언 때문에 베이징 구단과의 갈등이 있었다. 오해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베이징 구단이 이적에 소극적으로 대응했을 가능성도 있다. 방송에서 구단의 문제점을 말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선수를 고용한 구단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 있다. 당시 중국 내 언론 반응을 보면 베이징 구단의 감정이 더 안 좋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이적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중 이적료 차이가 가장 큰 이유로 사료된다. 지금도 많은 유럽 클럽들이 한국 선수들을 주시하고 영입 제안을 계획한다. 하지만 항상 구단간 이적료가 걸림돌이 된다. 옆 나라 일본을 살펴보면, 대승적 차원에서 이적료를 일부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브릿지 이적 등의 방식을 통해 미래 수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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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이적이 거의 성사된 것처럼 나왔을까? 그 이유는 이번 이적을 추진한 에이전시 영향으로 보인다. 여러 매체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김민재는 포르투갈 에이전시를 통해 이적을 추진했다. 이 에이전시가 언론 플레이를 능숙하게 한 듯하다. 포르투갈의 전형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보통 포르투갈 클럽들이 이적료 매출이 높은데, 이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유럽의 업계 종사자들이 말하는 바다. 이를 통해 선수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높이곤 한다.
김민재는 PSV와도 링크가 났는데, 현재 감독이 베이징 감독이었던 로저 슈미트이다. 이런 연계성으로 실제 구단이 고려했던 영입 의지에 비해 부풀려 언론에 노출되었다. 또 이탈리아 모 구단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 몇몇 세리에 구단들의 영입 의지도 국내에 보도된 것보다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국가대표 선배 손흥민이 구단에 김민재 이적을 요청했다는 기사도 있는데, 이는 과장이다. 구단이 김민재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 차원에서 손흥민에게 물어볼 순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 손흥민의 소속사가 김민재 이적을 추진한 포르투갈 에이전시와 계약 관계가 아닌 이상, 그럴 이유도 없다.
김민재의 이번 유럽 도전 실패는 여러모로 아쉽다. 물론 선수 본인이 가장 안타깝겠지만 말이다. 마음을 잘 추스려 베이징에서 다시 한번 활약해, 언젠가 꼭 자신이 원하는 유럽 진출에 성공하기를 응원한다. 그 기회가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또 찾아올 수도 있다.
*필자는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부에서 재무학을 전공, 리버풀 축구산업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6년부터 7년 간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발전기획팀, 기술교육국에서 근무하였다. 부산아이파크 홍보마케팅 실장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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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etty Images, 대한축구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