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여의도켄싱턴호텔] 서호정 기자 = 희망이 없어 보이던 팀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될까? 서울 이랜드 FC의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정정용 감독이 확고한 구상과 계획을 밝혔다. 1년 간 팀 리빌딩에 집중하고, 3년 내에 성과를 내 프로 감독으로서 평가받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 더비를 꼭 이루고 싶다”는 말로 1부 리그 승격에 대한 의지도 나타냈다.
지난달 28일 서울 이랜드의 제6대 감독으로 취임한 정정용 감독은 5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동석한 장동우 서울 이랜드 대표이사는 정정용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었으며, 구단에서 아낌없는 투자와 함께 장기적 관점의 변화와 성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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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은 “실업축구 시절 이랜드 창단 멤버와 주장이었다. 힘든 상황에 놓인 팀을 보며 정에 이끌려 여기까지 온 게 사실이다. (이랜드 그룹 박성수) 회장님부터 간절함을 보여주셨다. 거기서 바뀔 수 있다고 느꼈다”라며 선수 시절 자신의 뿌리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는 “프로라는 무대가 쉽지 않다. 지금 서울 이랜드는 재창단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4년 창단 후 갈지자 행보를 거듭해 온 팀에 대한 냉정한 평가였다.
부임 후 1년 동안 리빌딩에 초점을 맞춰 선수단 구성과 운영 시스템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한 그는 “프로 감독은 결과로 말해야 한다. 무작정 기다려달라고 하진 않겠다”며 자신의 취임으로 인한 최소한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유스 시스템의 연령별 조직 강화 등 팀이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투트랙 운영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정용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 전문.
Q. 취임 소감을 부탁한다.
A. 오늘 부산에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가 있는데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가슴이 벅차다고 해야 할까, 설렘으로 긴장이 됐는지 모르겠다. 신부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신부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나를 선택해 준 회장님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내 축구 철학을 갖고 팀을 만들 것이고, 한국 축구의 반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되는 게 내 바람이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Q. 구단에서 오랜 시간 구애를 보냈다. 20세 대표팀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허허벌판으로 온 결단의 배경은?
A. 고민이 많았다. 20세 월드컵이 끝난 이후 이랜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퍼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한국 축구의 뿌리를 만들고, 준비하고, 철학이 디딤축이 될 정도가 돼 육성 프로세스가 갖춰지면 다른 도전을 해 보고 싶었다. 그런 시점에 급한 1차 예선을 마쳤고, 많은 전임 지도자(17세 이하 월드컵) 분들이 잘해 주셔서 내가 아니어도 연속성 갖고 갈 수 있다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 첫 단추를 어떻게 꿸 것인가 고민했다.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간절함이 잘 맞는 팀이 어디인가 했는데 이랜드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선수 생활을 끝냈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이랜드는 2년 연속 꼴지다. 더 내려갈 곳이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거기에 내가 도움이 되면 함께 할 가치가 있다 생각해 결정을 내렸다.
Q. 현 시점의 서울 이랜드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A.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다. 3자 입장에서 이랜드를 보면서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 대표님의 의욕이 강하다는 걸 느꼈고, 방향에 대한 조언은 전부터 해드렸다. 사실 아직 스쿼드도 잘 모른다. 오늘부터 스카우트를 할 것이다. 출발이 늦을 수도 있다. 대표님 말씀은 기다림이라고 하는데, 프로는 결과다. 거기에 플러스 육성이다. 결과가 뒷받침되고 육성은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우선 순위는 젊은 선수를 발전시키는 인재 양성으로 가고 그게 팀 컨셉이 될 것이다. 그 다음은 연령별 육성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게 내 할 일이다. 1년은 팀 리빌딩을 해야 한다. 선수 시절 경일대 창단 멤버로 경험이 있다. 이랜드 창단 멤버도 해 봤다. 재창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왔다고 팀이 확 바뀔 순 없다. 인고의 시간을 1년 정도 가지며 팬들이 기다려주시면 확실한 변화를 보여드리겠다.
Q. 5년 계약을 제시 받았는데 3년으로 결정한 이유는?
A. 장동우 대표님이 5년 계약을 얘기하셨지만, 프로 감독이라면 3년 내에 뭔가를 바꿔야 한다. 내 운명이 그 뒤 새로운 도전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랜드와 함께 가는 건 하고자 하는 의욕을 봤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목표와 바람은 서울 더비를 하고 가는 것이다. 이랜드가 축구를 제대로 알고 시작하면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충정이다. 대표님을 많이 괴롭힐 것이다. 많이 도와주실 거라 믿는다.
Q. 젊은 선수 양성에 무게를 두고 스쿼드를 구성하겠다고 했는데?
A. 우선 순위는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다. 연락 많이 받았다.(웃음) 현재 한국 축구는 20세, 21세 이하에 좋은 선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군 리그에서 뛰는 경우가 많다. K리그1에서 젊은 선수들이 쉽게 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을 공략하고 싶다. 프로 산하 유스 선수를 적극적으로 임대하고 싶다. 다양하게 추진하겠다. 팀은 100% 젊은 선수로 구성할 수 없다. 비전이 있는 선수들의 신구 조화가 중요하다. 2014년 당시 대구에 1년 있었는데, 그렇게 꾸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컨셉은 젊게 가되, 그 안에서 신구 조화를 이루겠다.
Q. K리그2는 외국인 선수 구성도 중요하다.
A. 10년 전에 라이선스 교육을 받으면 발표한 게 있다. 밑에 단계에 있는 팀은 외국에서 젊은 유망주를 데려와 키우고 그 선수들이 검증되면 K리그1으로 이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열악한 구단들에게 이적료가 도움이 된다. 젊은 외국인 선수를 잘 데려와서 성장시키는 것을 하나 가져가고 싶다. 대구 시절 데리고 온 조나탄이 그런 케이스다. 하나는 K리그2는 용병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부분도 고려한다.
Q. 코칭스태프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A. (웃으며) 우선 순위가 뭐겠습니까?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같이 고생한 스태프들을 먼저 생각한다. 소문이 금세 퍼졌다. 이랜드로 온 뒤 조심스럽게 연락했다. 1순위는 20세 이하 대표팀 스태프였다. 그 중에 다른 팀에 가기로 한 분도 있어서 존중했다. 기존 구성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싶어서 기존 멤버도 합류한다. 그런 형태로 구성한다. 이왕이면 코칭스태프가 외국인 선수와 소통하면 좋을 거 같아서, 언어가 되는 분도 합류할 것이다. 코치의 포지션이 정확해야 한다. 공격 코치, 수비 코치, 그리고 전술 코치다. 전술 코치는 짧은 훈련 시간 내에 최대 효율을 내야 한다. 영상 시스템이 필요하다. 피지컬 코치도 중요하다. 어쨌든 뛰는 스포츠다. 그렇게 구성했다. 내년에 데이터와 분석으로 접근해서 선수를 관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도자가 경험(감)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부분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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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축구협회 차원의 유소년 시스템을 강화하려고 했는데?
A. 박수 칠 때 떠나는 게 끝나자마자 떠나는 게 맞는가 싶었다. 어느 정도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내가 아닌 누가 와도 떠나는 게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지금이 순리가 아닌가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전임지도자들이 고생하고, 결과도 만들고 있다. 그들이 한국 축구의 바탕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 이때 순리적으로 가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고, 결정을 내렸다.
Q. 감독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A. 사실 오늘 스타트다. 프로팀 왔다고 내년에 플레이오프 가보겠습니다 하는 건, 기존 감독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랜드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구단 전체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최고 밑바닥에서 한 걸음씩 올라가려고 한다. 거기서 발전을 만들면 결과는 따라온다. 2년 전 20세 이하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주위에서는 대박 내라고 했지만 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선수들이 잘하면 지도자는 성공한다고 생각했다. 1년 간 변화할 것이고 구단이 서포트하면 좋은 결과 만들 거라고 믿는다. 꼴찌인데 더 이상 떨어진 건 없잖나?
