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산초 영입이 불발됐다. 도르트문트 단장 미하엘 초어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산초는 우리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그는 다음 시즌에도 이 곳에서 뛸 것이다. 우리의 결정은 변하지 않는다. 이게 모든 질문의 답이 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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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도르트문트는 8월 10일을 산초 이적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맨유는 도르트문트 측에서 요구한 1억 2천만 유로(한화 약 1,670억)의 이적료가 지나치게 높다면서 난색을 표했다.
당초 산초와 도르트문트의 계약 기간은 2022년 6월 30일까지로 알려져 있었다. 올 여름 그의 이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계약 기간이 1년 남게 되는 2021년 여름엔 몸값이 하락하기 마련이다. 즉 맨유는 도르트문트가 산초를 비싸게 팔려면 올 여름이 적기인 만큼 결국 판매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서 버티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초어크 단장은 이에 대해 "우린 이미 지난 여름 산초의 성과에 따른 연봉 인상을 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그와 계약을 2023년으로 연장했다"라고 밝혔다. 맨유의 계획이 어그러지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국의 몇몇 현지 언론들은 도르트문트가 산초를 팔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 'BBC'는 도르트문트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재정 악화 문제로 인해 산초를 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도록 하겠다. 도르트문트가 재정 악화로 인해 산초를 팔아야 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도르트문트는 증권거래소에 주식이 상장된 구단이다. 그러하기에 선수 판매하거나 할 때도 주가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기에 주주총회를 통해 이유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게다가 주주총회 때마다 구단 재정 상태를 상세하게 밝힌다.
이번에도 지난 6월 29일, 분데스리가 시즌 종료와 동시에 2019/20 시즌 회계연도 관련 내용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도르트문트 역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2019/20 시즌 회계연도에서 손실을 본 건 분명한 사실이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6월 29일, 구단의 2019/20 시즌 회계연도 순손실액이 약 4,500만 유로(한화 약 627억)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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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도르트문트의 재정엔 문제가 없다. 도르트문트는 2019년 6월 30일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약 3억 5,500만 유로(한화 약 4,938억)에 달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수익 감소에도 기대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6,000만 유로(한화 약 835억)의 은행 대출도 받아놓은 상태다.
실제 도르트문트는 2017/18 시즌 회계연도 당시 무려 5억 3,600만 유로(한화 약 7,456억)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구단 역대 최다 판매 신기록을 수립했다.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역시 1억 1,870만 유로(한화 약 1,651억)에 달했다. 이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우스망 뎀벨레를 바르셀로나에 1억 3,800만 유로(한화 약 1,920억)에 판매한 데 이어 겨울 이적시장에선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을 6,375만 유로(한화 약 886억)에 판매했기 때문.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도르트문트는 2015/16 시즌부터 2017/18 시즌까지 4시즌 연속 전체 수익에 있어 구단 역대 신기록을 연달아 수립했다. 순수익도 2010/11 시즌부터 2018/19 시즌까지 9시즌 연속 이어졌다. 이번이 무려 10년 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한 시즌인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도르트문트는 코로나19로 인한 2019/20 회계연도에서의 손실은 발생한 게 분명하지만 충분한 재원이 확보되어 있는 만큼 당장 재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괜히 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가 최대 3년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더라도 도르트문트는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게 아닌 것이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선 초어크 단장이 2017년 여름, 뎀벨레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2달 뒤에 결국 바르셀로나로 이적시킨 케이스를 언급하면서 산초 역시 판매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산초와는 다소 결이 다른 부분이 있다. 뎀벨레는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하면서까지 이적을 감행했다. 게다가 이적료도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무려 1억 3,800만 유로에 달했다. 즉 최대한 버틸 만큼 버티면서 원하는 금액을 관철시킨 끝에 이적을 성사시킨 것이다. 반면 산초는 뎀벨레와는 달리 팀 전지 훈련에 참가해 성실히 훈련을 받고 있고, 초어크 단장 역시 산초 측에서 이적이 불발될 시 도르트문트에 전념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물론 산초 이적이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소리는 아니다.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다. 맨유가 도르트문트 측에서 만족할 만한 최소 1억 2천만 유로를 넘기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제시한다면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적 마감 기한은 10월 5일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다만 그것이 도르트문트가 재정 악화로 인한 울며 겨자먹기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산초의 계약이 2023년으로 밝혀진 이상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건 도르트문트이다. 괜히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산초의 잔류를 공식화하면서 기쁨을 표하는 게 아닌 것이다.
엘링 홀란드 "제이든은 환상적인 선수다. 그러하기에 난 그가 잔류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난 그가 나에게 많은 득점 기회들을 제공해줄 것이란 걸 확신한다. 나 역시 그에게 몇몇 득점 기회들을 만들어줄 것이다"
마츠 훔멜스 "모두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가 뛰어난 선수라는 건 더 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는 아직 어리고, 많은 경기들에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으며, 거의 한계가 없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앞으로 1년은 물론 그 이상으로 우리와 함께 하면서 능력을 발휘해준다면 난 당연히 너무 행복할 것이다"
엠레 찬 "난 제이든이 잔류해서 개인적으로 매우 행복하다. 나에게 있어 그는 이미 월드 클래스급 선수이다. 그는 정말 중요한 선수이다. 우리가 가능한 더 많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그가 앞으로도 더 많은 골을 넣길 기대한다"
악셀 비첼 "우리도 초어크의 발표를 듣고서야 그의 잔류 소식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당연히 기쁘다. 산초 같이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와 앞으로도 함께 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는 우리 팀 공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선수다"
토마스 델라이니 "산초가 팀에 있다는 건 우리의 공격 옵션이 더 좋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 시시즌 그가 기록한 골과 도움들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여전히 매우 어리고, 더 나아질 부분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 그에게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정말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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