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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이 빛났지만 밀라노의 주인은 인테르였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AC 밀란 간판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2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더비를 빛냈으나 정작 인테르가 승리하면서 밀라노의 주인으로 등극했다.

인테르가 쥐세페 메아차 홈에서 열린 AC 밀란과의 2019/20 시즌 세리에A 23라운드에서 고전 끝에 4-2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인테르는 유벤투스와 승점 동률을 이루면서 골득실 우위(인테르 +28, 유벤투스 +21)를 바탕으로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시작 시점에 판을 잘 짜나온 건 밀란이었다. 스테파노 피올리 밀란 감독은 평소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던 것과는 달리 공격수 하파엘 레앙을 빼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원톱에 평소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던 하칸 찰하노글루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며 변칙적인 4-4-1-1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 이를 통해 찰하노글루가 인테르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를 전반 내내 쫓아다니면서 후방 빌드업의 기점을 제어했다. 그 외 선수들도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면서 소유권을 뺏으면 빠르게 공격에 가담하면서 인테르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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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주효했다. 인테르 선수들은 밀란의 강한 압박에 다소 허둥대는 모양새였다. 반면 밀란은 강한 압박으로 상대 실수를 유발하면서 효과적인 역습으로 전반 내내 공격을 주도했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9분경에 터져나왔다. 인테르 중앙 미드필더 니콜로 바렐라가 수비 진영에서 패스를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밀란 선수 3명이 압박을 감행했다. 결국 바렐라는 볼을 끌다가 가로채기를 당했고, 밀란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의 패스를 받은 찰하노글루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맞고 나왔다. 비록 아쉽게 골이 되지는 않았으나 초반 인테르 선수들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하기엔 충분한 슈팅이었다.

밀란은 전반전 내내 점유율에서 56대44로 앞섰고, 슈팅 숫자에선 13대6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전반전은 시종일관 밀란의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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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밀란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밀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사무 카스티예호의 롱패스를 이브라히모비치가 인테르 수비수 디에고 고딘과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승리하면서 헤딩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안테 레비치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밀란은 전반 종료 직전 카스티예호의 코너킥을 케시에가 뒤로 내준 걸 이브라히모비치가 헤딩 슈팅으로 밀어넣으며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이브라히모비치는 만 38세 129일의 나이에 골을 넣으며 밀라노 더비 역대 최고령 득점자로 오르는 대기록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원톱이라는 중책을 수행했음에도 전반에만 홀로 1골 1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한 것이다.

하지만 후반 들어 경기의 흐름이 크게 뒤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크게 두 가지에 기인했다. 첫째, 인테르 역시 전체적인 라인을 올리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고, 속도전으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둘째, 전반전에 다소 오버페이스하면서 뛴 밀란 선수들의 체력이 후반 들어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전반전 내내 브로조비치를 쫓아다녔던 찰하노글루가 체력 문제를 드러냈고, 자연스럽게 브로조비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후반전 슈팅 숫자에서 인테르가 10대4로 밀란에 크게 앞섰다.

이 과정에서 인테르는 후반 6분경 오른쪽 측면 윙백 안토니오 칸드레바의 패스를 밀란 왼쪽 측면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가 걷어낸 걸 브로조비치가 강력한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추격하는 골을 넣었다. 이어서 곧바로 1분 뒤에 고딘의 스루 패스를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알렉시스 산체스가 뒤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마티아스 베시노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시 후반 25분경, 칸드레바의 코너킥을 수비수 스테판 데 브라이가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인테르가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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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안토니오 콘테 인테르 감독의 기민한 전술 변화와 밀란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동시에 겹치면서 후반전 경기 내용이 크게 변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피올리 감독은 첫 판을 잘 짜가지고 나왔으나 후반 선수 교체에 있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역전을 허용하는 우를 범했다. 실제 피올리는 경기 종료 10분을 남긴 시점에서야 뒤늦게 첫 교체를 감행했을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찰하노글루를 끝까지 교체하지 않았다.

이에 이브라히모비치는 경기가 끝나고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하프 타임 때 우리는 후반 시작하고 15분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는데 그 15분 사이에 2골을 실점하고 말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플레이가 멈추기 시작했다. 압박하지 않았다. 믿음을 잃었다.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모든 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2-0으로 리드하고 있을 때 조율할 줄 아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Zlatan IbrahimovicGOAL

3-2로 역전에 성공했음에도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든 건 인테르였다. 후반 27분경 공격수 산체스를 빼고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하면서 공격 방식에 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조금이나마 수비 쪽에 신경을 쓴 것. 이어서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지친 칸드레바 대신 빅터 모제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측면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이 두 개의 교체는 모두 주효했다. 먼저 에릭센은 후반 35분경 강력한 프리킥으로 상대 골대를 강타하면서 밀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모제스 역시 경기 종료 직전 크로스로 인테르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와 함께 경기는 인테르의 4-2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렇듯 밀란이 첫 판을 잘 짜오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특히 그 중심엔 이브라히모비치가 있었으나 후반 들어 인테르가 기민한 전술 변화와 선수 교체를 통해 역전에 성공했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 자체는 인테르가 밀란보다 한 수 위였다.

인테르는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1949년 11월 맞대결 이후 무려 71년 만에 밀라노 더비에서 먼저 2실점을 허용하고도 역전승을 거두는 대기록을 연출했다. 게다가 인테르는 1983년 이래로 세리에A에서 열린 밀라노 더비 4연승을 달렸다. 2015/16 시즌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이후 밀라노 더비 8경기 무패 행진(5승 3무)을 이어오고 있는 인테르이다. 현 시점 인테르가 밀라노의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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