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강력한 중원 장악과 수비의 힘을 바탕으로 아탈란타를 꺾고 5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레알이 게비스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아탈란타와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에서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터져나온 왼쪽 측면 수비수 페를랑 멘디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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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레알은 최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먼저 공격 쪽에선 에당 아자르와 호드리구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마저도 지난 주말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경기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벤제마는 팀 공격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대체 불가 선수이기에 그의 공백은 단순한 선수 한 명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미드필더에선 레알이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선수인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1달 넘게 부상으로 결장 중이다.
가장 부상자 숫자가 많은 포지션은 다름 아닌 수비이다.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를 필두로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다니 카르바할과 베테랑 왼쪽 측면 수비수 마르셀루, 백업 중앙 수비수 에데르 밀리탕, 그리고 백업 측면 수비수 알바로 오드리오솔라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지 오래다.
결국 레알은 아탈란타전에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스코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키는 강수를 던져야 했다. 비니시우스와 마르코 아센시오가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섰고, 카세미루를 중심으로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페를랑 멘디와 측면 스페셜리스트 루카스 바스케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라파엘 바란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수비 전지역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나초가 나섰다.
https://www.buildlineup.com/레알의 벤치엔 백업 공격수 마리나오 디아스와 백업 골키퍼 안드리 루닌을 제외하면 우고 두로와 세르히오 아리바스, 디에고 알투베, 미구엘 구티에레스, 빅토르 추스트, 안토니오 블랑코 같은 유스 선수들이 대기해야 했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던 아탈란타와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이었다.
하지만 레알은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그나마 레알 선발 라인업 중 유일하게 최정예로 나선 중원이 경기를 장악해 나갔다. 물론 아탈란타 미드필더 레모 프로일러가 이른 시간(17분)에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다고는 하지만 레알은 점유율에서 69대31로 상대를 압도했다. 심지어 프로일러가 퇴장을 당하기 이전 17분까지도 레알이 점유율에서만큼은 65대35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그 중심에 위치한 선수는 다름 아닌 크로스였다. 그는 이 경기에서 무려 154회의 볼터치를 기록햇다. 이는 비단 레알만이 아닌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전체 경기를 다 통틀어 보더라도 특정 선수가 한 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볼터치에 해당했다. 당연히 패스 횟수는 139회로 양 팀 선수들 중 유일하게 100회를 넘겼다. 찬스 메이킹 역시 4회로 모드리치와 함께 공동 1위였다. 패스 성공률은 93.5%로 이 역시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았다. 롱패스는 19회를 시도해 15회를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배달한 크로스였다.
모드리치와 카세미루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드리치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크로스와 함께 가장 많은 4회의 키패스를 기록했다. 이 중 하나가 멘디의 결승골로 연결됐다. 슈팅 숫자는 3회로 카세미루와 함께 공동 1위였다. 패스 성공률은 91.9%로 크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카세미루는 비록 23분경, 옐로 카드를 받으면서 2차전 결장이 확정되긴 했으나 모드리치와 함께 가장 많은 3회의 슈팅을 기록했고, 가로채기 역시 이스코와 함께 최다인 3회를 성공시키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전반 종료 직전엔 헤딩 슈팅으로 골을 기록할 수 있었으나 골 라인 바로 앞에서 상대 골키퍼의 손끝 선방에 아쉽게 막히면서 무산된 바 있다.
수비진도 1-0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물론 프로일러가 이른 시간에 퇴장을 당하면서 상대가 수비적으로 내려앉은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레알은 공격의 팀으로 정평이 난 아탈란타의 슈팅 숫자를 단 2회로 제어해냈다.
바란이 수비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가운데 나초와 멘디, 바스케스가 성실하게 수비를 해주면서도 상황에 따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아탈란타를 괴롭혔다. 25분경엔 나초가 기습적인 드리블 돌파를 통해 상대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오면서 아탈란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멘디는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1-0 승리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벤제마가 없는 레알 공격은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경기에서 레알은 무려 19회의 슈팅을 가져갔는데 이 중 유효 슈팅은 단 4회가 전부였다. 특히 비니시우스는 후반 8분경, 결정적인 득점 찬스에서 골대를 넘기는 황당한 슈팅을 기록하면서 실소를 자아냈다. 이스코와 아센시오 역시 부진하긴 매한가지였다.
결국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후반 11분 만에 비니시우스를 빼고 마리아노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어서 후반 30분경엔 이스코와 아센시오 대신 유스 출신 공격 자원인 두로와 아리바스를 투입해야 했다. 0-0 상황에서 아직 프로 무대 선발 출전이 전무한 선수들을 넣어야 했을 정도로 이스코와 아센시오가 부진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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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레알은 시즌 내내 벤제마를 제외한 공격진들의 부진에 고전하고 있고, 최근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겹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레알은 아탈란타전에서도 중원 장악의 힘과 수비수의 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며 결과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비단 이 경기가 전부가 아니다. 레알은 최근 라리가 4연승 포함 5연승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는 중원과 수비의 힘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5연승 동안 레알이 허용한 실점은 단 1골이 전부이다. 그마저도 우에스카전 실점 이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오고 있다.
크로스가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부진에 빠졌던 모드리치가 회춘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카세미루와 함께 완벽에 가까운 중원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원래는 측면 공격수가 주포지션인 바스케스가 측면 수비수 포지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으며(이번 시즌 바스케스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13경기에 출전하면서 원래 주전인 카르바할 11경기보다 더 많이 해당 포지션을 소화했다), 멘디도 최근 4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이전까지는 레알 소속으로 56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치고 있었다). 이런 모습들이 바로 레알의 저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