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또다시 챔피언스 리그에서 침묵하며 팀의 16강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아틀레티코가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에서 열린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미 1차전 홈에서도 0-1로 패한 아틀레티코는 이와 함께 2전 전패로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는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주앙 펠릭스가 투톱으로 나섰고, 야닉 카라스코와 마르코스 요렌테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포진했으며, 코케와 사울 니게스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형성했다. 헤난 로디와 키어런 트리피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호세 히메네스와 스테판 사비치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골문은 언제나처럼 얀 오블락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초반 더 공세적으로 경기에 임한 건 2차전 진출을 위해선 승리가 필요했던 아틀레티코였다. 하지만 다니엘레 오르사토 주심의 판정 기준이 관대한 편에 속했기에 첼시의 파울성 플레이들이 넘어가면서 흐름이 조금씩 첼시 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첼시가 34분경,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카이 하베르츠가 역습 상황에서 센스 있는 전진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티모 베르너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걸 하킴 지예흐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킨 것.
이후 첼시는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아틀레티코를 공략해 나갔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수아레스가 굼뜬 움직임으로 공격에 있어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펠릭스에게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을 반복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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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로디를 빼고 마리오 에르모소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이어서 후반 8분경엔 카라스코 대신 공격수 무사 뎀벨레를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다시 후반 13분경엔 부진했던 수아레스를 빼고 앙헬 코레아를 넣은 데 이어 후반 24분경엔 트리피어 대신 미드필더 토마 르마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연달아 변화를 가져온 아틀레티코였다.
이러한 변화들이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하면서 아틀레티코가 막판 15분 사이에 공세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후반 36분경에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사비치가 뤼디거의 명치를 팔꿈치로 강타하면서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아틀레티코는 수적 열세에 부딪혔고, 결국 경기 종료 직전 역습을 허용하며 교체 출전한 첼시 왼쪽 측면 수비수 에메르송에게 추가 실점마저 내주고 말았다. 이대로 경기는 첼시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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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반에 걸쳐 첼시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 첼시가 점유율에서 56대44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6대10으로 앞섰다. 더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수월한 승리를 거둔 첼시였다.
다만 아틀레티코 입장에서 여러모로 아쉬웠던 건 믿었던 주포 수아레스의 부진이었다. 수아레스는 이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 가장 적은 19회 볼터치에 그쳤다. 패스는 단 9회 시도에 그쳤고, 그마저도 성공률은 66.7%에 불과했다.
안 그래도 수아레스는 챔피언스 리그에만 나서면 유난히 작아지는 선수였다. 그의 챔피언스 리그 통산 성적은 66경기 26골로 동시대 라이벌인 바이에른 뮌헨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72골)와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70골)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에 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수아레스가 챔피언스 리그 원정에서 유난히 약했다는 데에 있다. 그는 2015년 9월 16일에 열린 로마와의 32강 조별 리그 원정에서 골을 넣은 이후 6년 동안 챔피언스 리그 원정골이 없었다. 그는 이번에도 골을 넣지 못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원정 25경기 무득점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는 이번 시즌 정든 바르셀로나를 떠나 아틀레티코로 입단해 프리메라 리가에서만 18골을 넣으며 팀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챔피언스 리그에선 6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그치며 조기 탈락의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분명 수아레스는 2010년대를 빛낸 위대한 공격수지만 이번에도 또다시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침묵하면서 체면을 단단히 구기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