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대구] 박병규 기자 = “추가 시간이 왜 이렇게 긴지… 종료 휘슬이 울리니 울컥했어요. 제가 잘하기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죠”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태희 골키퍼는 시즌 첫 승의 숨은 주역이었다. 인천은 시즌 개막 후 16경기 만에 값진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코로나19로 2020 K리그가 5월에 개막한 후 101일 만이며 2019년 11월 24일 이후 267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대구는 무려 26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태희를 비롯한 수비진들의 육탄방어로 득점에 실패했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태희는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를 잘 치르자고 이야기했다. 승리로 이어지게 되어 상당히 기분이 좋다”며 첫 승 소감을 밝혔다. 이태희는 그동안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의 마지막 출전은 2019년 11월 30일 경남FC전이었다.
15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시점에 골키퍼 장갑을 꼈다. “올해 첫 경기라 부담감이 있었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이어 묵묵히 구슬땀을 함께 흘린 정산, 김동헌 골키퍼 등에게도 공을 돌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태희는 온몸을 던져 대구의 공격을 막아냈다. 김대원, 세징야 등과의 일대일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여 끝까지 따라간 뒤 슈팅을 막아냈다. 세징야의 슛은 얼굴로 막는 투혼을 펼쳤다. 후반 32분에는 정승원이 기습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손끝으로 막아냈다. 이에 관해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최선을 다해서 뻗었는데 걸렸다. 슈팅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세징야의 슈팅을 막은 것보다 더 짜릿했다. 자칫 실점하였다면 팀이 주저앉을 수 있었는데 막아서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며 선방에 흡족해했다.
이태희는 마지막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애가 탔다. 당시를 떠올리며 “추가시간 6분이 정말 길었다. 시간이 너무 안 갔고 힘들었다”고 했다. 특히 대구는 후반 막판 197cm의 장신 구성윤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해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 하지만 이태희는 경기에만 집중해 인식하지 못했다. “정말 몰랐다. 정신이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키 큰 사람이 근처에 있었다”며 웃었다.
박병규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결국 길고 길었던 추가시간이 끝나고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이태희는 “끝나고 나니 울컥했다. 제가 다쳐서 못 나오는 상황에서 팀이 승리하지 못했는데… 그저 이긴 것에 너무 좋았다”며 승리에 감격스러워했다.
이태희의 활약으로 인천의 주전 골키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 감독은 대구전 이태희를 선택한 이유에 김이섭 골키퍼 코치의 추천과 의견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태희도 치열한 경쟁을 인정했다. “우리는 주전이 없다. 다른 팀에 비해 로테이션도 있다. 붙박이 주전이 없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경쟁은 쭉 이어질 것 같다. 대신 오늘처럼 항상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며 훈련과 실전에서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닷컴 박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