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illaGetty Images

'좌측면 지배한' 세비야, 로마 완파하고 8강에 오르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세비야가 로마와의 경기에서 루카스 오캄포스와 에베르 바네가, 그리고 세르히오 레길론으로 이어지는 왼쪽 측면 공격을 중심으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2-0 완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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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가 중립지 독일 두이스부르크에 위치한 MSV-아레나에서 열린 로마와의 2019/20 시즌 유로파 리그 16강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세비야는 유로파 리그 8강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세비야는 언제나처럼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공격수로 유세프 엔-네시리가 나선 가운데 오캄포스와 수소가 좌우 측면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페르난두를 중심으로 바네가와 호안 호르단이 좌우에 위치하면서 역삼각형 형태로 허리 라인을 구축했다. 레길론과 헤수스 나바스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디에구 카를로스와 쥘 쿤데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Sevilla Starting vs Romahttps://www.buildlineup.com/

단순 결과만이 아닌 내용에서도 세비야가 완승을 거둔 경기였다. 점유율에선 56대44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16대7로 2배 이상 더 많았다. 특히 전반전은 슈팅 숫자에서 8대1로 세비야가 압도하다시피 했다.

세비야는 에이스이자 왼쪽 측면 공격수 오캄포스와 플레이메이커로 중원에서 왼쪽에 위치한 바네가, 그리고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가세한 레길론을 중심으로 왼쪽 측면 위주의 공격을 전개했다. 

실제 이 경기에서 세비야의 공격 비율은 왼쪽 측면이 42%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오른쪽 측면이 35.6%로 따랐다. 중앙 공격 비율은 22.4%에 불과했다. 특히 전반전만 놓고 보면 왼쪽 측면 공격이 무려 42.7%까지 달했다. 

반면 측면 싸움에서 완패한 로마는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세비야의 왼쪽 측면 공격은 로마의 오른쪽 측면 공격과 맞부딪히게 되어있다) 24.4% 밖에 되지 않았다. 왼쪽 측면 공격 비율 역시 26.9%였다. 원래 로마의 시즌 평균 기록을 놓고 보면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이 36%로 가장 높고, 왼쪽 측면 공격은 33%, 그리고 중앙 공격은 31%의 비율을 띄고 있다. 하지만 세비야와의 측면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중앙 공격(48.7%)을 고집할 수 밖에 없었던 로마였다.

세비야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바네가의 전진 패스를 받은 레길론이 수비 다리 사이로 볼을 빼내는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면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왔으나 마지막 순간 상대 수비에 차단됐다. 이어서 곧바로 1분 뒤에 레길론의 패스를 받은 오캄포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으면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의 손끝 선방에 막혔다. 

다시 11분경엔 오캄포스의 감각적인 힐패스에 이은 바네가의 크로스가 로마 수비수 잔루카 만치니 팔꿈치에 맞았으나 심판은 핸드볼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어진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바네가의 정교한 코너킥을 쿤데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다.  

결국 세비야의 왼쪽 측면 공격에서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21분경, 바네가의 패스를 받은 레길론이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두 명을 제치고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가서 골을 성공시킨 것. 레길론의 기습적인 침투에 로마 오른쪽 윙백 브루누 페레스와 중앙 수비수 이바녜스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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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세비야는 공격 템포를 늦추면서 철저히 역습 위주로 풀어나갔다. 로마가 무리해서 공격으로 올라오면 이를 역이용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는 주효했다. 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역습 과정에서 호르단의 전진 패스를 받은 오캄포스가 빠른 스피드를 살린 침투로 이바녜스의 태클을 제치고 들어가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엔-네시리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후반 로마가 공세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세비야는 카를로스와 쿤데가 단단한 수비벽을 형성했고, 오캄포스와 후반 23분경 수소 대신 교체 출전한 무니르 엘 하다디가 효과적으로 역습을 감행하면서 로마보다 더 많은 위협적인 득점 찬스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후반 28분경 무니르의 크로스에 이은 쿤테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취소됐고, 경기 종료 직전 바네가의 프리킥은 골대를 맞는 불운이 있었다. 이대로 경기는 2-0, 세비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세비야의 왼쪽 측면 공격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는 드리블 성공 수치를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중앙 미드필더지만 자주 측면으로 빠진 플레이메이커 바네가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8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고, 레길론이 4회를, 그리고 오캄포스가 3회를 성공시키면서 나란히 1, 2, 3위를 기록했다. 반면 로마 선수들 드리블 돌파 성공 횟수를 총합하면 바네가 한 명보다도 적은 7회에 그쳤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오캄포스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슈팅을 가져갔고, 엔-네시리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바네가는 플레이메이커답게 가장 많은 볼터치(104회)와 패스(68회)에 더해 가장 많은 찬스 메이킹(4회)을 이끌어내면서 레길론의 선제골을 도왔다. 레길론은 기습적인 오버래핑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찬스 메이킹도 2회를 기록하며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을 뿐 아니라 볼 경합 승리 10회에 더해 가로채기 3회와 걷어내기 3회, 그리고 태클 2회를 성공시키면서 수비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바네가는 5시즌 동안 세비야에서 뛰면서 핵심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2014/15 시즌과 2015/16 시즌 세비야의 유로파 리그 우승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그는 이번 시즌 역시도 라리가에서 7도움(3골)으로 세비야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도움을 올리며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오캄포스가 이번 시즌 가세했다. 올랭피크 마르세유에서 이적해온 그는 데뷔 시즌임에도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에서 세비야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4골(3도움)을 넣으면서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가 있었기에 세비야는 최전방 공격수들의 부진 속에서도 4위를 차지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로 영입한 레길론은 안정적인 수비에 더해 경기당 1.6회의 드리블 돌파 성공과 1.3회의 키패스를 기록하면서 2골 4도움을 올리며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연히 그는 이번 시즌 라리가 최고의 왼쪽 측면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렇듯 세비야는 바네가의 패스를 중심으로 오캄포스의 공격과 레길론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위력적인 왼쪽 측면 공격을 자랑하고 있다. 세비야는 2005/06 시즌과 2006/07 시즌 UEFA컵(유로파 리그 전신) 2연패에 더해 2013/14 시즌부터 2015/16 시즌까지 유로파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면서 총 5회 우승으로 대회 최다 우승(2위는 유벤투스와 인테르, 리버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3회 우승)을 자랑하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는 인연이 없지만 유로파 리그에선 최강자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다. 

참고로 세비야는 UEFA컵과 유로파 리그 8강에 진출했을 시 모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즉 이번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유로파 리그 8강에 오른 팀들에게 있어 세비야의 왼쪽 측면 공격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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