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패색이 짙은 후반 막판. 한 선수가 점프한다. 곧바로 헤더 슈팅을 때렸다. 공은 상대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까지 이어진 승부. 한 팀의 우세 속, 경기가 진행됐다. 그렇게 1-1 상황에서 승부차기에 나섰고, 희비가 엇갈렸다.
벼랑 끝에 몰렸던 팀은 창단 후 첫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됐다. 결승전이 홈 팀이었던 상대 팀은 아쉬운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홈에서 열린 결승에서 패하고, 그다음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건 함정.
코로나 19로 대다수 축구계가 멈춘 만큼, 과거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순서는 첼시다. 이유야 간단하다. 8년 전 오늘, 정확히는 2012년 5월 20일 새벽. 첼시는 창단 후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드로그바의 동점 골 그리고 승부차기 승리까지. 다윗과 골리앗으로 불렸던 경기에서 첼시는 창단 후 첫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결승전 상대 팀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심지어 경기 장소는 바이에른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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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매체' 글로벌 에디션 또한 첼시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회상했다. 본 매체가 주목한 선수는 드로그바였다. 당시 드로그바는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마타가 올려준 공을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SQUAWKA'스쿼카'는 동점 골 주인공 드로그바와 승부차기에서 선방을 보여준 페트르 체흐를 이날 경기 히어로로 꼽았다.
이 경기 마무리가 아쉽다. 보싱와 때문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기록한 이후, 단상에 올라 빅이어를 들어 올리는 건 하나의 전통이다. 보통은 주장이 든다. 그 옆에는 에이스가 위치한다. 그러나 첼시는 보싱와가 난데없이 '눈치 없음'을 펼쳤다. 다른 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비속어니까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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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돌아와 결과 자체가 굉장히 극적이었다. 2011/2012 시즌 첼시를 떠올려 보자. 제2의 무리뉴로 불렸던 안드레 빌라스-보아스를 새 사령탑으로 데려왔지만, 선수단 장악 실패 그리고 성적 부진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는 1위 자격으로 16강에 올랐지만 나폴리 원정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때부터 기적이 시작됐다. 나폴리전에서 첼시는 연장 접전 끝에 4-1로 승리하며 8강 티켓을 획득했다. 쉽지 않았던 벤피카전에서도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상대는 바로 바르셀로나다. 바르셀로나는 전 시즌 우승팀이었다. 메시가 버티고 있었고, 사비와 이니에스타 그리고 부스케츠로 이어지는 강력한 허리 라인도 건재했다.
모두가 첼시의 기적이 바르셀로나전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을 깨고 첼시가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2차전 첼시는 부스케츠와 이니에스타에게 내리 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하미레스의 만회 골에 이어 후반 추가 시간 2분에는 토레스가 2-2 무승부를 만들면서 결승행 티켓을 확보했다.
대망의 결승전. 상대는 바이에른이었다. 바이에른이 계속해서 두드렸다. 주도권도 점유율도 슈팅 수도 바이에른이 우세했다. 앞서 말했듯 결승전 장소 또한 '알리안츠 아레나'였다. 바이에른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웬걸? 바이에른, 그 많은 기회를 득점으로 살리지 못했다. 0-0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후반 38분에서야 선제 득점이 터졌다. 주인공은 뮐러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바이에른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다. 주도권을 잡은 홈 팀이 후반 막판 골을 넣었으니 '설레발을 치는 것'도 당연지사일지 모른다.
어라? 5분 뒤 기적이 일어났다. 드로그바였다. 마타의 코너킥을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며 1-1을 만들었다. 첼시 팬들은 환호했고, 경기장을 메운 바이에른 팬들은 침묵했다. 그리고 열린 승부차기 마타가 실축하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올리치와 슈바인슈타이거가 실축한 틈을 타, 첼시의 나머지 네 선수는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1-1 그리고 승부차기 결과는 4-3, 극적인 첼시의 승리였다.
사진 = 골닷컴 / 스쿼카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