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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하베르츠 아닌 골키퍼+수비 보강이 시급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노출하면서 76%라는 압도적인 점유율 속에서도 0-3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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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가 브라몰 레인 원정에서 열린 셰필드와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35라운드에서 0-3 대패를 당했다. 이와 함께 첼시는 34라운드 타구장 경기 결과에 따라 3위에서 5위로 추락할 수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EPL의 경우 4위까지 챔피언스 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그러하기에 첼시의 최소 목표는 4위 진입에 있다. 33라운드 기준 첼시는 승점 60점으로 3위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 뒤를 4위 레스터 시티(승점 59점)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8점, 이하 맨유)가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레스터는 현지 시간 12일 저녁 7시에 본머스와, 맨유는 13일 저녁 8시에 사우샘프턴과 격돌할 예정이다. 즉 레스터와 맨유가 모두 승리한다면 첼시는 3위에서 5위로 밀려나게 된다. 

첼시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타미 에이브러햄이 올리비에 지루 대신 3경기 만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크리스티안 풀리식과 윌리안이 좌우 측면 공격에 위치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은골로 캉테와 빌리 길모어를 대신해 조르지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심축을 잡은 채 메이슨 마운트와 로스 바클리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포백은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전과 마찬가지로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와 리스 제임스 좌우 측면 수비에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과 커트 주마가 중앙 수비를 형성했다. 골문은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가 지켰다.

Chelsea Starting vs Sheffield Unitedhttps://www.buildlineup.com/

이 경기에서 첼시는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점유율 자체는 76대24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이는 축구 통계 전문업체 'OPTA'가 점유율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2003/04 시즌 이래로 패한 팀이 기록한 가장 높은 점유율에 해당한다. 

문제는 무의미한 점유율이 많았다는 데에 있다. 이는 양 팀의 '활동 구역(Action areas)'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단 그래프 참조). 활동 구역은 셰필드 수비 진영과 중원 진영, 그리고 첼시 수비 진영으로 그라운드를 3등분해 해당 진영에서의 점유율을 보는 스탯이다. 이 경기에서 양 팀의 전체 볼 점유 중 중원 진영에서의 점유율이 무려 45.6%에 달했다. 그 다음이 첼시 수비 진영에서의 점유율이 29.5%로 셰필드 수비 진영에서의 점유율(24.9%)보다 높게 나왔다. 즉 첼시는 수비 진영에서 무의미한 패스를 돌렸고, 셰필드가 더 자주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했다는 소리다.

그마저도 셰필드는 전반전까지 슈팅 숫자에서 5대2로 앞서면서 첼시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2골을 넣으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이후 셰필드가 후반 들어 수비적으로 전환했기에 후반 들어서야 뒤늦게 첼시 공격이 그나마 전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덕에 첼시는 결과적으로 슈팅 숫자에서 15대9로 셰필드에 앞섰으나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이후였다.

먼저 공격 삼각편대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좋은 활약을 펼쳤던 풀리식과 윌리안은 연이은 풀타임 출전 영향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자연스럽게 두 선수의 경합 승률은 끔찍한 수준이었다(윌리안 37.5%, 풀리식 27.3%). 에이브러햄은 부정확한 슈팅(슈팅 5회 중 유효 슈팅 1회로 20%의 슈팅 정확도)과 패스(17회 패스 중 10회 성공하며 58.8%의 패스 성공률)로 일관하면서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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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중원과 수비 진영에서 발생했다. 마운트는 17분경,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패스를 가로채서 위험천만하게 드리블로 끌고 가다 셰필드 중앙 미드필더 산데르 베르게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우를 범했다. 베르게의 가로채기에 이은 오른쪽 윙백 조지 발독의 크로스를 공격수 올리버 맥버니가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가져간 걸 케파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또다른 셰필드 공격수 데이빗 맥골드릭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마운트의 무리한 플레이에서 비롯된 실점이었다.

만 20세의 신예 측면 수비수 제임스는 공격에선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키패스 3회(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기록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전반 32분경, 셰필드 왼쪽 윙백 엔다 스티븐스가 동료 중앙 미드필더 벤 오스번과 이대일 패스로 측면을 파고 들어 정교한 크로스로 맥버니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맥버니의 헤딩골 장면에서 시즌 내내 공중볼 문제를 드러냈던 크리스텐센은 또다시 전술적 마크맨(맥버니)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심지어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인 케파 역시 가까운 쪽 포스트로 슈팅이 왔음에도 미동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반전에만 2실점을 허용하면서 패할 위기에 직면하자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반전에 부진했던 마운트와 발목 부상을 당한 크리스텐센을 빼고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왼쪽 측면 수비수 마르코스 알론소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4-3-3에서 3-4-3으로 포메이션을 전환했다. 뤼디거를 중심으로 주마와 아스필리쿠에타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알론소와 제임스가 좌우 측면에 선 것. 허리 라인은 조르지뉴와 바클리 둘이 책임졌다.

Chelsea Subs 1 vs Sheffiedl Unitedhttps://www.buildlineup.com/

전술적인 변화에도 여전히 첼시는 공격진의 부진으로 골이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램파드 감독은 후반 21분경에 풀리식을 빼고 공격수 지루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0분엔 측면 수비수인 제임스 대신 측면 공격수인 칼럼-허드슨 오도이를 출전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이와 함께 다시 포백(4-4-2)으로 바꾼 첼시이다.

하지만 첼시가 전술 변화를 모색하자마자 단 1분 만에 셰필드의 추가 골이 터져나왔다. 맥버니를 대신해 교체 출전한 공격수 리스 무세가 첼시의 왼쪽 측면을 파고 들어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뤼디거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맥골드릭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대로 경기는 첼시의 대패로 막을 내렸다.

Chelsea Subs 2 vs Sheffiedl Unitedhttps://www.buildlineup.com/

크리스텐센은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언제나처럼 공중볼에서 문제를 노출하고 있고, 뤼디거는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실수가 잦아지고 있다. 제임스와 알론소는 수비가 약한 측면 수비수들이다. 그나마 아스필리쿠에타가 첼시 수비수들 중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선수이지만 그마저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골키퍼인 케파의 부진은 상당한 고민거리다. 첼시는 2018년 여름,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인 7,100만 파운드(한화 약 1,076억)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면서 케파를 데려왔다. 하지만 케파는 2시즌 연속 EPL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떨어지는 골키퍼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케파의 90분 환산 경기당 선방 횟수는 1.7회로 EPL 25명의 골키퍼(5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기준) 중 최하위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 선방률은 50%로 25명 중에 24위고,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의 슈팅 선방률은 70%로 최하위다. 전체 슈팅 선방률은 56%로 24위에 위치하고 있다.

Kepa ArrizabalagaSky Sports

이렇듯 첼시는 아스필리쿠에타 정도를 제외하면 수비 쪽에서 믿음을 주는 선수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골키퍼 부진까지 겹치면서 첼시는 이번 시즌 EPL 팀 실점 49골로 최소 실점 11위에 그치고 있다. 실점만 적었어도 일찌감치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첼시는 RB 라이프치히 간판 공격수 티모 베르너와 아약스 에이스 하킴 지예흐를 영입하면서 공격 강화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첼시가 가장 영입에 근접한 선수로는 바이엘 레버쿠젠이 자랑하는 신성 카이 하베르츠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첼시가 하베르츠를 영입하려면 천문학적인 이적료 지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레버쿠젠은 최소 1억 유로(한화 약 1,356억)의 이적료를 원하고 있다. 무리해서 하베르츠를 영입하려다 더 급한 포지션 보강이 어려워질 수 있다. 첼시에게 시급한 건 하베르츠가 아닌 수비 보강이다. 먼저 골키퍼와 왼쪽 측면 수비수, 그리고 중앙 수비수부터 영입하고 난 뒤에 남은 금액으로 하베르츠를 영입할 지 아닐 지를 놓고 고민해봐도 늦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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