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S 서부 결승전 오른 김기희, 최강 LAFC와 격돌
▲즐라탄 무릎 꿇린 LAFC, 시애틀전도 우세 예상
▲김기희를 맞이할 LAFC 한국인 서포터즈의 반응은?
[골닷컴, 미국 LA 뱅크오브캘리포니아 스타디움] 한만성 기자 = 6경기 32골.
이는 작년 MLS 신생구단으로 창단한 LAFC와 리그의 원년 멤버로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자랑하는 LA 갤럭시가 격돌한 경기 횟수와 득점 기록이다. 단 여섯 차례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은 무려 32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평균 5.3골씩 폭발하는 전무후무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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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은 25일(한국시각) LAFC의 홈구장 뱅크오브캘리포니아 스타디움에서 2019 MLS 플레이오프 서부지구 4강 경기를 통해 역대 여섯 번째 '엘 트라피코(El Trafico)'를 치렀다. 스페인 라 리가의 양대산맥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EL Clasico)'와 이름이 흡사한 LA 더비의 명칭은 LAFC의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과 갤럭시의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를 연결하는 110번 주간 고속도로 구간의 러시아워 시간대 교통 체증이 워낙 악명 높은 탓에 '트래픽(traffic)'과 '클라시코'를 혼합해 '엘 트라피코'라 불린다.
이날 경기 결과는 난타전 끝에 LAFC의 5-3 승리였다. 지난 다섯 번의 '엘 트라피코'에서 3무 2패(3-4 패, 2-2 무, 1-1 무, 2-3 패, 3-3 무)에 그친 LAFC는 정작 시즌 후 플레이오프를 통해 챔피언을 결정하는 MLS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갤럭시를 무너뜨리며 서부 지구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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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만2000명 꽉 들어찬 경기장이 내뿜는 열기, 이브라히모비치의 스웨거도 짚어삼켰다
MLS는 여느 미국 프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상업화를 매우 중시한다. 샐러리캡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슈퍼스타급 선수 유입을 위해 지정 선수 제도(Designated Player rule)를 도입한 게 단적인 예다. 이를 고려할 때 LA 갤럭시의 간판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MLS가 성공적인 상업화를 추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는 선수다. 이브라히보미치는 '스웨거'라는 단어로 비춰지는 특유의 위풍당당함을 앞세워 경기장 밖에서 화제, 혹은 때로는 논란이 될 만한 발언으로 미국에서도 화제를 몰고 다닌다.
게다가 그는 MLS 최고의 '상품'으로 급부상한 '엘 트라피코'에서만 개인 통산 6경기 9골 2도움을 기록하며 흥행과 경기력을 모두 제공하는 슈퍼스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날 역시 LAFC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도 소속팀 갤럭시는 패했다. 그러나 그는 드레싱 룸으로 향하는 터널에 들어서기 전 자신을 조롱하는 상대팬을 쳐다보며 가랑이 사이를 불끈 쥐는 제스처로 응수했다. 이후 이브라히모비치는 갤럭시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패해 시즌을 마감한 만큼 계약이 종료되며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자신의 거취에 대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내가 떠난다면 누구도 MLS라는 프로축구리그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며 유유히 경기장을 떠났다.
그러나 사실 이날 이브라히모비치는 '조연'에 불과했다.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LAFC 팬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응원가를 불렀고, 이브라히모비치에게도 굳이 야유를 쏟아내기보다는 자기 팀을 응원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이처럼 LAFC가 도모하는 MLS의 새로운 응원 문화는 전통적으로 갤럭시를 통해 팬들이 데이비드 베컴, 스티븐 제라드, 이브라히모비치가 등장하며 스타 선수들이 모인 이벤트성 경기에 열광한 분위기보다는 깊은 팬심이 뿌리를 이룬 '진짜 축구 경기'의 느낌이 더 강하다.
심지어 LAFC는 그동안 MLS의 인기를 주도한 갤럭시와는 전혀 다른 지향점을 추구한다. 현재 LAFC 전력의 주축을 이룬 자원은 멕시코의 스타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디에고 로시, 콜롬비아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 에두아르드 아투에스타다. 이 중 과거 아스널 유망주,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린 벨라 정도가 인지도가 높은 선수지만, 이들은 모두 세계적으로 대중성 있는 '월드 스타'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멕시코, 우루과이,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이들이 활약 중인 LA는 히스패닉계 인구가 50만 명에 달한다. LAFC는 전 세계 모두에게 알려진 슈퍼스타를 영입해 '대중성'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보다는, LA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을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구단을 운영 중이다. 게다가 벨라는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LAFC에 승리를 안기며 이브라히모비치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중반 "벨라와 나를 비교하는 건 나에게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브라히모비치의 발언이 재조명되는 순간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8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AFC를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고 싶냐는 질문에 "무조건(Absolutely). 여기(LAFC의 홈)에서 그들을 이기고 싶다"고 말했었다.
# 미국의 프로축구 열기 주도하는 LAFC, 오는 30일 김기희 불러들인다
창단 2년 만에 리그 우승을 노리는 LAFC는 오는 30일 열리는 시애틀 사운더스와의 서부 지구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통합 리그 결승전인 MLS컵 파이널에 진출한다. 시애틀은 LAFC에 이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뒤, 지난 24일 4강 경기에서 리얼 솔트 레이크를 2-0으로 완파하며 서부 지구 결승에 진출했다. 솔트 레이크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시애틀 수비라인의 중심은 지난 2017년까지 한국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중앙 수비수 김기희다.
작년 상하이 선화를 떠나 시애틀에 입단한 김기희는 2년째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맹활약 중이다. 그는 시애틀이 솔트 레이크를 2-0으로 꺾은 서부 지구 4강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기희는 시애틀이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치른 총 36경기 중 32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며 30경기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기희가 원정길에 오르는 LA에는 11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LAFC의 공식 서포터즈 그룹 '3252(Thirty two-fifty two)'에는 축구에 열광하는 약 50명에 달하는 한국인으로 구성된 소모임이 존재한다. LAFC의 홈 경기 도중에는 골대 뒷편 서포터즈 전용석에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마 LAFC의 한국인 서포터즈 그룹 '타이거 서포터즈 그룹'은 30일 뱅크오브캘리포니아 스타디움 터널을 빠져나와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김기희를 박수로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는 결코 김기희에게 응원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타이거 서포터즈 그룹은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활약 중인 황인범이 뱅크오브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도, 경기 도중에는 절대 그에게 응원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황인범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태극기를 들고 그와 사진을 촬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