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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1년 독일, 사네-나브리 양날개로 부활할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독일의 신형 날개 르로이 사네와 세르지 나브리가 2경기 연속 득점포인트를 적립하며 침체기에 빠진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독일이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펠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UEFA 네이션스 리그 A그룹 1조 최종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미 독일은 일찌감치 B그룹 강등이 확정된 만큼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네덜란드전에 나섰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5-0 대승을 거둔 지난 러시아와의 평가전과 마찬가지로 티모 베르너를 중심으로 사네와 나브리로 이어지는 신예 공격 트리오를 가동했다. 이는 주효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세적으로 나선 독일은 9분경 나브리의 센스있는 원터치 패스를 받은 베르너가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19분경 독일 플레이메이커 토니 크로스의 롱패스를 받은 사네가 접는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제치고선 때린 왼발 중거리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어 추가 골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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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roy SaneGetty Images

기세가 오른 독일은 이후에도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30분경엔 나브리가 단독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전반 39분경엔 독일 왼쪽 윙백 니코 슐츠의 크로스를 나브리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넘어갔다.

후반에도 독일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브리의 역습에 이은 패스를 베르너가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다시 후반 17분경에도 나브리의 역습에 이은 길게 찔러준 전진 패스를 베르너가 페널티 박스까지 돌파해 들어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뢰브 감독은 이 공격이 끝나고 곧바로 베르너를 빼고 마르코 로이스를 교체 출전시키며 제로톱 전술을 실험했다. 다시 4분 뒤엔 나브리를 빼고 토마스 뮐러를 투입했다. 뮐러에게 센추리 클럽 가입(A매치 100경기 출전)을 선사하기 위함이었다. 마지막으로 후반 34분경 사네 대신 레온 고레츠카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 삼각편대를 모두 바꾸었다.

하지만 공격을 주도하던 세 선수가 빠지면서 독일의 공격은 무뎌졌고, 네이션스 리그 준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선 최소 무승부가 필요했던 네덜란드가 핵심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를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면서 파상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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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독일은 이들이 교체되기 이전까지는 네덜란드에게 유효 슈팅을 단 1회만 허용할 정도로 압도하고 있었다(독일은 총 슈팅 10회에 유효 슈팅은 5회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이 빠지면서 네덜란드가 독일에 슈팅 숫자에서 4대3으로 비록 하나 차이긴 하더라도 더 많이 기록하기 시작했다. 

결국 독일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네덜란드 측면 공격수 퀸시 프로메스의 중거리 슈팅에 추격하는 골을 허용한 데 이어 인저리 타임에 판 다이크에게 동점골마저 헌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비록 독일은 네덜란드와의 A그룹 1조 최종전에서마저도 2-2 무승부에 그치며 네이션스 리그에서 2무 2패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으나 수확은 있었다.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사네와 나브리의 활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걸 네덜란드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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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네는 지난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있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A매치 15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골이 없었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초기만 하더라도 활약상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골운이 지독히도 따르지 않았고, 무득점 경기가 늘어날수록 조급해지면서 무리한 플레이를 남발하다 경기력까지 안 좋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그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최종 명단에서 아쉽게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경기 시작 7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감격적인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그는 네덜란드전에서도 골을 추가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42분경 엔드 라인을 타는 묘기와도 같은 드리블을 구사하며 네덜란드 수비들을 제치는 모습을 그의 자신감이 절정에 올랐다는 걸 방증하는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브리는 2016년 11월 11일에 열린 산 마리노와의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 해트트릭을 장식하며 대표팀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으나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0월 16일, 프랑스와의 네이션스 리그 경기에서 근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뢰브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사네의 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40분경 골까지 넣으면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데 그는 이번 네덜란드전에선 베르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2경기 연속 득점포인트(골+도움)를 적립했다. 네덜란드전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는 4회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였다. 

최근 독일의 고질적인 문제는 바로 공격진의 파괴력 부족에 있었다.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골을 넣지 못해 고전하다 종국엔 무승부로 끝나거나 패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실제 독일은 사네와 나브리가 처음으로 동시에 선발로 출전한  10월 16일 프랑스와의 네이션스 리그 원정 경기가 있기 이전까지 2018년에 치른 A매치 10경기에서 단 8골에 그쳤다. 

이것이 독일이 대표팀이 설립된 이래로 1년 기준 최다 패(6패)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80년 만에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 승률(31%)과 경기당 승점(1.15점)은 1964년 이래로 가장 낮았고, 골득실은 -3으로 1956년 이래 최악에 해당했다. 이에 더해 경기당 득점은 1.08골로 1950년 이래로 가장 적었다. 당연히 독일 축구사를 통틀어 2018년이 최악의 일년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10월 13일, 네덜란드와의 네이션스 리그 원정에서 0-3 치욕적인 대패를 당하자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나브리와 사네를 가동한 독일은 1-2로 패하긴 했으나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데 이어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3-0 대승을 거두었고, 네덜란드전에서도 이들이 교체되기 이전까지 2-0으로 이기고 있었다. 오랜 기간 골 가뭄에 시달렸던 원톱 공격수 베르너 역시 네덜란드전에 골을 넣으며 A매치 751분 무득점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이에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이들을 가리켜 '터보 트리오'라고 지칭했다. 이제 독일은 사네와 나브리, 베르너의 스피드를 극대화하는 공격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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