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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 최초 전승 우승' 바이에른,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최초로 11전 전승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삼관왕)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에른이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최다 연승(11연승, 종전 기록은 2002/03 시즌 바르셀로나의 9연승)은 물론 역대 최초 전승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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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결승까지 진출 과정에서 매경기 대승을 거두면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승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가장 점수 차가 적었던 건 조별 리그 3차전이었던 올림피아코스와의 그리스 원정 경기로 1골 차 승리(3-2)였다. 그 외엔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어김없이 2골 차 이상의 대승을 반복해온 바이에른이었다.

특히 토트넘과의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바이에른은 7-2로 승리했다. 이어서 츠르베나 즈베즈다 원정에선 6-0으로 승리했다. 첼시와의 16강에선 1차전 원정 3-0 대승에 이어 2차전 홈에서도 4-1로 승리했다. 8강전에선 바르셀로나를 8-2로 대파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역대 한 경기 최다 골 신기록을 수립했다.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와의 결승전은 단순 스코어만 놓고 보면 바이에른이 가장 고전한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치열한 접전 끝에 1-0 신승을 거두었다. 다만 경기 내용 면에선 바이에른이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

먼저 바이에른은 점유율에서 62대38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패스 정확도 역시 바이에른이 84%로 PSG(75%)에 10% 가까이 더 높았다. 심지어 활동량에서도 바이에른이 103.9km로 PSG(99.5km)에 4km가 더 앞섰다. 슈팅 숫자에선 12대10으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바이에른의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의 약자로 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은 1.54골로 PSG(1.07골)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즉 바이에른이 더 결정적인 득점 찬스들을 만들어냈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바이에른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티아고 알칸타라의 역할이 크게 좌우했다. 그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패스(85회)와 가장 많은 찬스메이킹(2회)을 기록하면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게다가 그는 바이에른 선수들 중 최다 볼 소유권 획득(7회)에 더해 최다 태클(3회), 최다 가로채기(2회)를 성공시키면서 수비적으로도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었다. 드리블 돌파도 2회로 바이에른 선수들 중에선 킹슬리 코망과 함께 공동 1위였다. 티아고의 경기 조율에 PSG 중원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인상이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요슈아 킴미히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평소보다는 수비에 더 집중하면서 PSG 왼쪽 측면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를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태클 2회와 가로채기 1회, 걷어내기 1회를 기록했고, 특히 15분경엔 음바페의 슈팅을 육탄 방어로 차단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측면 수비수임에도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96회의 볼 터치를 가져가면서 티아고와 함께 경기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파울을 얻어낸 횟수도 5회로 바이에른 선수들 중에선 가장 많았다. 59분경엔 장기인 정교한 크로스로 코망의 헤딩 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를 배달했다.

킴미히의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활약상은 화려함 그 자체이다. 그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6경기,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5경기에 출전했다. 두 가지 포지션을 번갈아 뛰면서 그는 챔피언스 리그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985회)에 더해 최다 키패스(28회), 최다 페널티 박스 안 패스(109회)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2골 4도움으로 포지션 대비 높은 득점 생산성을 자랑했다. 더 놀라운 건 그가 바르셀로나와의 8강전 1골 1도움에 이어 리옹과의 준결승전 2도움에 더해 결승전에서도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중요 순간 특급 도우미 역할을 담당했다는 데에 있다.

비록 이 경기에서 레반도프스키는 골을 넣지 못했으나 바이에른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공중볼을 획득하면서 타겟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1분경엔 골대를 등진 상태에서 알폰소 데이비스의 크로스를 받아 환상적인 터닝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다. 31분경에 시도한 헤딩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에 더해 성실하게 압박을 감행하면서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파울을 기록했다. 이는 그의 성실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다.

그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15골 6도움을 올리면서 득점 단독 1위와 도움 공동 1위(PSG 측면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와 동률)를 동시에 기록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분데스리가(34골)와 포칼(6골) 득점왕에 이어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에 오르면서 득점왕 삼관왕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공식 대회를 다 합치면 55골로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선수들 중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외 결승전에선 다소 부진했으나 챔피언스 리그에서 9골 2도움을 올린 세르지 그나브리와 부활에 성공한 바이에른의 상징 토마스 뮐러(4골 2도움), 결승전 결승골의 주인공 코망(3골 1도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측면 공격수 이반 페리시치(3골 3도움), 친정팀 바르셀로나 상대로 교체 출전해 2골 1도움을 올리면서 치욕을 선사한 필리페 쿠티뉴(3골 3도움)가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미드필더 라인에는 후반기 핵심 자원으로 급부상한 레온 고레츠카에 더해 백업으로 제한적인 출전 시간 속에서도 공격포인트는 상당히 많이 쌓은 코랑텡 톨리소(3골 3도움)가 티아고-킴미히와 함께 버팀목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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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진은 제롬 보아텡과 다비드 알라바가 좋은 호흡을 자랑하는 가운데 '신성' 알폰소 데이비스가 왼쪽 측면 수비수로 변신에 성공하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벤자맹 파바르는 부상 이전까지 측면 수비와 중앙 수비를 오가면서 안정성을 보여주었고, 니클라스 쥘레 역시 십자인대 파열이 되는 장기 부상을 당했음에도 리옹과의 후반전과 PSG와의 결승전에서 준수한 수비력을 선보이면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주장이자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에른은 단판전으로 치러진 챔피언스 리그 8강전부터 다소 수비적으로 위험 요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수비 라인을 높이면서 압박 강도를 강하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바이에른이 전승 행진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노이어가 넓은 커버 범위로 뒷공간 노출을 최소화했기 때문이었다. 이 덕에 바이에른은 리옹전은 물론 PSG전에서도 실점 위기가 있었음에도 무실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렇듯 바이에른은 전 포지션에 걸쳐 가장 약점이 적은 모습을 보이면서 챔피언스 리그 최초 전승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이룩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2012/13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트레블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챔피언스 리그 64년 역사상 트레블을 2차례 달성한 건 총 11회가 전부이고, 트레블 위업을 달성한 구단은 9개 구단 밖에 없다. 이 중 바르셀로나(2008/09, 2014/15)와 바이에른 만이 두 차례 트레블을 기록한 구단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물론 이것이 가능했던 건 한스-디터 플릭 감독의 공이 가장 크다. 2012/13 시즌 유프 하인케스 감독 하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던 바이에른은 이후 분데스리가에선 줄곧 우승을 차지하긴 했으나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선 조금씩이나마 하락세를 타고 있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하에서 3시즌 연속 준결승 무대에서 아쉽게 탈락했고, 과르디올라가 떠난 2016/17 시즌엔 8강에서 탈락하면서 6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심지어 지난 시즌엔 2010/11 시즌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번 시즌 초반은 바이에른에게 있어 악몽과도 같았다. 니코 코바치 감독 하에서 분데스리가 첫 10경기에서 5승 3무 2패에 그치며 4위로 추락한 것. 당시만 하더라도 바이에른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는 고사하고 분데스리가 우승도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플릭이 감독으로 부임하자 바이에른은 파죽지세를 이어오면서 분데스리가와 포칼에 이어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토트넘과의 조별 리그 최종전을 시작으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30경기 29승 1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면서 압도적인 성적을 올린 플릭이다. 하인케스의 애제자답게 압박 강도를 2012/13 시즌 당시로 되살리면서 스승의 유지를 이어받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뮐러와 보아텡도 부활에 성공했고, 고레츠카와 그나브리, 알폰소 같은 어린 선수들은 한 단계 발전했다. 플릭이 없었다면 바이에른의 영광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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