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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의 승부수와 짠물 수비' 레알, 21경기 무패 달리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짠물 수비에 더해 지네딘 지단 감독의 후반전 과감한 전술 변화로 마드리드 더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8연승 포함 21경기 무패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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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홈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9/20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22라운드에서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레알은 최근 공식 대회 8연승 포함 21경기 무패(16승 5무)를 달리면서 2위 바르셀로나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시점에 승점 차를 6점(레알 승점 49점, 바르사 43점)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5명을 세우는 4-3-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 카림 벤제마를 중심으로 이스코와 루카 모드리치가 이선 미드필더 라인으로 나섰고, 카세미루를 축으로 토니 크로스와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허리 라인을 형성했다. 페를랑 망디와 다니엘 카르바할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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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Madrid Starting vs Atletico Madrid

이는 지난 수페르코파 준결승전(1월 8일 발렌시아전)과 결승전(1월 12일 아틀레티코전) 당시 가동했던 전술이었다. 당시 레알은 측면 자원을 한 명도 쓰지 않는 깜짝 전술을 통해 미드필더 라인의 지배력을 극대화하면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수페르코파 2경기를 제외하면 그 외의 경기들에선 활용하지 않았던 전술이기도 하다.

초반 레알은 크로스의 세트피스를 중심으로 아틀레티코를 공략해 나갔다. 6분경과 10분경에 연달아 크로스가 세트피스 공격 상황에서 패스를 제공해 주었으나 라모스의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벗어났다. 15분경엔 크로스가 직접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골대를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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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아틀레티코의 공세가 10분 가량 연달아 이루어졌다. 먼저 17분경 최전방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가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었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 시메 브르살리코가 측면을 파고 들다 땅볼 크로스를 연결한 게 망디 맞고 굴절된 걸 비톨로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쿠르투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19분경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앙헬 코레아의 크로스를 바란이 헤딩으로 걷어낸 걸 왼쪽 측면 미드필더 사울 니게스가 잡아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가져간 게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갔다. 마지막으로 23분경 아틀레티코 공격수 비톨로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망디에게 막혔으나 뒤에서 따라오던 코레아가 잡아서 때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도 있었다.

여기까지가 아틀레티코 공격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실제 아틀레티코는 이 경기에서 총 4회의 슈팅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3회의 슈팅이 17분부터 23분까지 6분 사이에 모두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후 70분경에 중앙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가 다소 먼 거리에서 무모하게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는 골대를 벗어났다.

반면 전반전 내내 4-3-2-1 포메이션을 통해 점유율에서 66대44로 크게 우위를 점한 레알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크로스와 이스코를 빼고 전문 측면 공격수 비니시우스와 루카스 바스케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4-3-3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측면 공격 폭을 넓힌 레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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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였다면 모드리치가 교체되면서 크로스-카세미루-발베르데 중원에 벤제마를 중심으로 비니시우스와 바스케스가 공격 삼각 편대를 형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모드리치가 전반전에만 30회의 패스를 모두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배급하면서 100%의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기에 크로스가 희생됐다.

중요한 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측면 공격수 두 명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전술 변화를 가져온 지단의 과감한 선택이 적중했다는 데에 있다. 비니시우스가 공격을 주도하면서 아틀레티코 수비 라인을 흔들어나간 것. 결국 후반전은 일방적인 레알의 공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후반 2분경 비니시우스가 측면에서 패스를 받아서 컷백으로 내준 걸 발베르데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는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후반 10분경 비니시우스가 끌다가 오버래핑으로 올라오는 망디에게 맞춰서 전진 패스를 찔러주었고, 망디의 크로스를 벤제마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레알이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벤제마는 이번 골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의 마드리드 더비에서 첫 골을 신고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까지 벤제마는 베르나베우에서 치른 아틀레티코와의 16경기에서 33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을 넣지 못하면서 유난히 마드리드 더비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즉 벤제마 개인에게 있어선 상당히 의미있는 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벤제마의 골이 나온 이후에도 레알은 측면 공격 중심으로 아틀레티코를 공략해 나갔다. 후반 19분경엔 바스케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오다가 횡패스를 내준 걸 망디가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는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이었기에 골대를 크게 넘어갔다. 다시 2분 뒤(후반 21분), 바스케스의 크로스를 코레아가 걷어낸다는 게 빗맞으면서 벤제마 앞으로 떨어졌고, 이를 벤제마가 뒤로 내준 걸 모드리치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는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는 비니시우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때린 슈팅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이대로 경기는 1-0, 레알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비니시우스는 후반전만 소화했음에도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유효 슈팅 2회를 기록했다. 게다가 선제골의 기점이 되는 전진 패스를 제공해 주었다. 패스는 11회 시도해 10회를 성공시키면서 높은 패스 성공률(91%)을 자랑했고, 볼경합도 6회를 시도해 4회를 승리(경합 성공률 66.7%)하면서 출전 선수들 중 최다를 기록했다. 그를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파울 밖에 없어보였다(파울 얻어낸 횟수 4회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

수비진은 물론 포백 앞에서 단단한 수비벽을 형성한 카세미루와 발베르데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탄탄한 수비를 펼쳐보이면서 아틀레티코에게 좌절만을 안겨주었다. 이와 함께 레알은 이번에도 또다시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내면서 이번 시즌 라 리가 22경기에서 단 13실점 만을 허용하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라 리가 22라운드 기준 역대 최소 실점에 해당한다(종전 기록은 1961/62 시즌과 1964/65 시즌, 1987/88 시즌 22라운드 14실점). 즉 역대급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레알인 것이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또다시 골을 추가하는 데 실패하면서 라 리가 3경기 연속 무득점의 부진에 빠졌다. 아틀레티코의 팀 득점은 22골로 라 리가 전체 최소 득점 공동 6위에 그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틀레티코는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모라타(7골)가 후반 5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모라타 교체 이후 아틀레티코는 공격에서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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