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Yoo Sang-chulKleague

책임 피하지 않은 유상철, 지원 다하지 않은 전남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지난해 12월 부임한 유상철 감독은 8개월여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전남은 리그 23라운드를 마친 현재 3승 7무 13패 승점 16점으로 K리그1 최하위다. 10위 대구가 최근 3연승으로 승점 23점으로 크게 도망친 상황에서 11위 인천과 강등 탈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전남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상철 감독은 강원전 종료 후 최근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을 찾았다고 한다. 감독의 의견을 존중하고, 강등권을 벗어나 1부 리그에 잔류하기 위해 선수단에 변화가 필요하다 판단해 유상철 감독의 자진 사퇴를 수용했다는 게 그 다음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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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에도 전남은 강등 위기를 맞았지만 광주가 일찌감치 최하위를 기록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상주가 인천에 2-0으로 패하면서 다득점으로 간신히 10위를 마크하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피했다. 전남은 2017년의 위기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노상래 감독과 결별하고, 유상철 감독을 선임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현재 전남의 스쿼드가 감독 한명의 능력에 의지해 큰 변화를 줄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남은 오랜 시간 유스 정책에 목을 매달았다. 1군 스쿼드 다수를 유스 출신으로 운영하며 재정 부담을 던다는 계획도 있었다. 한때 이규로, 윤석영, 지동원, 김영욱, 이종호 같은 굵직한 선수를 배출하며 전력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최근엔 양질의 유망주가 나오지 않는다. 이미 초,중등 레벨 스카우트 경쟁에서 서울, 수원, 전북, 울산 등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찬희, 허용준 정도가 유스 계보를 잇지만 팀의 상황 자체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적절한 선수 보강이 필수적이지만, 전남은 주축 선수를 줄곧 팔아왔다.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농사도 올해는 성공적이지 않았다. 마쎄도, 완델손은 파괴력이 아쉬웠고, 유고비치는 부상이 길었다. 국내 선수 중 주축인 김영욱, 허용준이 부상을 입고 베테랑 공격수 하태균이 부진하자 팀 성적은 5월부터 곤두박질 쳤다. 

전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어떻게든 변화를 줘야 했다. 2016년에 자일과 토미를 데려와 상위 스플릿에 가는 대반전을 썼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올 여름에는 아시아쿼터로 호주 수비수 도나치를 데려오고, 울산으로부터 이상헌을 임대한 게 전부였다. 

유상철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 교체를 강하게 요청했다. 전남은 K리그1에서 팀 득점이 가장 적은(23경기 21골) 팀이다. 결정력이 아쉬운 마쎄도를 보내고,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1명을 영입하면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남은 리그에서도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좁은 간격을 유지하고 빠른 템포 공격을 펼쳤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놓친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전남 구단은 끝내 공격수 교체를 해주지 않았다. 

유상철 감독이 애써 준비한 양동현 임대도 불발됐다. 세레소 오사카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양동현과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던 유상철 감독 모두에게 윈-윈이 될 영입이었지만 구단은 보강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대구가 조세, 에드가를 영입해 후반기 대반전에 성공한 사례나 서울이 타깃형 스트라이커 마티치를 영입하며 공격 다변화를 추진한 것과 달리 전남은 가뜩이나 믿을 만한 골잡이가 없는 상황에서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유상철 감독은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와 전술 교체로 버텨보려고 했지만, FA컵에서 8강에 진출했을 뿐 리그에서는 반등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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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은 선수단에 변화를 주기 위해 유상철 감독의 사임 의사를 수용했다고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건 사령탑 교체 뿐이다. 결단을 내리려면 더 이른 타이밍이어야 했지만 미적거렸다. 후임이 된 김인완 전력강화팀장은 과거 대전에서 감독을 맡은 바 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유상철 감독은 자신의 책임을 피하지 않았지만, 구단은 선수단을 지원해야 할 책임을 다 하지 않았다. 지난 수년간 강등 위기를 힘겹게 넘어왔던 전남이 올해는 정말 2부 리그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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