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돌아온 '세리에A 킹' 즐라탄 이브라히모치비치가 삼프도리아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면서 AC 밀란 소속으로 세리에A 50골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즐라탄은 양 밀란(인테르와 AC 밀란)에서 모두 세리에A 50골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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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이 스타디오 루이지 페라리스 원정에서 열린 삼프도리아와의 2019/20 시즌 세리에A 37라운드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즐라탄이 있었다.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즐라탄은 79분을 뛰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그는 경기 시작하고 3분 22초 만에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안테 레비치의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은 것. 이는 즐라탄 개인에게 있어 밀란 소속으로 세리에A 최단 시간 골에 해당했다. 종전 기록은 2010년 11월 당시 인테르와의 경기에서 기록했던 5분 골이 있었다.
이어서 그는 후반 6분경, 추가 골을 이끌어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다비데 칼라브리아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떨구어주면서 공격형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글루의 골을 어시스트한 것. 기세가 오른 그는 곧바로 후반 12분경, 찰하노글루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면서 2골 1도움으로 밀란의 첫 3골을 모두 책임지는 괴력을 과시했다.
승기를 잡은 밀란은 후반 17분경, 찰하노글루와 칼라브리아를 빼고 자코모 보나벤투라와 사무 카스티예호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34분경, 즐라탄과 프랑크 케시에 대신 루카스 파케타와 루카스 빌리아를 투입하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비록 밀란은 후반 42분경, 삼프도리아에서 교체 출전한 유스 출신 만 19세 미드필더 크리스토퍼 아스킬드센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하파엘 레앙이 골을 넣었고, 그대로 경기는 밀란의 4-1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즐라탄은 삼프도리아전 멀티골에 힘입어 밀란 소속으로 세리에A 50골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51골). 그는 이미 2010/11 시즌과 2011/12 시즌에 밀란 소속으로 42골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17경기에서 9골 추가하면서 50골을 돌파한 즐라탄이다.
그는 과거 2006/07 시즌부터 2008/09 시즌까지 3시즌 동안 밀란의 더비 라이벌 인테르에서 뛰면서 세리에A 57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 밀란 소속으로 50골을 넘기면서 세리에A 역사상 최초로 양 밀란 구단에서 50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로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비단 골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이 경기에서 79분을 소화하면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슈팅과 4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에 더해 드리블 돌파 2회와 공중볼 획득 2회를 성공시키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공격 진영에서의 패스 역시 40회로 가장 많았다. 패스 성공률은 80.9%로 최전방 공격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준수한 수치였다.
밀란은 2019년만 하더라도 악몽과도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2019년 마지막 경기였던 아탈란타와의 세리에A 17라운드에서 0-5 치욕적인 대패를 당하면서 세리에A 11위(6승 3무 8패)까지 추락했다. 이대로는 유럽 대항전(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 진출이 절대 불가능해 보였다.
이에 LA 갤럭시에서 뛰고 있었던 즐라탄이 위기의 친정팀을 구하기 위해 1월 이적시장이 열림과 동시에 밀란으로 돌아왔다. 왕이 돌아오자 밀란의 성적은 급변했다. 2020년 들어 20경기에서 12승 6무 2패 승점 42점을 올리고 있는 것. 2020년 성적만 놓고 보면 아탈란타(승점 47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밀란이다. 결국 밀란은 시즌 종료를 1경기 남겨놓은 시점에서 18승 9무 10패 승점 63점으로 6위를 확정지으면서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밀란의 세부 지표들을 보더라도 즐라탄이 있고 없고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즐라탄은 밀란에 입단한 이후 3경기에 부상으로 결장했다. 밀란은 즐라탄이 출전한 17경기에서 10승 5무 2패(승점 35점)에 37득점 20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즐라탄이 없었던 20경기(2019년 17경기+부상 결장 3경기)에서 밀란은 8승 4무 8패(승점 28점)에 23득점 26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즐라탄이 오고 나서 경기당 승점은 1.4점에서 2.1점으로 0.7점 상승했고, 경기당 득점은 1.2골에서 2.2골로 경기당 1골을 더 넣고 있다. 승률 역시 40%에서 58.8%로 올라갔다. 변화의 폭이 거의 없는 건 즐라탄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경기당 실점(즐라탄 출전시 경기당 1.2실점, 즐라탄 결장시 경기당 1.3실점)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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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7경기 중 15경기에 선발 출전해 9골 5도움을 올리고 있다. 총 출전 시간은 1,275분으로 91분당 하나의 공격포인트(골+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더 놀라운 건 그가 어느덧 만 38세로 불혹을 앞두고 있음에도 신체적인 강인함을 유지하면서 17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공중볼을 획득(경기당 4.65개)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렇듯 밀란은 즐라탄이 있고 없고에 따라 성적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공격의 구심점을 잡아주기에 전반기 내내 부진했던 찰하노글루와 레비치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여전히 세리에A 왕다운 면모를 유지하고 있는 즐라탄이다. 그의 말마따나 그는 절대 늙지 않는다.
즐라탄 "난 벤자민 버튼과도 같다. 항상 젊고 절대 늙지 않는다"
# 2019/20 세리에A 경기당 공중볼 획득 TOP 5(17경기 이상 출전 기준)
1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밀란): 경기당 4.65개
2위 안드레아스 코르넬리우스(파르마): 경기당 4.08개
3위 모르텐 토르비(삼프도리아): 경기당 4개
4위 마티아 바니(볼로냐): 경기당 3.85개
5위 에딘 제코(로마): 경기당 3.74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