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브라질이 페루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며 네이마르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브라질이 페루와의 2019 코파 아메리카 A조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5-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브라질은 2승 1무 무패 A조 1위로 8강전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브라질은 지난 베네수엘라와의 조별 리그 2차전에서 공격 문제를 드러내면서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좌우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다비드 네레스와 히샬리송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최전방 원톱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까지 흔들리는 문제를 노출한 것.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필리페 쿠티뉴가 고군분투했으나 혼자 힘으로 베네수엘라의 단단한 수비를 깨는 건 사실상 무리였다.
비단 네레스와 히샬리송이 부진했던 건 베네수엘라전이 전부가 아니다. 3-0 대승을 거두긴 했으나 볼리비아와의 개막전에서도 이 둘은 공격적으로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후반 5분경, 상대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 덕에 페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고, 경기 막판 네레스를 대신해 교체 출전한 측면 공격수 에베르통의 골 덕에 결과적으로 대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브라질이었다. 내용 면에선 개막전조차 불만족스럽긴 매한가지였다.
당연히 브라질 현지에선 에이스 네이마르의 부상 공백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네이마르처럼 개인 능력으로 상대 수비진을 파괴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보니 수비가 단단한 팀과의 경기에선 공격이 답답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대세를 이루었다.
이에 브라질 대표팀 감독 치치는 페루전에 강수를 던졌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개막전 골의 주인공 에베르통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피르미누의 백업인 최전방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를 선발 출전시킨 것.
GOAL이는 주효했다. 에베르통은 연신 드리블 돌파를 감행하면서 브라질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이에 반해 제수스는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슈팅을 담당했다. 피르미누는 상하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페루 수비진을 유인하는 전형적인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나 측면 미드필더 같은 다른 포지션 선수가 최전방 원톱에 서는 걸 지칭)' 역할을 수행했다. 쿠티뉴는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역할 분담을 했는지는 세부 기록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에베르통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제수스는 최다 슈팅인 4회의 시도해 3회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며 정교한 슈팅을 자랑했다. 쿠티뉴는 가장 많은 5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동료 공격수들에게 제공해주었다. 피르미누는 93.6%의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연계 플레이에서 강점을 보여준 데다가 3회의 태클을 성공시키면서 최전방 수비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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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브라질은 12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쿠티뉴의 코너킥을 피르미누가 백헤딩으로 연결한 걸 카세미루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간 게 골대 맞고 나오면서 브라질 수비수 마르퀴뇨스 어깨 맞고 튀어오른 걸 카세미루가 재차 헤딩 슈팅으로 밀어넣은 것. 쿠티뉴의 정교한 코너킥과 피르미누의 센스 있는 백헤딩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어서 19분경 피르미누의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성실하게 전방 압박을 감행한 피르미누는 상대 골키퍼의 킥을 몸을 날려서 차단했고, 피르미누의 몸을 맞은 볼이 골대 맞고 나오자 루즈볼을 잡아선 골키퍼를 제치고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31분경엔 쿠티뉴의 패스를 받은 에베르통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오다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면서 브라질은 전반전을 3-0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전반전에 승리를 거의 확정짓다시피한 브라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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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후반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후반 8분경, 기습적으로 오버래핑을 감행한 브라질 오른쪽 측면 수비수 다니엘 아우베스가 피르미누의 스루 패스를 받아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여유를 가진 치치 감독은 후반 12분경 베테랑 왼쪽 측면 수비수 필리페 루이스를 빼고 알렉스 산드루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5분경엔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 대신 알랑을, 다시 7분 뒤엔 쿠티뉴 대신 윌리안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브라질은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공격 과정에서 에베르통과 짧게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윌리안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5-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브라질이 코파 아메리카에서 5골 이상의 대승을 거둔 건 2007년 칠레와의 8강전(6-1 승)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조별 리그에서 8골을 넣은 것도 21세기 들어 처음이다. 이래저래 8강 토너먼트를 앞두고 기분 좋은 대승이 아닐 수 없었다.
에베르통은 개막전 A매치 데뷔골에 이어 이번엔 첫 대표팀 선발 출전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네이마르의 대체자가 될 자격이 있는 선수라는 걸 유감없이 발휘했다. 5월 근육 부상 이후 다소 부진에 빠졌던 피르미누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쿠티뉴 역시 개막전 2골에 이어 이번에도 1도움을 추가하면서 네이마르 없는 브라질의 에이스라는 점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네이마르 없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브라질 입장에선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수스가 추가 시간에 페널티 킥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브라질 공격 자원들 중에서 혼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수스 역시 적극적인 슈팅을 통해 네이마르 공백에 따른 공격 부담을 에베르통과 함께 나눠가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치치 "우리가 그 동안 보여준 최고의 경기 중 하나이다. 우리는 그 동안 경기당 평균 600회의 패스를 기록했으나 득점이 부족했다. 오늘 우리는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OptaJav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