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공격 부진 속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단행한 수비에서도 3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다.
첼시와의 2019/20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개막전 4-0 대승의 기쁨도 잠시, 맨유가 흔들리고 있다. 맨유가 최근 EPL 3경기에서 2무 1패에 그치면서 7위로 내려왔다. 현지일 기준 일요일 경기에서 에버턴과 토트넘이 승리한다면 자칫 9위까지 밀려날 수도 있는 맨유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정이 어려웠던 것도 아니었다. '강팀 킬러' 울버햄튼 원더러스 원정에서 1-1 무승부에 그칠 때만 하더라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어진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졸전 끝에 1-2로 패했다. 주말 사우샘프턴과의 원정에서도 먼저 선제골을 넣고도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맨유 정도의 명성을 가진 팀이라면 팰리스와 사우샘프턴 상대로는 무조건적인 승리를 거둘 필요성이 있었다.
공격은 원래부터도 문제로 지적되던 부분이었다. 안 그래도 맨유의 공격은 꾸준함이 떨어지는 편에 속했다. 이러한 가운데 여름 이적시장에서 다니엘 제임스 영입을 제외하면 그 이상의 공격수 추가 보강은 없는 상태에서 로멜루 루카쿠와 알렉시스 산체스가 동시에 팀을 떠났다. 산체스는 논외로 치더라도 루카쿠는 지난 시즌 부진하다는 평가를 듣던 와중에도 EPL 13골 포함 공식 대회 15골로 폴 포그바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였다. 맨유 공격수들 중에선 가장 많은 골을 책임지는 선수였다.
그나마 맨유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수비 보강에 있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전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와 떠오르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아론 완-비사카를 영입하면서 대대적인 수비 보강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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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맨유가 영입한 선수들은 시즌 초반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팬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제임스는 2경기 연속 골 포함 3골을 넣으면서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매과이어는 안정적인 수비로 맨유 포백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완-비사카 역시 장기인 태클을 바탕으로 단단한 대인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으면서 실점을 반복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먼저 매과이어의 파트너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앙 수비수 빅토르 린델로프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제공권에서 고질적인 약점을 드러내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팰리스와의 경기에선 32분경 제프리 슐루프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밀리면서 선제골을 허용했다(슐루프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조던 아이유가 받아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번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도 그는 자신의 마크맨이었던 상대 장신 수비수 야닉 베스테르고르에게 헤딩 동점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 맨유가 허용한 4실점 중 절반에 해당하는 2실점이 린델로프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이에 맨유의 전설적인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린델로프가 문제의 장본인이다. 그가 좀 더 일찍 바싹 붙어서 수비했다면 베스테르고르는 그를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린델로프와 매과이어 모두 발이 빠르지 않은 선수들이기에 역습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라인을 높게 가져갈 시 흔들리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팰리스전 2실점이 모두 역습에서 내준 골이었다.
맨유가 자랑하는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 역시 지난 시즌부터 선방 빈도를 줄어든 데 반해 실점을 늘어나는 모양새다. 최근 3경기에서 맨유가 허용한 유효 슈팅은 7회가 전부이다. 하지만 정작 데 헤아가 선방한 건 3회이고, 4실점을 내주고 있다. 특히 팰리스전 2번째 골은 엄연히 데 헤아의 실수에 의해 허용한 실점이었다. 골키퍼 정면을 향하는 슈팅에 가까웠기에 데 헤아 정도의 골키퍼라면 이는 선방했어야 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2월 24일 리버풀과의 EPL 27라운드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공식 대회 15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하면서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이것이 맨유가 바로 지난 시즌 공식 대회 마지막 12경기에서 2승 2무 8패의 부진을 보인 주된 이유였다. 심지어 맨유가 시즌 막판 실점을 허용한 팀들 중에는 2부 리그로 강등된 허더스필드와 카디프 시티도 포함되어 있었다. 즉 강팀 약팀 가리지 않고 두들겨 맞은 맨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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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은 첼시와의 개막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면서 마침내 적어도 수비만큼은 보완됐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연달아 3경기 연속 실점하면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울버햄튼과 팰리스, 사우샘프턴이 모두 공격에 능한 팀들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더 절망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최근 공식 대회 19경기에서 맨유 상대로 골을 넣지 못한 팀은 개막전 상대였던 첼시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첼시는 골대를 두 차례나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다. 두 번의 골대 중 하나만 골로 연결됐다면 맨유는 공식 대회 19경기 연속 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을 것이다. 맨유의 공격력이 특별히 크게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맨유가 반등하기 위해선 당장 실점부터 줄일 필요성이 있다.
한편 맨유는 사우샘프턴 원정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2019년 3월 6일,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원정에서 승리한 이후 공식 대회에서 원정 8경기 연속 무승의 슬럼프에 빠졌다. 이는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원정 9경기 연속 무승 이후 최다 경기 원정 무승에 해당한다. 원정에서의 성적도 끌어올려야 하는 맨유이다.
# 맨유 최근 공식 대회 16경기 결과(3승 4무 9패)
3월 10일 vs 아스널(EPL 원정): 0-2 패
3월 16일 vs 울버햄튼(FA컵 원정): 1-2 패
3월 24일 vs 맨시티(EPL 홈): 0-2 패
3월 30일 vs 왓포드(EPL 홈): 2-1 승
4월 02일 vs 울버햄튼(EPL 원정): 1-2 패
4월 10일 vs 바르사(UCL 홈): 0-1 패
4월 13일 vs 웨스트 햄(EPL 홈): 2-1 승
4월 16일 vs 바르사(UCL 원정): 0-3 패
4월 21일 vs 에버턴(EPL 원정): 0-4 패
4월 28일 vs 첼시(EPL 홈): 1-1 무
5월 05일 vs 허더스필드(EPL 원정): 1-1 무
5월 12일 vs 카디프(EPL 홈): 0-2 패
8월 11일 vs 첼시(EPL 홈): 4-0 승
8월 19일 vs 울버햄튼(EPL 원정): 1-1 무
8월 24일 vs 팰리스(EPL 홈): 1-2 패
8월 31일 vs 사우샘프턴(EPL 원정): 1-1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