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zema Modric 2020Getty

'챔스 도사' 레알, 아탈란타 완파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챔피언스 리그 최다 우승(13회)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가 베테랑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경험이 적은 아탈란타를 3-1로 꺾고 2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레알이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홈에서 열린 아탈란타와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3-1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이미 1차전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한 레알은 2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레알은 최근 간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3-1-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카림 벤제마와 비니시우스가 투톱으로 나섰고, 경고 누적 징계로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결장한 자리에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선발 출전하면서 토니 크로스-루카 모드리치와 함께 중원을 구축했다. 페를랑 멘디와 루카스 바스케스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를 중심으로 나초와 라파엘 바란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지켰다.

레알 마드리드 선발 라인업 vs 아탈란타https://www.buildlineup.com/

경험의 차이가 크게 드러났던 일전이었다. 레알은 주장 라모스를 필두로 모드리치, 크로스, 벤제마, 바란, 나초, 바스케스에 이르기까지 2010년대 챔피언스 리그 4회 우승 및 3연패(2015/16, 2016/17, 2017/18)에 빛나는 선수들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었다. 반면 아탈란타는 지난 시즌이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었고, 이번이 2번째에 해당했다. 챔피언스 리그 경험치에서 비교 체험 극과 극이라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레알은 노련하게 경기를 풀면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에 반해이미 1차전 홈에서 패한 아탈란타 선수들은 조급하게 플레이를 펼치다 실수를 반복하면서 자멸하는 모양새였다.

이 과정에서 34분경, 레알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아탈란타 골키퍼 마르코 스포티엘로의 패스 실수를 모드리치가 가로채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벤제마가 가볍게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와 함께 레알은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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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아탈란타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형 미드필더 마리오 파살리치 대신 공격수 두반 사파타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12분경엔 부상을 당한 왼쪽 윙백 로빈 고젠스를 빼고 또 다른 공격수 요십 일리치치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아탈란타의 실수에서 레알의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13분경, 비니시우스가 돌파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아탈란타 중앙 수비수 하파엘 톨로이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하는 우를 범했다. 결국 비니시우스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골넣는 수비수 라모스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레알이 점수 차를 2골 차로 벌려나갔다.

1차전 결과까지 포함하면 3골 차 여유가 생긴 레알은 후반 19분에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라모스를 빼고 에데르 밀리탕을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24분엔 비니시우스 대신 호드리구를 투입했다. 마지막으로 후반 37분엔 또 다른 부상 복귀 선수인 발베르데를 빼고 마르코 아센시오를 넣으며 부상 방지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레알은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아탈란타 공격수 루이스 무리엘에게 프리킥 실점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1분 뒤에 바스케스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아센시오가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3-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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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벤제마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슈팅을 시도해 2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갔고 선제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견인했다. 후반 23분경엔 추가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첫번째 헤딩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다가 재차 헤딩 슈팅을 가져간 게 불운하게도 골대를 강타했다. 이에 더해 드리블 돌파 3회와 찬스 메이킹 2회를 기록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패스 성공률은 89.4%로 상당히 준수한 수치였다.

무엇보다도 벤제마는 아탈란타전 골로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70골을 넣은 5번째 선수로 등극했다. 역대 최다 골 4위인 레알의 전설적인 공격수 라울 곤살레스(71골)와는 1골 차 밖에 나지 않고, 현세대 최고의 9번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72골)와는 2골 차이다.

라모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라모스는 적재적소에 아탈란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끊어내면서 상대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63분을 뛰면서 5회의 걷어내기와 4회의 가로채기에 더해 1회의 슈팅을 차단한 라모스이다. 라모스가 교체되자 레알 수비가 흔들리면서 아탈란타 공격수 사파타에게 연달아 슈팅을 허용했고, 결국 무리엘에게 실점을 내주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라모스는 페널티 킥이긴 하지만 결승골을 넣으며 챔피언스 리그 개인 통산 15호골을 기록했다. 이는 수비수 포지션으로 국한지어놓고 보면 레알의 전설적인 왼쪽 측면 수비수 호베르투 카를로스(16골)에 이어 역대 최다 골 2위에 해당한다. 당연히 중앙 수비수로는 최다 골이다. 이제 1골만 더 넣으면 카를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2골을 추가하면 역대 수비수 챔피언스 리그 최다 골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경기 전반에 걸쳐 가장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선수는 바로 베테랑 미드필더 모드리치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09회의 볼터치를 기록하면서 92%에 달하는 높은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다. 벤제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것도 모드리치였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6회의 볼 소유권 회복과 5회의 가로채기를 성공시켰고, 4회의 볼경합 승리와 3회의 태클을 추가하며 수비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 외 크로스는 105회의 볼터치를 가져가면서 93.4%라는 경이적인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주도했고, 바스케스는 아센시오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바란과 나초는 안정적인 수비를 이끌며 3-1 승리에 기여했다.

이렇듯 레알은 2010년대 챔피언스 리그 4회 우승에 기여한 핵심 선수들이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면서 8강에 진출했다. 분명 현재 레알은 벤제마 외에 믿을 수 있는 득점원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하지만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베테랑들이 다수 있기에 그 어떤 팀보다도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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