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용인시민체육공원] 서호정 기자 = 한국 여자 축구의 에이스 지소연은 냉정했다. 오랜 시간 유럽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 중인 그는 3년 5개월 만에 국내에서 열린 A매치의 결과와 내용을 가감 없이 평가했다.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석패를 기록했지만, 월드컵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더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에 두 차례 어이 없는 수비 실수로 잇달아 실점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조소현을 전진 배치하고, 이금민을 투입해 공격적으로 몰아붙였다. 지소연이 공격을 이끌었고 여민지, 이금민의 골로 동점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김정미의 판단 미스로 실점하며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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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은 아쉬움보다 반성의 목소리를 더 냈다. 특히 지소연의 얘기에 귀 기울일 대목이 많았다. 최근 조소현이 잉글랜드 무대에 합류했지만 지소연은 첼시 레이디스에서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유럽 축구를 가장 깊숙한 곳에서 장시간 경험하고 있다.
친선전 상대를 아이슬란드로 잡은 목적도 한국이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속한 프랑스, 노르웨이의 가상 상대를 구해서다. 하지만 이날도 한국은 수비 불안으로 인해 고전했다. 아이슬란드는 슈팅이 3차례에 불과했지만 한국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시원한 공격 전개와 확실한 마무리로 3골을 뽑아냈다. 유럽의 피지컬에 늘 고생했던 한국은 같은 과제를 풀지 못한 셈이다.
경기 후 지소연은 1만5천명이 넘은 대관중에 우선 감사를 표시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5839명이 입장해 국내에서 열린 여자 축구 A매치 사상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지소연은 “대표팀 생활을 13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신 건 처음이다. 행복했지만 그래서 결과가 아쉽다. 그래도 후반의 경기력을 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셨을 것 같다. 많은 관중 덕에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 뒤부터는 경기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였다. “전반에 당황해서 우왕좌왕했다. 후반엔 좋은 플레이가 나왔지만 마지막 실점에서 안일했다”라고 말한 지소연이었다. 자신의 책임도 피하지 않았다. “나 또한 미스가 있었다. 미안했다”라고 말한 뒤 “안 좋은 장면은 보완하고 좋은 점은 극대화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4년 전 월드컵을 경험했고, 유럽에서 꾸준히 톱 클래스 축구를 경험하고 있는 지소연은 “우러드컵은 훨씬 더 정신 없고 말도 안 통하는 분위기다. 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후반에 2골을 터트린 적극적인 공격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해져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아이슬란드에 대해 “유럽에서 톱이라고 하긴 어렵다. 우리가 이겼어야 했다”라고 냉정하게 말한 지소연은 “이 팀을 넘어야 노르웨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사흘 뒤 춘천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소연은 잉글랜드 리그 경기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월드컵에서 상대할 선수들을 경험하고 있다. 소속팀 첼시 레이디스에는 노르웨이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동료 2명이 있다.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이미 맞붙은 PSG, 그리고 4강전에서 상대하는 리옹에는 여자 발롱도르를 차지한 세계 최고 선수 아다 헤거베그(노르웨이)와 다수의 프랑스 국가대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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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은 유럽 최고 수준의 선수들에 대해 “대단하다. 같이 부딪혀 보면 감탄이 나온다. 첼시 동료들만 해도 큰데 빠르다. 우리 선수들이 말로 듣기보다는 직접 경험해 봤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그들과 부딪힌 경험이나 정보를 최대한 전달하겠지만 보는 것만으로 알 수 없는 뭔가가 있다”라며 우려도 보였다.
이어서는 적극성도 강조했다.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 한국은 전반에 수비 밸런스를 고려해 조소현을 센터백으로 배치했다가 2골을 먼저 먹었다. 오히려 경기력은 공격적으로 나선 후반이 더 좋았다. 그에 대해 지소연은 “오늘은 우리가 지더라도 할 것은 다 해 봤어야 했던 경기다. 그래야 월드컵에 가기 전 나아진다. 2차전은 좀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